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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의 촉진적 리더의 역할을 한 주체는 도시재생 지원센터와 종로구청 및 서울시청 담당 공무원이라 볼 수 있다. 앞서 언 급했듯, 행정은 시민 조력자로서 협력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고 다양한 참여 주체들의 참여를 촉진시켜야한다. 그런데 창신숭인 지역은 도시재 생 1단계 대상지로 시범사업의 성격을 띠었기 때문에 행정도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진행과 더불어 각종 정책과 제도 개선도 함께 동시에 진행되었다. 정책적, 행정적으로도 여

러 새로운 시도들을 함께 적용해나가야 하다 보니 그만큼 시행착오를 더 많이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피로감이나 실망감이 커지는 경우도 많았 다. 따라서 행정 입장에서도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에 큰 어 려움이 있었다. 각 담당자들의 역할조차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중물 사업을 진행해야했고, 동시에 새로운 사업과 제도를 적용하고 검 토하면서 사업들이 어떤 효과를 가질지 고민해야 했다. 전국에서 처음으 로 시도되는 1단계 사업지이다보니 참고할만한 선례가 없어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야 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업무를 맡았던 총괄 코디네이터 와 행정 담당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장자(長子)의 고통’이라고 말 하기도 했다.(서울특별시, 2019)

“그 때는 가이드라인도 명확하게 제시되는 형태가 아니었고, 서울 에서도 선도지역으로 처음 시작하는 곳이라서 어쨌든 역할에 관한 것들을 만들어가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 공무원 1 (코디네이터)

이처럼 아직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숙련도가 높지 않았던 행정은 초 기에는 기존에 익숙하게 체화되어 있던 재개발 사업의 관행을 그대로 답 습하는 모습을 보인다.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은 초기 담당 실무자들에 도시개발과의 뉴타운 사업 담당자들이 그대로 투여됨으로써 기존의 익숙 한 재개발 방식대로 업무를 처리하여 주민들과의 신뢰 회복이 어려웠다.

재개발 사업은 주민 간 갈등, 부동산 투기 등을 문제로 사업 관련 정보 를 공개하지 않는 관행이 존재하여 재생사업에서 중시하는 주민참여, 정 보공개, 협력 등에 익숙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뉴타운 사업과 도시재 생사업은 그 목적과 비전, 방법이 전혀 다름에도 정비사업에 익숙해져 있던 담당자들의 접근법 및 사고방식이 재생사업에 맞춰 빠르게 바뀌지 않아 주민들로 하여금 도시재생사업을 또 다른 재개발 사업으로 오해하 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구청 업무는 거의 대부분 행정주도였죠. 저희 공무원들 이 사업을 만들어 두고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식이었으 니까요. 주민들은 저희 사업에 대해 수긍해주시거나 아니면 저희가 설득하는 대상 정도였죠. 그러다보니 창신숭인 일을 하던 초기에는 주민들에게 항의도 많이 받았죠. 주민 주도, 주민 중심으로 하겠다고 한 일들인데 왜 주민들 의견은 듣지 않고 행정 마음대로 하냐구 요.”

- 전 종로구 도시개발과 계장

자료: 서울특별시 (2018) p.275

“뉴타운 했던 과가 그대로 재생을 했기 때문에 처음에 엄청나게 갈등이 많았고. 담당자들이 한번 바뀌었어요 그래서. 당연히 정비 사 업하던 실무자들은 그때의 마인드 바뀌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번 물 갈이가 됐고. 결국 제도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누가 하느냐가 중요하 죠. 주민들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느냐 아니냐가 중 요한 갈림길이 되는 거죠.”

- 가옥주 1 (창신 2동, 뉴타운 반대)

한편 참여 주체 간의 권력 관계가 비슷할 때에는 외부 전문가와 같 은 정직한 브로커가 필요하다.(Ansell&Gash, 2008) 뉴타운 찬성과 반대로 나뉜 가옥주들의 경우 권력관계가 동일하지만 서로 간의 갈등이 큰 상황 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제3자인 도시재생센터와 같은 외부 전문가가 두 주체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고 협력 과정에의 참여를 독려해야 했지만 이 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러한 리더십 부족은 재생사업 초기에 일어난 참여 주체들의 이탈 및 배제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촉진적 리더로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공식적인 사업 설명회, 직접 찾아가는 소규모 설명회, 센터를 통한 의견 접수 등 주민들과 활발한 의사소통 과정을 거쳤다. 특히 당시 창신숭인 도시재생

지원센터의 총괄코디네이터는 사업 초기동안 거의 매일 창신숭인 현장에 서 주민들과 공식적, 비공식적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지역에 이제 큰 목소리를 담당하고 있는 계층들. 뉴타운 비대위 출신의 주민들이라든가, 봉제쪽이라든가 이쪽은 총괄코디님이 끊임 없이, 뭐 공식적인 회의 자리가 아니라 굉장히 전화 아니면 회의, 비 공식적 만남 등을 통해서 진솔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시려고 했 던 것 같아요. 그게 이제 양적으로 제가 막 얼마정도 된다고 말씀을 못 드릴 정도로 굉장히 많이.”

