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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절대와 상대의 사유에 따른 타이포그래피 구상

7) 회귀(回歸, recurrence)

우리는 근원적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혼자 떨어져 살 수 없고, 친구 연인 배후자 자식 등을 필요로 하며, 그들과 만나 시간을 보냄으로 자신의 외로움 을 달래고자 한다. 또한 혼자 있을 때 우리는 이러한 외로움을 잊기 위해 가만히 있지 못하며, 책을 읽거나, TV를 보며, 또는 컴퓨터 게임 등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일 뿐, 외로움을 없애는 근본적 해결책은 되 지 못한다. 그럼 이러한 외로움은 왜 생기는 것일까? 사실 사람의 외로움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채워질 수 없다. 이러한 사람들 간의 관계는 서로 분리되어 있음으 로 인한 생각의 분리요, 감정의 분리이자, 실존적 분리에 기인한 관계이다. 사실 우리는 최초의 상대인 ‘나’조차 이해하지 못하므로, 나 아닌 다른 상대의 것들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즉 이해의 주체와 객체 모두 상대적 소산이므로 그 관계 속 에서는 진정한 앎이란 없다. 또한 이러한 상대적 주체와 객체는 서로 간에 언어를 통한 이해를 구한다. 즉 대화를 통한 각자의 지식으로 상대를 이해하려 하고 때론 이해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언어라는 상대적 소산을 통한 언어 의 전달일 뿐 진정한 이해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호간의 진정한 이해가 결여 된 상대적 관계의 사람들은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므로 홀로 태어나며, 홀로 고통 받으며, 홀로 죽어간다. 그 누구도 나의 아픔을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스스로를 독 립된 존재로 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관점(觀點)적 오류이다. 만일 우리가 분리되지 않은 존재이며 모두가 하나인 절대라면 나의 고통은 너의 고통이고 모두의 고통이 며, 나의 행복 또한 이와 같다. 즉 외로움은 서로간의 분리로부터 발생하는 산물이 며, 분리되지 않음만이 근원적 외로움의 해결책이다.

사실 우리는 절대라는 개념에 조차 쉽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근원을 찾아다닌다. 친구 연인 배후자 등을 만남은 이러한 근원적 외로움의 해결을 위한 해매임이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 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 또한 이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대적 소산을 통한 외로움의 해결은 결코 영원할 수 없으며, 우리의 이러한 해매임은 결국 절대 로의 회귀로 끝이 난다. 칼릴 지브란은 「예언자」에서 이것을 ‘물방울과 바다의 만남’으로 표현하여, 한 방울의 물방울이 시내와 강을 쉬지 않고 달려 다다르는 장 소, 바다만이 물방울에게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줄 수 있다고 하였다.

본 [작품 7]은 상대성의 소멸을 통한 절대로 회귀를 표현하였다. 회귀의 과정은 앞의 작품들에서 보았던 경계–생성–분화–고착–속박–전환의 단계를 거쳐 이루 어진다. 즉 이러한 모든 과정이 있어야 결국 회귀가 완성되므로, 따라서 이를 통한 일련의 과정들은 하나로 묶어져 전체를 완성한다. 이러한 단편적인 과정을 본 연 구에서는 총 7단계로 나누었지만, 사실 우리의 삶 자체는 이보다 더 많은 무수한 과정들이 만들어 낸 현상이다. 즉 이러한 모든 현상들은 사실 절대 그 자체이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상대적 시각으로 말미암아 이것을 독립된 현상, 즉 나에게 나타 나는 현상이며, 나 외의 다른 이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작품 1~7]에서 보이는 일련의 과정은 분리하여 보면 상대적 표현이나, 전체를 하나로 보면 상대를 통한 절대의 표현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여 보면 상대는 이러한 절대 의 순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결국 본 연구의 하나하나의 작품들은 영원 한 절대의 상대적 표현일 뿐 실제로는 절대 그 자체에 대한 표현이다.

본 [작품 7]을 살펴보면, 언어를 통한 상대의 속박(fetter, restraint)의 문자적 표 현이 캔버스에서 갈라지고 떨어져, 원래 있던 문자가 무엇이었는지 조차 알아보기 힘들어 졌다. 이는 문자의 해체를 뜻하며 이로 인해 모든 시각적 표현 수단의 근 원이었던 하얀 캔버스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즉 생성으로부터 시작되었던 상대가 언어적 사고의 해체로 말미암아 사라져가며 이러한 상대성으로 덧씌워져 있었던

‘없음’의 형태 색상 질감 공간이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한 절대와 상대의 시각 언어의 적용을 살펴보면 본 작품에서 표현된 갈 라진 덧칠 아래 다시 나타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캔버스는 절대에 대한 표현 으로 절대의 형태 색상 질감 공간의 시각언어를 표현한 것이며, 그 위에서 갈라지 고 떨어져 가는 문자와 배경의 형상은 아직 상대의 형태 색상 질감 공간의 시각언 어를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본 작품의 시각언어 구현의 구체적 사항은 [그림 90]

과 같다.

[그림 90] 작품 [회귀]의 시각언어 표현

V.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