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자급·수출형 농업 구축 협력
대시킬 수 있다. 북한은 농작물 생산기간 이전에 우리와 재배 품목과 수량을 계약함으로써 계획생산체제인 북한농업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계약재배는 우리의 농산물 수급안정에 기여함과 동시에 제3국, 특 히 중국에서 들여오는 많은 농산물을 북한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북한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산 농산물을 반입할 경우 제3국 농산물 수입에 비해 운송비 및 부대비용 절감효과 가 크게 나타난다.76)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은 북한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기호에 맞는 우리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현단계에서 남북한간 농업협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은 농산물의 계약재배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북한에 대해 단순히 식 량 및 영농자재를 지원하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농업관련 기술, 품종 및 인적 교류 효과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우리는 계약재배 시 소요되는 영농자재를 북한에 제공함은 물론 북한과의 농산물 교역 확대 및 곡물과 연계한 구상무역 등을 통해 북한 농업의 회복에 필요 한 각종 영농자재를 제공할 수 있다. 계약재배의 확대는 북한의 농지 이용률을 제고시켜 장기적으로는 북한 농업생산구조의 변화를 초래하 게 된다.
계약재배는 대북 농업투자의 초기형태로서 남북한의 농업구조를 보 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약재배 품목은 북한의 기후와 토질 등 지형에 맞고 우리의 수요가 많은 농산물이 적합하다.
특히 북한에서 재배가 잘되고 국내에 수요가 있는 한약재 등과 같은 품목은 일정지역에서 전문적으로 재배하여 반입하도록 한다. 북한산 농산물이 해외 수입산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때 민간차원의 계약재배
76)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이 마무리되어 남북한간 육로 수송이 이 루어지면 북한산 농산물의 반입에 따르는 운송비 및 운송기간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는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수익성에 기초하여 충분한 타당성 조사를 거친 후 계약재배 품목을 선정해야 한다.
남북한 농업협력사업의 발전을 위해 계약재배는 남북농업부문 공동 프로젝트(사업)의 틀 속에서 추진해 나가도록 한다. 우리는 각종 영 농관련 비료, 자재, 종자 및 기술 등을 패키지로 북한에 제공하고 북 한은 농지(토지)와 노동력을 투입하여 농산물을 공동 생산하도록 한 다. 산출물은 계약 또는 투입량에 비례하여 배분하거나 다른 물자로 상환받을 수 있다. 계약재배에 참여하는 우리 농업단체와 민간기업은 소요자금 일부를 남북협력기금의 보조를 받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계약재배 활성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생산여건을 감안하여 우리의 만성적 부족 농산물을 북한의 연간 농산물 생산계획에 반영하고 단계 적으로 품목과 물량을 증대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 감자 등과 같이 일시에 다량 생산되거나 부패, 변질이 쉬운 품목 및 일시 반입이 곤 란한 품목에 대해서는 현지에 보관, 저장 및 가공시설을 갖추어야 한 다. 가공공장(예: 감자 전분공장)을 합작건설 방식 등으로 건설하여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77)
북한산 농산물에 대해서는 관세와 수입부과금 면제혜택이 있기 때 문에 농산물 반입이 확대될 경우 수입업자와 반입업자간의 형평성 문 제가 제기될 수 있고 우리 농민의 피해도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계 약재배를 통한 북한산 농산물의 반입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야기될 각종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사전에 강구해야 한다. 동시에 계약재 배를 통한 농산물 교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북한산 농산물의 반입규 제 완화, 전담검역소 설치 및 통관절차 간소화, 기술자의 방북과 필요 장비 및 자재 등의 반출요건 완화, 계약재배에 따른 합법적인 절차
77) 북한이 유엔공업개발기구(UNDP)에 제시한 외자유치 희망 프로젝트중 에는 건강식품, 과일쥬스 가공공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마련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78) 나. 합영농장 건설
합영농장은 농자재와 농산물, 농업생산기술과 전문가, 자본 등이 교 류되는 농업분야의 종합적인 협력사업으로 단순한 경제사업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형태이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합영농장은 남북한의 화해·협력과 신뢰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함은 물 론 남북 교류·협력 확대의 교두보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합영농장의 설립 및 운영으로 남북한은 상호 경제적 이익 증대와 농업협력 확대 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합영농장은 농업경영의 새로운 형태를 북한 에 접목하는 마당이 되어 북한 협동농장 및 국영농장의 운영방식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합영농장을 통해 새로운 농업기술과 품종, 경영방식을 도입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농업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협동농장 에 종사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 향상은 물론 여기에서 생산 된 질 좋은 농축산물이 북한 주민에게 공급될 수 있다. 그리고 합영 농장의 운영경험은 북한이 추구하는 농업개혁 및 농업구조조정에 좋 은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합영농장은 그 성격자체가 종합적이기 때문에 운영상 여러 가지 문 제점도 내포하고 있다. 예상되는 남북한 합영농장의 문제로는 북한 중앙정부의 관리와 통제를 들 수 있다. 또한 합영농장은 계약재배에 비해 투자자본의 회임기간이 길고 경제적 실익이 다소간 불투명하다 는 단점도 있다. 북한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남한으로 반입될 수 있을
78) 김성훈 외 2인, 「민족화해의 첫걸음: 남북경협의 현장」 (서울: 경제정 의실천협의회, 1996.5), p. 189.
