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등교육 수준의 융합적 전공과정은 1998년 기존의 분과학문 중심 의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대학에서 ‘연계전 공제’라는 제도로 자리잡았다. 대다수의 학교에서는 ‘연계전공’이라는 이름 으로 제도화되었으나, 서울대학교를 포함한 일부 학교는 ‘연합전공’ 등의 명칭을 사용하였다. 연계전공은 흔히 학제 간 전공으로 불리며(Drake, 1993), 손충기(2006)에 따르면, 연계전공과정은 “기존의 학부나 학과의 울 타리를 넘나들면서 학부나 학과의 교육목적 및 교육내용을 혼합하여 새로 운 전공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을 일컫는다(손충기, 2006, p. 6). 이전의 엄 격한 학문 중심의 교육은 수요자인 학생의 학습기회를 충분히 보장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유연하게 적응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반해 연계전공 제도는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대학 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학생들의 진로 개발 및 취업 개발을 확대할 수 있
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당시 중요한 교육의 기조였던 수요자 중심 교육에 부응한다는 측면에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것이었다.
2016년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된 융합전공제도는 연계전공 제도의 발전된 형태이다. 연계전공과 융합전공은 모두 두 개 이상의 전공이 공동으로 참 여하여 제공하는 교육과정이나, 융합전공제는 전공선택제와 더불어 전과 없이 융합적인 전공을 주전공으로써 이수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차 이가 있다. 즉, 융합전공이 스스로 모집단위로서의 기능은 하지 못하더라 도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받는 교육은 입학 전공과 무관한 융합적 전공과 정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현행 개선
소속학과(부) 전공 이수 필수, 연계전 공․학생설계전공 가능
원소속학과(부) 전공의 필수 이수의무 폐지, 원소속학과(부) 전공․연계전공․
학생설계전공․(대학간) 융합(공유)전공 중 선택하여 전공 이수 가능
출처: 교육부(2016b)
<표 2-7> 현행 제도와 융합전공제 시행에 따른 개선 사항
서영진(2019)에 따르면 이미 일부 대학들은 이에서 더 나아가 융합 학과 를 설치하고 있다. 이는 융합적 교육과정을 기존 학과 체제 내에 받아들인 가장 적극적인 형태이다. 이러한 학과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수요에 부 응하는 신 학문분야를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일부 대학에서 ‘융합전공’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 전공 이수 방식의 경우 주 전공을 이수하지 않고 융합적인 전공만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 니라 융합전공 자체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거나 연계전공의 다른 이름으 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학사제도 개선방안(교육부, 2016b)에서 말하 는 융합전공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칭만으로 연계 전공과 융합전공의 운영 여부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대학에서 연계전공 제도를, 절반 정도의 대학에서 융합전공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주요 지역거점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정리한 바는 아래와 같다.
대학명
전공유형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연계전공 ○ ○ ○ ○ ○ ○ ○ ○
융합전공1) X ○ ○ X X X ○ ○
출처: 각 대학 홈페이지 참고
<표 2-8> 지역거점국립대학 연계전공 및 융합전공제 시행 현황
그 이외에도 많은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설계전공이 있다. 설계전공은 학생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대학의 인정을 받은 전공과정으로 융 합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융합적 전공과정을 학교 측 에서 구성하여 제공하는 과정으로 제한하고자 하므로 다루지 않기로 한다.
융합교육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가 존재하듯, 융합적 전공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가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융합적 전공을 학부 수준에서 두 학과 이상의 교육단위가 결합하여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전공 중에서도 교 육과정상 통합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연계전공(서울대의 경우 연합전 공)으로 제한하였다. 또한 대학원 수준의 융합적 전공인 협동과정은 학부 수준이 아닐 뿐만 아니라 김소현(2017)의 연구에 따르면 학부 수준과 다른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이므로 제외하였다.
나. 융합적 전공의 현황 및 이수체계
앞서 제시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현재 학부 수준에서의 학제간 전공은 학교마다 차이는 존재하지만 크게 연계전공, 융합전공의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거의 대부분 대학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다전공 제도는 연계전공 제도로, 각 대학의 여건 및 학교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연계전공 이 개설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예시는 아래와 같다.
1) 주전공 이수는 여전히 필수적. 다만, 연계전공에 비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전 공의 특성 있음.
