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3. 김정은의 세습후계권력 구축과정
1. 지배체제
김정은 후계체제의 지배체제에 대해 선행연구들은 크게 보면 일인 지배체제 집단지도체제 세습과 집단지도체제의 혼합체제 등 가지 형태를 제시한다 일인지배체제의 성립을 주장하는 연구들은 북한의 수령중심 당 국가체제의 안정성 엘리트들의 협력 강한 체제내구성 등을 근거로 제시하고 집단지도체제나 혼합체제를 주장하는 연구들 은 후계체제의 준비 부족 후계자의 어린 나이와 경험 부족 후계자의
취약한 지지기반과 지배엘리트의 반발 후계과정에서 파벌 형성 및 대립 발생 가능성 등을 논거로 제시한다
42
집단지도체제 또는 혼합체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은 김정은이 현실정치 경험과 당내 권력기반이 부족하여 자신의 통치기반을 제대 로 구축하지 못할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그런 조건 에서 김정은의 축출을 예상하는지 아니면 지배엘리트들이 세습후계자 인 김정은의 권력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가. 수령 유일지배체제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는 수령으로 호칭되지만 북한에서 수령은 단 순히 최고의 직책을 가진 세속적인 존재가 아니라 초인적인 능력과 인격을 가진 절대적인 존재이다 수령이라는 독특한 존재가 북한체제 를 수령체제로 규정하게 하는 이유이자 그 속의 모든 행위자를 지배 하는 구속력이다
북한은 수령이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요구와 리해관계를 분석종합 하여 하나로 통일시키는 중심인 동시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인민대 중의 창조적 활동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현명한 령도자 라고 한다 따라서 수령은 노동계급과 당을 영도하여 혁명과 건설을 승리로 이끌 어 나가는 등 혁명위업을 수행하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존재로 규정되어 있다
수령론에 따르면 인민대중이 자주성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 주성에 대한 자기의 지향과 요구를 조직적 의사로 전환시켜야 하는
42_오경섭 북한 권력승계의 특징과 대세습체제의 지속가능성
세종정책연구
제 권 호
Ⅰ
Ⅱ
Ⅲ
Ⅳ
Ⅴ
Ⅵ
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수령뿐이다 따라서 수령은 인민 대중의 조직적 의사의 유일한 체현자이자 대표자이며 인민대중 속에 서 최고의 영도적 지위를 차지하는 최고뇌수이다
인간활동에서 뇌수의 지위가 그러하듯이 역사발전과 노동계급의 혁명 투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수령의 지위는 절대적 이기 마련이 다 거꾸로 인민에게는 수령의 지위와 역할을 확고히 인식하여 수령을 진심으로 받드는 자세와 입장이 요구된다 곧 수령을 절대화하고 무조건 받드는 관점이 강요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혁명적 수령관 이다
43
혁명적 수령관 에서는 수령만이 역사발전의 주체이고 수령은 무오 류의 인간으로서 거의 신적인 존재로 규정된다 수령만이 역사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모든 인민들은 의심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령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인민대중으로 하여금 사회역사적 운동에서 주체로서의 지위를 차 지하고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지도하는 존재가 수령이지만 그는 자신의 지도를 어떤 장치를 통해 구현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이 수령의 영도체계 이다 북한에 따르면 수령의 영도체계란 지도와 대 중을 결합시키는 것으로 수령의 영도를 실현하기 위한 조직과 기구들 의 총체이며 당 국가 단체들로 구성된다
44
이는 혁명과 건설에 대한 수령의 유일적 영도를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현실에서는 수령의 유일지배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45
43_혁명적 수령관에 대해 김정일은 수령이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중심이라는 확 고한 관점과 립장을 가지고 수령을 위하여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바치며 티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수령을 높이 우러러 모시고 받들어 나간다는 것 이라고 교시했다 김정일 일군들속에서 혁명적 수령관을 튼튼히 세울데 대하여 조 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선전부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년 월
일
김정일선집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44_사회과학출판사 편
철학사전
평양 사회과학출판사그런데 김정은체제가 수령 유일지배체제로 될 수 있느냐는 수령 유일 지배체제를 지속시킬 수 있는 주요 조건들이 앞으로도 충족될 수 있느냐 에 달려있다 충족되지 못한다면 새로운 체제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
일단 김정일은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기존 체제가 요동치고 권력 구조 내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그것을 최소화하고 주어진 환경과 미래의 예상되는 상황에 맞춰 변형을 시도할 것이지만
46
