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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와 상대의 사유에 따른 타이포그래피 시각화의 의미

III. 절대와 상대의 사유에 따른 타이포그래피 시각화

2) 절대와 상대의 사유에 따른 타이포그래피 시각화의 의미

절대는 분화되지 않은 완전함을 뜻한다. 즉 형이상학적 사유에서 말하는 궁극적 실재의 다른 표현이다. 그러므로 절대는 지식이나 언어로서는 이해될 수 없는 체 험과 직관의 영역에 있다. 이미 생성 자체가 인식의 분화에 기초를 두고 있는 사 변(思辨)으로서는 생각의 범위를 초월한 절대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므로 노자는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하였으며 불교에서는 ‘개

구즉착(開口卽錯)’이라 하여 언어로서는 절대를 표현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본 연

구에서는 이러한 절대의 특성을 이론적 고찰을 통해 비언어적 직관성, 초월적 영 원성, 근원적 절대성, 비분화적 완전성, 순리적 조화성으로 도출 하였다.209)

반면 상대는 인식을 바탕으로 나타난다. 즉 언어로 인한 분별심에 의해 절대가 분리되어 상대가 된다. 다시 말해, 상대의 시작은 ‘나’의 생성으로 나를 세상과 분 리되어 인식함으로 시작된다. 그러므로 상대는 이분법적이며 그로 말미암아 이미 상대의 세계에 있는 ‘나’는 인식의 범위 밖에 있는 절대를 인지할 수 없다. 즉 상 대는 실제로 절대 속에 존재하며, 이미 절대 그 자체이지만 ‘자아(ego)’의 생성으로 인해 우리는 그것을 절대로 보지 못하고 분리된 상대로 보는 것이다. 제2장에서 상대의 고찰 결과 도출된 상대의 특성은 언어적 사유성, 이분법적 분리성, 개체적 자아성, 현상적 실존성이 있다.210)

[그림 58] 절대와 상대의 속성

그렇다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절대는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가? 불교의 간화 선에서는 화두를 통한 선문답이 있으며, 소크라테스는 스스로를 산파(産婆)에 비유 209) 본 연구 P.51 [표 6] 참고.

210) Ibid.

하여 대화를 통해 진리의 길로 인도하는 자라 하였다. 즉 선문답과 소크라테스의 대화는 진리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진리의 길을 알려주는 간접적 방법이 다. 이처럼 진리는 언어로 누가 누구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각 즉 각자의 체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이는 마치 처음 보는 과일의 맛을 말로 설명하는 것과, 입으로 직접 먹어 보는 것과의 차이와 같다.

그러면 예술은 절대와 상대의 표현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자. 예술은 사상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문자와 같이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서의 표현에 그 치지 않고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의 오감을 활용한 은유적 표현을 가능케 한 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작품 속에 구상적 기하학적 추상적 평면적 입체적 방법 등으로 표현한다. 이는 표현 형식에서의 차이가 있을 뿐 사유에 대한 은유적 표현 이라는 맥락에서는 같다. 즉 은유적 표현의 작품은 직접적인 설명으로부터 오는 맹목적인 지식의 전달이 아닌 스스로 사유하게 하고 그로부터 깨달음에 이르게 하 는 직관적 표현 수단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다루어지는 타이포그래피를 통한 절대와 상대의 시각화는 언어로서 전달이 어려운 형이상학적 이해의 시각화를 통 한 간접적 상징적 표현의 시도이다. 타이포그래피 또한 언어의 문자적 표현의 한 방법이지만, 이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간화선의 선문답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같 은 간접적 표현이며, 작품으로서의 시지각적(視知覺的) 타이포그래피를 통한 절대 의 표현은 시각적 체험을 통해 절대의 의미를 전달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판단된다. 이는 절대에 대한 언어의 상징적 표현의 한 방법으로 뜻과 의 미를 함축한 간접적 소통을 통한 절대의 직관적 깨달음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료된다.

[그림 59] 절대의 표현과 예술의 상관관계

타이포그래피는 점 선 면의 조형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리 언어를 도식화 한 문자적 표현이다. 그러므로 타이포그래피의 조형적 요소는 회화나 조소와 같은 예술 분야의 그것과 동일하며 또한 문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전달력으로 인해 활용 도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타이포그래피의 실험적 움직임은 판 가독적 정보전달 방식의 기본적 기능에서 벗어나, 타이포그래피 활용의 새로운 방향을 제 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연구결과 사회참여적인 성격이나 단편적인 작가의 사상에 입각한 실험 적 표현 외에 타이포그래피의 인문학적 사유의 표현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러 분야에서 질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 표현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 예술계의 상황에 비춰볼 때 이는 지극히 미미한 움직임이라 사료된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 다루어지는 절대와 상대의 사유의 타이포그래피적 표현은 시각디자인 의 기능적 용도로 그 사용이 한정되고 있는 타이포그래피의 인문학적 사유의 표현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며, 그에 따라 타이포그래피의 활용 범위를 한 층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타이포그래피의 절대와 상대의 표현 은 예술에서의 질적 사유의 중요성과 또 그것을 표현함에 따른 조형적 요소의 의 미 부여를 통해 직관적 체험적 수단으로서 예술의 가능성을 보여 줌에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

[그림 60] 타이포그래피를 통한 절대와 상대의 시각화의 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