- 공무원 1 (코디네이터)

그런데 뉴타운 찬성 가옥주들은 인터뷰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하는지, 그것이 무엇인지 인지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이러한 소통의 노력 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뉴타운 사업이 해제된 후 도 시재생선도지역이 되면서 초기부터 뉴타운 비상대책위원회만을 적극적인 설득과 협력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제일 중요한건 도시재생 자체를 인지를 못했어요. 이게 뭐하고.

그러니까 반대 찬성 자체도 못하죠. 몰랐던 게 컸던 거에요. 저게 뭐 다냐, 지나가다 불구경하듯이. 모르니까. 모르니까 그냥 지나가는 거 에요. 인지도 안 됐고, 홍보도 안 됐고.”

- 가옥주 4 (창신 2동 거주, 뉴타운 찬성)

주민들과의 만남은 뉴타운 비대위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뉴타 운 사업 당시 지역 내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던 집단이었을 뿐만 아니 라 행정과 가장 많은 갈등을 빚었기에 가장 먼저 신뢰를 회복하고 포섭 해야할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종로구 및 서울특별시 공무원들 이 비대위여사님을 극대우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박사유, 2020) 또, 당 시 뉴타운 사업을 찬성하던 가옥주들은 당연히 뉴타운 해제 이후의 재생

사업에 대한 반감이 커서 뉴타운 반대 가옥주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거 부감을 보였다. 뉴타운 찬성 가옥주들은 반대 가옥주들이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며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그들이 주도하는 재생사업은 싫다며 애초부터 참석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하나는 관에 대한 반감이었는데, 굴러 들어온 돌(도시재생센터)이 왜 박힌 돌을 빼려 하냐 며 재생사업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재생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주민의 대부분이 반대 가옥주들인 만큼 찬성 가 옥주들과 의견 충돌이 많이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소수인 찬성 가옥주들 의 의견이 무시되는 경향이 컸다.

“(뉴타운 찬성자들을) 설득을 해야되는데 그때 당시에 안 했겠죠.

그 분들은 뉴타운을 원했는데 도시재생으로 하자니 반감이 생길테고 그럼 또 싸움이 될테고. 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정부에서는 도시재 생을 하라고 하고. 그럼 누구를 만나야겠어요, 관에서는? 뉴타운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컨택이 가겠죠. 당연히 쉬우니까.”

- 가옥주 3 (창신 2동 거주, 뉴타운 찬성)

그 결과 비상대책위원회가 도시재생 주민협의체의 핵심 구성원이 되 고 이들과 갈등관계에 있었던 뉴타운 찬성 가옥주들은 주민협의체에 소 극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고 기존의 뉴타운을 둘러싼 갈등구조가 그대로 반영되면서 이후 지속적인 갈등의 씨앗이 되었다. 또, 이처럼 편향적인 주민 집단에 대한 인식은 뉴타운 찬성 가옥주들로 하여금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이 어떤 것인지, 민관협력의 거버넌스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교육받지 못하게 함으로써 재생사업이 종료된 후까지 그 반감을 해소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후 도시재생센터의 담당자들이 바뀌 면서 협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미 이탈한 참여 주체들을 다 시 협력 과정에 포섭하기란 어려웠다.

4) 2차 이탈

이러한 참여 자원에서의 불균등함과 미흡한 제도적 설계, 촉진적 리 더십의 부족은 협력 과정 중에서 주민들의 2차 이탈을 야기한다. 2차 이 탈은 협력 과정에 참여했던 봉제인들 중심으로 이뤄지며, 1차 이탈과 달 리 자발적 이탈의 모습뿐만 아니라 비자발적인 이탈 또한 발견된다.

2014년 9월 1일부터 주민협의체의 모집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주민협의체 구성 및 운영은 동 별 각 20명을 우선 모집하는 것이 초기 계획이었으나 다양한 주민의 참여를 위해 인원 제한을 두지 말자는 의견 이 나와 이를 반영하여 열린 조직으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주민들은 지원센터로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활동 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초기에 봉제인들이 다수 협력 과정으로 진입하였 다.

그런데 이렇게 구성된 주민협의체는 과거의 재개발 사업의 사업 관 행을 그대로 답습한 부분이 많았다. 초기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코디네이터였던 공무원의 말에 따르면 주민협의체 대표를 뽑는 자리에서 주민 간 갈등이 있었는데, 이는 주민협의체의 대표를 재건축 조합장과 같은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사업에서 자신들의 이권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여긴 것에서 기인하였다고 한다. 즉,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던 주민들은 자신들이 겪어보고, 알고 있는 도시개발 사업인 재개발 사업에 비추어 도시재생사업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민협의체라는 게 어떤 이권을 가진 이게 뭐 재건축 조합처럼 조합장 뽑는 선거는 아니잖아요. 근데 그런 문화가 아직 도시재생 시작하면서도 남는구나. 주민협의체 대표가 조합장처럼 뭔가를 행사 하는 역할이 아닌데.”

- 공무원 1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