대학명 전공 목록 강원대학교
바이오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소프트웨어, 스마트팜소프트웨어, 농업 전문경영, 동아시아학, 문화예술경영, 문화콘텐츠, 소프트웨어융합, 수목진료, 엔지니어링디자인, 자연생태복원, 자연치유, 통합과학 경북대학교
자동차융합부품전공, 공통사회교육전공, 공통과학교육전공, 기술·가정 교육전공, 물리·화학·생물 융합전공, 빅데이터전공, 건설IT전공, 핀테 크전공, 미디어아트전공
부산대학교 에너지IoT, 임베디드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산업수학소프트웨어, 의생 명과학
전남대학교
국제통상, 노사관계, 대기과학, 데이터마이닝, 문화유산학, 세무학, 시설경영, 공통필수, 유럽지역학, 인터넷소프트웨어, 농촌관광, 공통 사회, 공통과학, 실용외국어, 문화기획
전북대학교
실내디자인, 일본지역학, 중국지역학, 방사선생물학, 금융 정보경제 학, 동아시아 다문화, 에너지융합공학, 신한류문화콘텐츠, 국제개발협 력, 창의융복합시스템공학, 스마트융합미디어학, 라틴아메리카통상학, 일본통상학, 독일EU통상학, 아프리카통상학, 영상미디어인문학, 공공 행정인문학, 문화ICT학, 문화·비즈니스학, 유무형문화유산학
충남대학교
목조건축및인테리어디자인, 중국통상, 국제학, 인문콘텐츠, 아시아비 즈니스, 의약생명학, 감성, 인지소프트웨어, 국방무인시스템, 환경 ICT, 과채·특용작물영농창업, 스마트이트레이드, 지식생태, 언어정보 처리, 백제학, 충청학, 미래기술창업학, 항공우주안보학, 과학기술·행 정융복합 통일리더십과개발협력, 도덕·윤리, 통합과학
충북대학교
공통사회, 공통과학, 통합사회, 통합과학, 노인복지, 농촌관광개발, 위기관리, 문화유산관리의 공간정보학, 사회적기업, 빅데이터 보안컨 설팅, 벤처비즈니스, 해외농업개발 · 협력, 언론정보, 번역출판, 영·한 통역, 문화콘텐츠, 박물관전문인력, 지능형 안전, 스마트자동차공학, 뇌인지공학, 과학커뮤니케이션, 공공데이터사이언스, 국제개발협력과 거버넌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도시, 스마트전력IT, 스마트디자인 출처: 각 대학 홈페이지 참고
<표 2-9> 대학별 연계전공 운영현황
이러한 학교 간 차별화된 연계전공 운영은 앞서 2006년 대학의 연계전 공 운영현황을 탐구한 손충기(2006)의 연구에서 대학간 전공 개설의 차별 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과 비교했을 때, 학교의 특성에 맞는 전공 개설이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과로 보인다. 다른 한편 으로, 대부분 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들을 기존 학문과 접목 하거나 각 학교가 속해있는 지역 사회와의 연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전공
을 개설하는 새로운 경향 또한 살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전반적인 이수체계를 살펴보면 아래와과 같다. 연계전공 관련 규정 및 제도는 대학의 자율성에 맡겨져 있으나 이수 체계는 일반적으로 위의 틀 내에서 규정되어 있다. 대부분 학교에서 입학 시기에 융합적 전공 혹은 학과에서 독립된 신입생을 선발하지는 않지만, 일부 학과에서는 독립 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주전공을 따로 두고 복수전공과 유사한 기준을 통해 별도로 다전공 이수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미디어오늘(2019)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 4년제 일반대학 29 곳 중 복수전공, 심화전공, 융합전공 등을 졸업필수요건으로 지정한 학교 가 14곳이라는 점에서 다전공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 로 예상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학생들은 학교의 졸업 이수 규정에 영향을 받아 다전공과 관련된 선택을 한다. 먼저 융합적 전공 이수 학점의 경우 학교에 따라 과정 이수에 필요한 학점이 부전공 수준으로 낮게 설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복수전공 수준으로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며 두 수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특정 수의 학기 이상 이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의 학점 조건을 제시 하고 있으나,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의 다전공 이수를 허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경우는 허가제가 아닌 신청제로 운영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서영진(2019)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연계전공은 참여학과 2개 이상, 최소이수 학점 36학점 이상, 주전공 교과목과 중복인정 6학점 이내 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선발 인원도 학생들의 다전공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일반적 으로 주전공 학생수를 기준으로 선발 인원에 제한을 두고 있으나, 최근 제 한을 두지 않는 대학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선발 기준과 관련하여 과거 성 적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학업계획서,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졸업증서 기재와 관련하여서도 학교마다 다른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일부 대학의 경우, 주전공과의 차별을 두지 않고 이수한 전공마다 별개의 졸업증서를 부여하는 경우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