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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의 관계주의

Dalam dokumen 저작자표시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34-46)

킷 파인(Kit Fine)은 2007년에 출간한 저서 Semantic Relationism 에서 지칭주의 입장에서 프레게 퍼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안하 였다.13) 파인이 제안하는 새로운 해결책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그가 제시하는 프레게 퍼즐의 구조를 살펴보자.

한국의 가수이자 배우인 아이유를 예로 생각해보면, 표현 "아이유"도 "

이지은"도 아이유의 이름이므로 그 두 이름을 사용해서 "아이유는 아이 유이다", 그리고 "아이유는 이지은이다"라는 참인 동일성 문장 두 개를 얻을 수 있다. 이때 파인은 저 두 동일성 문장으로 구성되는 프레게 퍼

13) Fine(2007), Semantic Relationism,

즐을 다음과 같은 다섯 개 논제 사이의 긴장이라고 정리한다.14)

위의 다섯 논제들은 논리적으로 일관적이지 않으므로 모두 받아들일 수 는 없지만, 각각의 논제는 받아들일 만한 이유가 충분해보인다. 그렇다면 저 중 어느 논제를 포기해야 하는가? 이것이 파인이 이해하는 프레게퍼 즐이다.

논제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인식적 차이 논제와 지칭적 동일성 논제는 단순히 문제 상황에 대한 올바른 기술이므로, 포기될 수 없는 논제들이 다. 두 문장은 프레게 퍼즐의 다른 사례들이 그렇듯이 정보성에서 차이 를 보인다. "아이유는 아이유이다"라는 문장은 누구든 문장을 보기만 해 도 참임을 알 수 있는 반면, 어릴 적 친했다가 헤어진 "이지은"이라는 이름의 초등학교 동창이 유명한 가수 아이유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모 르는 사람이 "아이유는 이지은이다"가 참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별 도의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즉 두 동일성 문장은 정보성에 있어 차이를

14) Ibid., p.34. 다섯 논제들 간의 긴장 구도는 직접 번역하면서 이해의 편의를 위해 다소 수정했지만 기본적으로 파인이 제시한 것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파 인은 고대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의 두 이름 "Cicero", "Tully" 를 예시로 사용했 지만, 키케로의 예시는 한국어로 제시되었을 때 다소 부적절하므로 한국인 가수 아이유의 예시로 대체하였다.

1) 인식적 차이: 두 동일성 문장은 인식적으로 다르다.*

2) 의미론적 차이: 두 동일성 문장은 의미론적으로 다르다.**

3) 합성성: 그 두 문장이 의미론적으로 다르면, 이름 "아이유"와 "이지은"은 의미론적으로 다르다.

4) 지칭적 연결: 이름 "아이유"와 "이지은"이 의미론적으로 다르면, 두 이름 은 지칭적으로 다르다.***

5) 지칭적 동일성: 두 이름 "아이유"와 "이지은"은 지칭적으로 다르지 않다.

*두 문장이 인식적으로 다르다 iff 두 문장은 두 문장 모두를 이해하는 사람 에게 전달하는 정보가 다를 수 있다

** 두 표현이 의미론적으로 다르다 iff 두 표현이 의미에 있어서 다르다.

*** 두 표현이 지칭적으로 다르다 iff 두 표현의 지시체가 같지 않다.

보인다. 또한 그러므로 한 인지주체가 두 문장 중 한 문장은 참인 것으 로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 문장은 거부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종합하면 인식적 차이 논제에서 말하듯이 두 문장이 인식적으로 다르다 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지칭적 동일성 논제 역시 참이다. 이름의 지시체 는 그 이름이 가리키는 대상이고, 이름 "아이유"와 "이지은"은 둘 다 아 이유라는 동일한 인물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두 이름은 동일한 지시체 를 가지는 공지칭적 표현으로, 지칭적으로 다르지 않다.

논제 3, 즉 합성성 논제는 인식적 차이 논제나 지칭적 동일성 논제와 달리 자명하게 참인 것은 아니지만, 의미의 합성성 원리는 의미 이론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데에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기하기 어렵다. 합성성 논제는 의미의 합성성 원리로부터 직접적으로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1장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지만 의미의 합성성 원 리에 따르면 복합 표현의 의미는 단순 표현의 의미들과 단순 표현들이 구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방식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된다. 이때 문장 "

아이유는 아이유이다"와 "아이유는 이지은이다"는 구조에 있어 차이가 없으므로, 두 문장의 의미에 있어 차이가 있다면 두 문장을 이루는 단순 표현들의 의미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두 문장을 이루는 단순표 현들에 있어 서로 다른 점은 두번째 문장에서는 첫번째 문장의 두번째 "

아이유" 대신 "이지은"이 포함되었다는 것밖에 없으므로, 두 문장의 의미 차이를 낳은 단순 표현들의 의미 차이란 이름 "아이유"와 이름 "이지은"

의 의미 차이일 것이다. 합성성 논제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말이다.