기본 적으로는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수령 유일지배체제의 구축이 불가능하거나 그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다면 김정일이 유일지 배체제의 구축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세습을 결정한 핵심적 이유도 후대 수령에 의한 기존체제의 고수에 있을 것이다 자신이 아버지로 부터 권력을 세습한 방식과 유사하게 후계체제를 구축하고 후계자에 게 수령 유일지배체제를 물려주고 싶을 것이다김정일의 입장에서 김정은 체제를 당과 군의 실력자들에게 권력을 분산시켜 그들 사이에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하는 집단지도체제 형태 가 되도록 할 이유가 있을까 김정일이 후계자에게 기대하는 바 즉 전임자에 대한 충실성과 우리식 사회주의의 고수라는 기대에 더 잘 부응할 수 있다면 집단지도체제 구축을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후술하 다시피 집단지도체제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은 당과 군 등의 지배엘리트들을 김정은과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체제의 일원으로 후계체제에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의 충복으로서 권력에 참여시키는 구조를 만들
45_영도체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김민 한봉서
위대한 주체사상 총서
령도체계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참조
46_이기동 북한의 후계구도 전망과 권력구조 변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주최 제 차 통일전략포럼 발표문
Ⅰ
Ⅱ
Ⅲ
Ⅳ
Ⅴ
Ⅵ
것이다 년 김정일은 국방위원회가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가장 충 실하게 보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군 최고 엘리트들로 구성 된 국방위원회에 당 작전부장 오극렬 당 행정부장 장성택 인민보안 부장 주상성 국가안전보위부 제 부부장 우동측 등 보안기구들을 총 괄하는 핵심 엘리트들을 포진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47
년 월에 는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여 군을 장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최근 차수로 승진하여 군의 실세로 급부상하고 있는 리영호 총 참모장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하여 군 경험이 없는 김정 은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도록 했다 또한 여동생 김경희 부부와 최룡 해 등으로 하여금 김정은이 후계자로서의 입지와 기반을 갖출 수 있 도록 그들을 정치국과 비서국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배치했다절대자인 김정일의 의사가 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수령 유일지배체 제의 지속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일부 연구자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김정은의 권력기반과 장악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누가 후 계자가 되든 수령의 리더십을 온전하게 승계받기 어려울 것이다 세습 을 할 경우 세습후계자들의 일천한 정치적 경력을 고려할 때 주민들과 권력엘리트들로부터 도덕적 지지에 기초한 인격적 리더십
을 획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인격적 리더십의 취약 성은 결국 제도적 리더십 의 약화에 영향을 미 치게 된다 고 주장한다
48
47_오경섭 북한 권력승계의 특징과 대세습체제의 지속가능성
48_이기동 북한의 후계구도 전망과 권력구조 변화 북한의 후계구도 전망 구조적 제약 하의 전략적 선택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시대정신 공동포럼 발표문
이 주장은 타당한 것인가 물론 김정은이 권력기반을 미처 구축하 기 전에 아버지가 가까운 시일에 갑자기 사망해 버리거나 유고가 되 는 경우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 바꾸어 말하면 김정일이 앞으로 수년 을 생존하면서 후계체제 구축을 주도하는 경우 김정은의 장악력이 약할 것이라고 추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김정일의 경우 후계자로 추대된 이후 권력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곁가지 를 정리하고 년대 중반의 권력 투쟁을 거쳐 후계자로 공식 선포되기까지 년여 밖에 걸리지 않았고 후계자로서 흔들림이 없는 입지를 다지는 데 필요했던 시간은 불과 년이었다 또한 북한의 전반적 상황이 그 때와 크게 다르지만 후 계자로서 권력을 숭계한 경험을 가진 아버지가 아들의 후계체제 구축 을 주도하고 후계수업을 효과적으로 시킬 경우 그 과정은 비약적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일은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이 빠른 속도 로 당과 감시기구 군대를 장악함으로써 권력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원 하고 김정은에게 점진적으로 업무를 이양하여 과중한 업무부담을 덜 려고 할 것이다 이 점에서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은 허점이 있다 김정일의 경우는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비공개적으로 권력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을 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공 개적으로 아들의 권력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얼마만큼 빠른 시간에 탄탄하게 구 축하느냐는 어느 정도는 자신의 정치적 능력에 달려 있겠지만 김정일 의 지원이 가장 큰 변수일 것이기 때문에 김정일이 얼마나 더 생존하 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북한체제의 성격상 후계체제 구축에서 절대 권력자 김정일의 의사에 반해 행동할 지배엘리트들은 존재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