정도로 전문화, 다양화, 상품화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따른다. 이 와 같이 합영농장이 초기에는 기대 수익에 비해 위험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남북한 합영농장을 통해 얻게될 수많은 경제적, 비 경제적 이익과 파급효과를 고려한다면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 가 있다.
협력사업으로 추진되는 합영농장은 남북한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복 잡하기 때문에 운영상의 상호 마찰요인이 복합적으로 내재하고 있 다.79) 따라서 협력사업의 운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위탁영농과 같이 보다 단순한 방식에서 시작하여 시범농장의 설치로 이행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합영 및 합 작농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위탁영농의 경우 우리는 북한의 특정지역을 임대해 농업기술, 종자, 농약, 비료, 영농자재 등을 북한에게 제공하는 반면, 북한은 노동력 제공과 경영권을 가지는 방식이다. 남북한 위탁영농에는 정부와 민간 의 공동참여가 가능하지만 가급적 정부는 영농자재 지원 및 영농기반 시설 확충 등에 협력하고 직접적 공동개발은 민간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의 8개 도에 각각 1개의 시범농장을 설립하거나, 농 산물의 특화지역을 선정하여 시범농장을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80)
합영농장의 운영방식으로서는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농장 운영에 필 요한 토지, 시설물, 농기구, 역축 등을 장기간 임차하고 북한 노동자
79) 김경량, “남·북농업교류협력,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새 천년을 향 한 남·북한 농업협력」 (서울: 도서출판 백의, 1999), p. 127.
80) 농산물 특화 시범농장은 그 지역 기후조건에 적합한 대표적 작물을 선정하여 남북한 공동으로 추진하는 농업협력방식이다. 북한의 서해안 지역은 벼농사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므로 벼생산 시범지역으로 선정 하고, 개마고원지역은 감자생산, 평북지역은 옥수수생산, 강원도지역은 임산물재배, 함경도지역은 잡곡생산 등으로 특화하여 개발할 수 있다.
(농장원)를 고용하는 형태를 고려할 수 있다. 북한의 국영농장은 농지 의 사용료를 국가에 납부하고 농장원은 임금노동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합의한다면 농장형태를 변화시키는데 별다른 어 려움이 없을 것이다. 합영농장은 북한의 농업관리체계에서 독립하여 우리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바람직하다. 비록 합영농 장 경영의 주체를 명확히 하더라도 이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이 우려 되고 여전히 문제의 소지는 남게 된다.
합영농장의 설치는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므로 최초로 운영되는 시 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인근 협동농장에 대한 생산기술 파급효과를 꾀할 수 있도록 시범적 합영농장에 우리의 농자재, 종자, 전문기술자를 파견하는 등 이를 통 해 인근 협동농장에 대한 파급효과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지원의 성격을 띤 협력사업으로 출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합영농장 운영의 중요한 목적중의 하나가 남북한 농업협력사업 추진 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 온 북한을 협력의 장으로 이끄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합영농장 운영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북한의 협동농장과 국영 농장의 생산 및 분배체계를 일시에 변화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운영체계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지만 북한 당국과 농장원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 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북한 당국이 새로운 방식에 대한 경계심을 갖는다면 합영농장은 일회성 사업으로 그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합영농장 운영의 결과로 발생하는 과실에 대해 단기적 인 수익 창출보다는 북한 농장원과 현지 주민에게 과실이 충분히 돌 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민간이 북한에 합영농장을 설치·운영하는데 소요되는 최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