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스마트 환경에서의 경험은 과거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동시적 경 험과 이야기의 소통을 가능하게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 3-34. 로자노 헴머(Rafael Lozano-Hemmer), ‘Solar Equation, The Light in Winter Festival’,
Melbourne, 2011. - 출처: http://technabob.com/blog/2010/06/07/so-lar-equation-melbourne-australia, Alexis Coudurier(좌) / http://www.fedsquare.com/
events/the-light-in-winter/history(우)
스마트 환경에서의 이야기 요소는 이러한 정치적 혹은 역사적 이야기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이미지와 연계되어 표현되기도 한다. 로자노 헴머(Rafael Lozano-Hemmer)의 또 다른 참여적 이벤트였던 호주 멜버른(Melbourne)에 서 펼쳐진 ‘Solar Equation, The Light in Winter Festival’에서는 태양의 1억 분의 1의 크기의 대형 풍선에 5개의 프로젝터에 의해 빛으로 완전하게 맵핑 이 되도록 연출하였다. 이 빛은 사람들과의 스마트폰을 사용한 상호작용을 통해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그에 따라 태양의 표면에서 볼 수 있는 난류, 불꽃, 흑점이 달라짐. 이 태양은 사람들과 호흡하는 한 절대 지지 않는다는 것에 의미를 공간적 경험으로 치환하고 있다. 이는 도시민의 비일상적인 이벤트이자 문화적 참여가 스마트 환경에서 어떻게 도시 공간에서 이미지로 형성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 는 사례가 되고 있다. 즉, 도시 공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사건과 역사 그 리고 이벤트와 문화적 경험은 이미 인류의 역사와 함께 있어온 장소가 가지는 의 미이자 경험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 환경이 제공하는 참여적 관점 그리고 전 세계를 아우르는 소통의 관계가 그러한 장소에서 일어나고 만들어지는
도시 공간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동시화하며 무엇보다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의 서사적 관점에서의 경험적 특징은 과거의 그것과는 매우 다 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즉, 과거의 서사적 관점에서의 공간적 경험은 대체로 특정한 이야기 요소를 공간에 삽입하거나 그것이 가지는 연속성에 근거하 여 공간에서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의 도시 공간에 서의 이야기는 과거의 그것에 비해 빠르게 만들어지고 공유되며 재생산되는 유기 체적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 환경이 제공하는 소통과 참여의 방식 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분명하거니와 지금의 도시 사용자의 변화에도 기인 하고 있다. 즉, 디지털 시대 이전의 대부분의 정보입수 방식이었던 서사적 기반 의 언어적 소통의 방식이 이미지의 선택적 재조합의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 이다. 이는 지금의 디지털 세대의 생각하는 근본적 방식의 변화와 함께 그것을 전 달하고 공유하는 스마트 환경에서의 도구의 제공으로 인해 급진적인 진화를 만들 어 내고 있다.
4. 도시 공간경험 특성의 변화
4-1 경험, 도시 공간의 경험
경제학자인 B. Joseph Pine II과 James H. Gilmore는 “경험경제로의 초 대”에서 기업이 제공하는 경험의 새로운 경제활동에 대하여 언급하며, 경험을 무 정형구조물이 아닌 서비스, 재화, 상품과 마찬가지로 실제 제공물로 정의하고 있 다. 오늘날의 서비스 경제에서 많은 기업들은 그들이 기존에 제공해오던 상품을 더 잘 판매하기 위해 경험으로 포장한다고 본 것이다. 그들은 경험을 정의하기 위 해 서비스와의 차별성 그리고 독립된 하나의 상품으로서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 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경험을 서비스와 함 께 생각한다. 그러나 재화와 용역이 다르듯이 경험은 서비스와는 다른 경제적 제 공물이다. 오늘날 소비자는 분명히 경험1을 원하고 보다 더 많은 기업 역시 경험 을 설계하고 홍보함으로써 소비자의 요구에 부흥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소 비하고 생산하는 것을 중심으로 경험디자인이라는 용어는 빠르게 활용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을 단순히 경제활동의 하나의 가치이거나 유 행처럼 지나가는 현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험에 대 한 중시는 우리의 삶의 모습 속에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본질적 가치의 전환이 불 러온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즉 2차 세계 대전 이후 자본주
1. 이들은 이러한 경제활동에서 주목하는 경험의 특성을 두 가지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첫 번 째 차원은 고객참여이다. 이 스펙트럼의 한끝에는 소극적인 참여가 위치하는데, 이를 통해 고객은 퍼포먼스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와 같은 참여는 교향악단 콘서트관객과 같은 사람을 포함한다. 이들 은 행사를 관찰자나 청취자로서 경험한다. 스펙트럼의 반대쪽에는 적극적인 참가가 위치하는데 이들은 경험을 창출하는 퍼포먼스나 행사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참가자의 유형으로는 스키어가 있다. 그러 나 스키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도 완전히 소극적인 참가자는 아니다. 단지 그 곳에 있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경 험하는 시각적 혹은 청각적 행사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차원은 고객과 행사 혹은 퍼포먼스를 연결하는 환경적 관계 즉 연관이다. 연관이라는 스펙트럼의 한 끝에는 흡수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몰입이 있다. 그랜드 스탠드에서 켄터키 더비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발 밑에서 혹은 앞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흡수할 수 있고 경기장 안에 서있는 사람은 자신을 둘러싸는 광경, 소리 그리고 향에 몰입될 수 있다. 물리학 강의를 들으면서 열심히 노트를 하는 것은 교과서를 읽는 것보다 더욱 흡수가 잘 된다. 많은 관객과, 큰 스크린, 그리고 스테레 오 사운드를 갖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집에서 비디오로 같은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몰입이 잘 된다.
