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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휴먼 스케일 공간의 활성화 사례

- 좌로부터 가로수길, 삼청동 출처: Google map street view

물론 그 이면에는 새로운 거리를 부동산 개발의 목적으로 발굴하고 만들어낸 개 발적 측면이 존재한다. 최초 외국에서나 봤음직한 몇 개의 커피숍과 소품을 사는 가게가 들어서면서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이 거리는 유사한 외국에서의 경 험을 바탕으로 몇 명의 개발자가 전략적으로 만들어낸 거리라는 이야기도 있어왔 다. 즉, 개발을 목적으로 소로변의 건물을 몇 명의 개발자가 동시에 새로운 개념 의 콘텐츠를 부여하여 만들어 내고, 이것이 입소문이 나서 점차 사람들이 모여들 게 되면 이는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지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발적 측면에서의 관점보다 이 거리의 특징적 모습에 보 다 주목하고자 한다.

사진 2-3.에서도 보이는 바와 같이 이 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개발자들 이 선호하던 대로변도, 교통이 편리한 곳도 그렇다고 심지어 주차가 편리한 지역 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적 특성만을 가진 장소였다. 가장 주차가 힘들 정도 로 밀도가 높고, 길은 2차선으로 겨우 양방향을 차가 이동 할 수 있는 지역이다.

또한 인도 역시 매우 좁은편으로 기능적 측면에서는 편안한 보행이나 많은 사람 들이 유입될 것이라고는 도저히 보기 힘든 반대적 특징만을 가지고 있는 거리인 것이다. 또한 개발적 측면에서도 가치를 가지기 힘든 고도제한과 용적률을 적용 받는 제한된 지역이었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이곳은 가장 많

은 젊은이들이 특히 새로운 경험과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트랜드 리더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급속히 부각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깃거리는 그 트랜드 리더 들을 추종하는 수많은 일반 대중에게 퍼지게 되고 하나의 특징적인 거리로 새로 운 서울의 명소화 되는데 채 5년도 걸리지 않고 형성된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도시개발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혁신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 다. 많은 이론가들과 도시 전문가가 주목한 도시 역사와 발자취라는 측면에서도 이해되지 않는다. 오랜 동안 도시를 만들어 온 것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그 역 사로 이해되어 왔다. 물론 이것이 잘 못된 견해이거나 지금에 와서 더 이상 존재 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것을 뛰어 넘는 새로운 변화와 현상이 지금의 디지털에 의한 정보화 시대에 대두된 것이다. 즉, 단순히 서울의 예에서만 보더라도 여전히 전통적인 역사와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의 발자취에 의 해 만들어진 명동, 종로와 같은 지역은 건재하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적 맥락에 서 이해 할 수 없는 그렇다고 강남역이나 테해란로와 같이 개발적 측면, 혹은 구 조적 측면으로도 이해 할 수없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가장 큰 원동력은 디지털을 통한 메타버스를 포함한 맥락적이고 새로 운 경험인 것이다.

가로수 길 뿐만 아니라 삼청동의 예에서도 분명하게 이러한 사실은 나타난다.

삼청동 역시 교통이 매우 불편하고, 좁은 이차선 도로 변의 소로로 구성되어 있 다. 서울의 시작과 동시에 존재해 온 이 거리 역시 전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 하다가 2000년 이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가로수길의 예에서와 같이 이 거리 역시 불편한 교통과 어려운 주차, 좁은 인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삼청동의 경우 주변 인사동길의 변화에서 기인한 특징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과거 서울에서 가 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걷는 거리는 인사동이었다. 우리의 전통과 다양한 갤러리

를 포함한 많은 문화적 향유가 가능한 인사동길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서울을 대 표하는 거리 문화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항상 도시의 경제활동의 변화가 그러하 듯, 많은 사람의 유입은 결국 지대 상승을 가져왔고, 전통적인 갤러리 혹은 문화 적 상품은 더 이상 인사동에 존재하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인사 동은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에게 보다 많은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시장으로 변모 하여 갔고, 그곳에 있던 문화 인프라는 새로운 장소로 이동 할 수밖에 없었던 것 이다. 그 결과 형성된 곳이 삼청동이었다. 이 곳 역시 개발적 측면에서 인위적 개 발이라는 여러 견해가 있어왔던 것 역시 이러한 사실로부터 출발 한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개발적 측면에서의 변화 가 아닌 사람들의 경험적 측면에서의 변화이다. 즉, 그 형성의 원인이 어떠했던 간에 이 거리는 바뀌는 사람들의 경험적 측면을 그대로 반영하며 발전하여왔다.