이처럼 포기하기 어려운 논제들인 인식적 차이, 합성성, 지칭적 동일성 을 모두 받아들인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 의미론적 차이 논제와 지칭적 연결 논제를 둘 다 받아들이면 논리적 비일관성을 범하게 된다. 왜냐하 면 의미론적 차이 논제는 합성성 논제와 함께 이름 "아이유"와 "이지은"

이 의미론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함축하는데, 지칭적 연결 논제는 지칭적 동일성 논제와 함께 "아이유"와 "이지은"이 의미론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프레게주의자는 의미론적 차이를 받아들이고 지칭적 연결을 거부함으로써 이 논리적 비일관성을 피해나가고, 지칭주

의자는 지칭적 연결을 받아들이고 의미론적 차이를 거부한다.

프레게주의자는 의미론적 차이를 통해 인식적 차이를 설명한다. 프레 게주의자는 인식적 의미요소인 뜻의 존재를 주장하며, 문제의 두 문장의 인식적 차이는 "아이유"와 "이지은"이 서로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지시체가 동일한 이름 "아이유"와 "이지 은"의 의미가 서로 달라지는 것이므로 지칭적 연결 논제는 거부된다. 그 러나 1장 2절에서 살펴보았듯이 지칭주의자는 고유명사의 의미는 곧 그 지시체뿐이라고 볼만한 설득력 있는 이유들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르면 지칭적 연결 논제는 받아들여져야만 한다. 그러나 지칭적 연결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의미론적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전제들을 고려할 때 논리적으로 비일관적이므로, 지칭주의자는 의미론적 차이 논 제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것을 통해 인식적 차이를 설명할 수도 없다.

파인은 위에서 제시된 구도에서 프레게주의자와 지칭주의자 간의 논쟁 이 "교착상태" 에 놓여있다고 진단한다. (Fine(2007), p.37) 의미론적 차 이 논제를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직관적으로 "아이유는 아이유이다"와 "아이유는 이지은이다"의 의미는 다르게 느껴진다. 또한 두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면 두 문장의 인식적 차이는 자연스럽게 설명되며, 두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동일하다고 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인식적 차이를 설명하는 것은 막막한 일이다. 하지만 지칭적 연결을 받 아들여야 할 이유 역시 충분해보인다. 지시체가 동일하면서도 의미가 서 로 다른 두 고유명사가 있다면 그 의미 차이가 대체 무엇일 수 있는지 그럴듯한 이론을 제시하는 것은 어려워보이며, 기술주의 의미 이론에 대 한 크립키의 성공적인 반박을 고려할 때 특히 그렇다.

이처럼 의미론적 차이과 지칭적 연결 어느쪽도 포기하기 어렵고, 다른 논제들과 저 두 논제를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 논리적 비일관성을 낳는다 면 파인은 이제 다른 논제를 포기하는 것은 고려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파인이 포기하자고 제안하는 논제는 합성성 논제이다. 프레게 퍼즐에서 긴장을 이루고 있는 다섯 논제 중 의미론적 차이, 지칭적 연결 외에 다른 논제를 포기하려고 하면 이는 당연한 선택으로 보인다. 인식

적 차이 논제와 지칭적 동일성 논제는 단순히 상황에 대한 정확한 묘사 일 뿐이므로 그 두 논제는 포기될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남는 것은 합성성 논제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성성 논제를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 합성성 논제는 의미의 합성성 원리로부터 직접적으로 정당화되 는 것이 아니었던가?

파인은 의미의 합성성 원리에서 중요한 정신은 보존하면서도 프레게 퍼즐의 긴장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합성성 논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 한다. 의미의 합성성 원리는 두 문장의 구조가 같다면 두 문장의 의미 차이는 단순 표현들의 의미 차이에서 온다고 말하지만, 이것을 단순 표 현들 각각의 의미에서 오는 것으로 한정지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렇게 한정지어야만 한다고 보는 것은 다음과 같은 논제를 가정하는 것이 다.

[내재성]

이름들의 쌍 "아이유", "아이유" 쌍과 "아이유", "이지은" 쌍이 의미론적 으로 다르면, 이름 "아이유"와 "이지은"도 의미론적으로 다르다. (p.39)

내재성을 거부한다면, 합성성 논제를 다음과 같이 약화시킨 형태의 논제 로 대체할 수 있다.15)

[엄밀한 합성성]

두 동일성 문장 "아이유는 아이유이다" 와 "아이유는 이지은이다" 가 의 미론적으로 다르면, 이름들의 쌍 "아이유", 아이유" 그리고 "아이유", "이 지은" 도 의미론적으로 다르다. (p.39)

15) 이처럼 약화된 합성성 논제, 즉 ‘엄밀한 합성성’ 논제는 다음과 같이 약화된 의 미의 합성성 원리와 조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약화된) 의미의 합성성 원리]

언어 L의 각 복합표현 e에 대해서, L에서 e의 의미는 L에서 e의 구조와 L에서 e 의 구성요소들의 의미들이 집단적으로(collectively) 결정한다.

Szabo (2017)에서 인용함.

Dalam dokumen 저작자표시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3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