•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영사접견 관점에서 신변안전 관련 법제의 문제점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78)는 제17조에서 남북 민족구성

원들의 자유로운 왕래와 접촉을 규정하고 있다. 남북기본합의서 제3장 부속합의서79)는 제10조에서 이를 재확인하고 있다. 특히 동 부속합의서는 남북이 민족구성원들의 신변안전 및 무사귀환을 보

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제10조제3항). 그러나 남북기본합의서는

남한 사법부에서 조약이 아닌 신사협정이라는 판단을 받아 법적 구 속력에 한계가 있다. 또한 남북기본합의서는 현재 사문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남북관계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80) 남북 기본합의서 이후에 채택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2007년 남 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일명 “10‧4선언”), 2018년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는 신변안전을 직접적으로 규정하는 조문이 없다.

아래에서는 2004년 채택된 출입‧체류합의서와 2018년 개성공동 연락사무소 합의서의 관련 규정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특히, 이 합

의서들을 분석함에 있어서는 향후 남북 간의 출입‧체류 질서와 대

외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하는지를 함께 검토한다. 왜냐

하면 남북 간 출입‧체류 질서와 대외관계를 규율하는 법제는 신변 안전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기 때문이다.

78) 정식 명칭: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채택일: 1991.

12.13. (이하 “남북기본합의서”)

79) 정식 명칭: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의 ‘제3장 남북 교류협력’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합의서」. 채택일: 1992.9.17.

80) 관련 내용은 이규창, “남한주민의 북한지역 출입‧체류와 신변안전보장,” 법조, 통권 제644호 (2010), pp. 228∼230.

가. 출입 ‧ 체류합의서

2004년 1월 29일 체결된 출입‧체류합의서는 제1조 정의, 제2조 기본원칙, 제3조 출입통로, 제4조 인원의 출입절차, 제5조 통행차량 등의 출입절차, 제6조 출입심사, 제7조 체류, 제8조 제한대상, 제9

조 긴급구조조치, 제10조 신변안전보장, 제11조 지구와 지구 밖 북

측지역 사이의 출입, 제12조 정보교환과 협력, 제13조 해석 및 적용 상의 문제해결, 제14조 합의서의 적용범위, 제15조 수정 및 보충, 제16조 효력발생 및 폐기 등 모두 16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

후 남북교류협력이 재개되면 현행 출입‧체류합의서에 기반한 남북

간 출입‧체류 질서를 복원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제도적으

로 보완이 필요한 사항들이 있다.

첫째, 현행 출입‧체류합의서가 법적으로 유효한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출입‧체류합의서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를

장소적 적용범위로 하고 있는데81) 현재 금강산관광지구는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자 북한은 기존의 「금강산관광지구법」

을 폐지하고 대신 2011년 5월 31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82)을 제 정하였다. 이에 비해 개성공업지구는 금강산관광지구와는 성격이

다르다.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었지만 개성공단 운영의 법

적 근거인 「개성공업지구법」은 공식적으로 폐기되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 같은 점에서 현행 출입‧체류합의서는 부분적으로 유효한 상

태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조약 규정의 가분성을 규정하

고 있는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44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약의 폐기나 탈퇴 또는 시행정지는 원칙적으로 조약 전체에 대해

81) 출입체류합의서 전문.

82) 2011년 5월 3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1673호로 채택.

서만 행사될 수 있다.83) 그러나 예외적으로 해당 조항이 조약의 잔

여 부분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고, 그 조약의 잔여부분의 계속적 이

행이 부당하지 않은 경우에는 분리돼서 계속 적용될 수 있다.84) 출 입‧체류합의서도 장소적 적용과 관련하여 분리 적용이 가능한 합의 서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북한은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

약 당사국이 아니고,85) 출입‧체류합의서가 조약에 해당되는가 하

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조약 규정의 가분성을 규정하고

있는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44조 규정의 취지는 남북합의서 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인다.

현행 출입‧체류합의서는 부분적으로만 유효하다는 점에서 향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경우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출입

‧체류합의서의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현행 출 입‧체류합의서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금강산관광지구법」을 복원해

야 하는데 현재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에는 남한

외에 외국 법인, 개인 경제조직이 투자할 수 있으며, 북한 당국은 투자자들에 대한 경제활동조건을 보장하고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본

과 합법적으로 얻은 소득, 투자자에게 부여된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

하고 있다.86) 또한 현행 출입‧체류합의서를 「개성공업지구와 금강 산국제관광특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로 개정하는 방안도

문제가 있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은 「금강산관광지구법」과는

다르게 남한 주민이 금강산국제관광특구에서 관광할 수 있다는 조

83)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44조제1항.