그 가장 큰 특징은 소로변의 작은 가게 그리고 더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는 새로운 장소의 발견이라는 측면이다. 가로수길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강북을 대표하는 트랜드 리더들이 점차로 모이고 이것이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입소문이 나며 급속도로 퍼져나간 특징을 보이고 있다. 소로에서의 경험은 자동차를 타고 지나 가면서 보게 되는 경험이 아닌 걷으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경험을 가능케하고 있 다. 즉 목적 지향적인 기능적 거리가 아닌 개인들의 기억과 추억 그리고 이야기가 함께하는 경험적 거리로 발전해 온 것이다.

이는 매우 큰 시사점을 전달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발전 혹은 개발적 측면에서 의 도시 활성화는 항상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 다. 어느 거리가 활성화되면 시는 그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형물을 세우고, 억지스러운 축제와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세금을 투자한다. 그러나 대 부분의 이러한 개발은 수많은 실패의 사례만을 만들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도시에서의 도시민의 경험을 구조적 관점에서 이해 하려는 출발에서 기인한다. 즉, 사람들의 경험은 소로에서 걷으며 보게 되는 다 양한 상품과 작은 카페에서의 이야기 소리, 함께 찾은 이들과의 기억에서 형성된 다. 멋진 건축과 편리한 교통 그리고 넓은 길과 같은 기능적 측면은 모두 부차적 인 것에 불과하다. 또한 자동차 문화로 대변되는 빠른 것과도 상반된다. 빠르게 접근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편리함이 아닌 보다 맥락적이고 복잡한 경험에 기대 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경험은 디지털에 의해 더 이상 불편한 것이 아닌 새로 운 편리함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거리 모두 어떤 도시민의 경험적 특성 을 보이는지는 이 거리의 확장성과 변화 추이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림 2-4. 소로 중심의 상권의 확대 -

좌로부터 삼청동, 가로수길 출처: 서울특별시 관광 가이드북

그림 2-4.의 지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이 두 거리 모두 매우 빠른 속도로 확 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확장의 형태는 기존 거리의 확장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그 확장의 축이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지 않고 내부의 더 좁고 작은 거리 쪽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활성화 된 거리의 확장이 수직적, 수평적 거리의 방향을 따라 진행된 것과 달리 면(면)적으로 내부 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도시민의 경험적 측면을 시장이 빠르 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찾는 것이 어떤 것인지 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어느 장소에 어떤 경험이 있는지 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에 어려움을 가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의 이유 가 단순히 정보화 기기의 활용만으로 이루어 지지 않았음은 본 연구의 가장 기본 적인 출발인 맥락적 경험에 기반을 둘 때 당연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도시 건축 적 측면에서의 새로운 경험의 요구와 문화적 가치 그리고 소비 경제적 측면에서 의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 되어져야 한다.

일본의 경관학자인 신지(進士, 1997)는 이상적 도시환경을 위한 다섯 가지 조 건을 PVESM : physical, visual, ecological, social, mental 로 규정하 고 이들로 이루어진 개인의 도시 공간에서의 경험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부연하건데 앞서 얘기한 삼청동과 가로수길의 예가 전 도시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 사실은 아닐 것이며, 그 보다는 새로운 변화적 측면에서 이해되 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즉, 여전히 도시에서의 경험은 물리적이고, 시 각적이며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다양한 맥락을 함께 포함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구조적 모델에서 보다 주목해 온 건축적이고 물리적 인 환경에서 벗어난 가상적이고 정보적인 경험이 함께 이루어지는 변화에 있다.

물론 건축과 도시 개발적 측면 역시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연 구가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90년대 이후 도시에 관한 가장 중요한 저술 중

하나인 “Delirious New York”에서 Rem Koolhaas는 뉴욕의 맨해튼을 다양 한 건축적 변이 (Central Park, the Skyscraper) 와 이상을 추구했던 미완 성의 파편 (Rockefeller Center, the U.N. Building), 그리고 비 이상적인 현상들 (Radio City Music Hall)들을 통해 얻어지는 경험적 가치로 분석하고 이를 매우 다양한 이미지와 지도, 사진, 엽서, 수채화, 그리고 도면 등과 같은 일 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해석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과거의 구조적인 모델로서의 뉴 욕이 아닌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었다. 즉, 지금의 도시와 도시 이미지에 대한 도 시민의 경험은 이와 같이 한 장의 사진, 혹은 엽서에서 경험되고 이해되는 보다 개인적이고 구체적이며 이미지적인 해석적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해석적 접근은 과거와는 다른 도시 이미지 형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보다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해석에 기반을 둔 다양한 프 로그램적 접근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5. 도시의 구조적 접근과 이해 - Understanding,

출처: 송도 신도시 개발계획안, KPF

도시의 해석적 접근과 경험 : Exper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