84)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44조제3항.

85) <http://treaties.un.org/pages/ViewDetailsIII.aspx?src=TREATY&mtdsg_no=X XIII-1&chapter=23&Temp=mtdsg3&lang=en> (검색일: 2019.5.9.).

86)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제4조, 제5조.

문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87) 결국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위해서

는 법적인 측면에서 「금강산관광지구법」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의 관계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며, 금강산관광 지역에서의 남한 주민

출입‧체류 및 신변안전 보호 문제는 이 틀 내에서 대응방안이 강구 되어야 한다.88)

둘째, 장소적 범위에 있어 현행 출입‧체류합의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향후 남북 교류협력이 재개되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 이외의 북한 지역 에 출입‧체류하는 남한 주민들에게는 현행 출입‧체류합의서가 적 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출입‧체류 및 신 변안전보장의 장소적 적용범위를 북한 전(全) 지역으로 하는 남북합

의서의 체결이 필요하다. 한편, 현재까지의 남북교류협력 및 인적접

촉은 대부분 남한 주민과 물자가 북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방향 형

태로 이루어져왔다. 출입‧체류합의서도 출입을 인원 또는 통행차량 등이 ‘남측 지역에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에 드나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89) 향후 교류협력 재개 과정에서

남북한 주민 상호 간의 이해증진, 동질성 회복, 북한 주민의 변화

유도를 위해서는 교류협력 및 인적접촉의 형태가 현재와 같은 일방

향(남→북)에서 탈피해 쌍방향(남↔북)을 지향하여야 한다.90) 쌍방

향의 인적교류를 제도화하고 있는 중국-대만 간의 교류협력법제가

87) 폐기된 「금강산관광지구법」에는 남한이 관광을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제2조).

88) 이와 관련하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금강산지구 내 남측 시설들을 철거하고 국 제관광문화지구를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로동신문, 2019.10.23. 금강산 국제 관광문화지구 건설에 따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2019년 10월 28일 현재 금강산 국제관광문화지구 건설의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89) 출입체류합의서 제1조제3항.

90) 이규창 외, 사회문화교류협력 및 인적 접촉 활성화 방안, pp. 275∼277.

이를 잘 시사하고 있다.91) 쌍방향의 남북교류 및 인적접촉이 현실화

될 경우 이에 부합하는 출입‧체류합의서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영사접견권 규정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출입‧체류합의서

제10조 신변안전보장 규정은 6개 항을 두고 있다. 신체, 주거, 개인

재산의 불가침권을 보장하고 있고,92) 체류 인원이 개성공업지구 및

금강산관광지구에 적용되는 법질서를 위반하였을 경우 이를 중지시

킨 후 조사하고 대상자의 위반내용을 남측에 통보하며 위반정도에

따라 경고 또는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남측 지역으로 추방하는 것으 로 규정하고 있다.93) 그리고 남측은 법질서를 위반하고 남측 지역으

로 추방된 인원에 대하여 북측의 의견을 고려하여 조사, 처리하고

그 결과를 북측에 통보하며 법질서위반행위의 재발방지에 필요한 대책을 세우도록 되어 있다.94) 또한 남북은 체류 인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인적‧물질적 피해의 보상문제에 대하여 적극 협력하

여 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95) 그런데 북측은 인원이 조사를 받는 동안 그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96) 영사

접견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의 남북

한 특수관계 하에서 남북영사협정(합의서) 체결은 법적인 문제가 뒤

따른다. 다시 말해 비엔나영사관계협약 제3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사접견(권)을 남북합의서에 그대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영 사접견 규정의 취지는 반영되어야 한다. 본 연구보고서의 부제를

‘영사접견의 제도화를 중심으로’로 하지 않고 ‘영사접견 기능의 제도

91) 위의 책, pp. 277∼278.

92) 출입체류합의서 제10조제1항.

93) 출입체류합의서 제10조제2항.

94) 출입체류합의서 제10조제4항.

95) 출입체류합의서 제10조제5항.

96) 출입체류합의서 제10조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