의의 승리는 전 세계적 시스템으로서 삶의 형태를 바꾼 것이 사실이다. 그에 따 라 가장 기본적인 경제활동의 주된 환경인 도시의 형태와 그 속에서의 사람들의 생활과 경험의 터전은 빠르게 자본주의적 속성인 경제성의 논리 즉, 가장 효율적 인 기능적 공간으로 변모하여 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반대적 회귀 즉, 효율적 인 도시와 경제적 삶에 지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요구로서 도시에서의 경 험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벤야민(Walter Benjamin)2의 경험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도시의 경험을 이 해하는 가장 중요한 준거틀이 될 수 있다. 그는 아우라라는 개념을 통해 도시의 경험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유명한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도시라는 공적 공 간을 하나의 환등상으로 만드는 여러 가지 장치, 즉 아케이드, 박람회, 광고, 패 션, 건축물 등에 대해 언급한다. 예컨대 그는 1851년 런던엑스포의 수정궁에 대 해 이렇게 말한다. “전체가 마치 기적과 같아 사고력보다는 상상력을 더 크게 움 직이게 한다. 내가 이 공간의 광경을 어떤 동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단지 말의 신중한 절약 때문일 뿐이다.” 도시인문학자 홍준기는 이를 벤야민이 “진정한 경험”과 “규범화되고 변질되어 버린 일상적인 생활 속에 서 쌓여진 경험”을 구분해, 전자를 경험(Erfahrung), 후자를 체험(Erlebnis) 라 부른다고 인용하고 있다.3
즉 그의 견해에 따르면 경험은 순수한 상상 그리고 환경에 대한 반응에서 오는
2. 벤야민은 근대적 경험이 발생하고 발달되는 초기의 시기를 탐구한 문화연구가이다. 그는 근대성을 표징하 는 다양한 기호들의 문화적 의미를 찾아냄으로써 그 안에서 역사적 과정을 동시에 발견코자 하였다. 벤야민은 사물을 하나의 기호로서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또한 사회적 과정을 중개하는 언어적 기능을 담지하는 것 으로 간주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벤야민에게 사물들은 하나의 텍스트로서 경험되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 물들은 단순히 정보적인 파편들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를 조명하는 매체가 된다고 보았다. - 김응숙, “문화연 구와 일상경험의 세계 - 발터 벤야민의 매체개념과 수용에 관한 논의”, 한국언론학보, 제42-3호, 한국언론학 회, 1998, p. 68.
3. 홍준기, “발터 벤야민과 도시경험 - 벤야민의 도시인문학 방법론에 대한 고찰”, 라깡과 현대정신분석 제 12권 제1호, 한국라깡과현대정신분석학회, 2010, p. 177.
감성적 반응을 지칭하며, 일상적인 생활에서 다양한 자극과 이전의 기억 속에서 의 환경과 상황에 대한 대처를 포함한 경험적 체득을 체험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 이다. 이는 도시에 대한 경험적 사고에 있어 많은 의미를 가지게 된다. 벤야민이 아케이드를 통해 설명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도시에서의 많은 경험이 사회적, 상 황적 그리고 문화적 특성에 의해 규정되어 온 지금의 환경에 대한 비판이자 순수 한 감성으로서의 삶 속에서의 환경적 경험(Erfahrung)에 대한 향수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시를 이야기 할 때 경험과 체험의 구분이 단순히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 리는 사회라는 구성 속에서 단순히 순수한 감성만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 이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라는 가장 확고한 전 세계적 시스템 속에서 도시는 결 국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이 점에서 순수한 감 성적 발현인 경험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는 더 크게 나타나게 된다. 일상적인 삶을 경험하는 도시민에게 거리와 다양한 건축적 양식으로 이루어진 도시의 환경은 즐 길 거리가 아닌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터전이다.
이러한 진정한 경험과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쌓여진 경험으로서의 체험은 일반 적인 도시에서의 일상에서 극단적으로 구분되어 나타나게 된다. 회사와 집으로 이루어진 가장 기본적인 경제활동과 생활의 공간은 거리로 불리는 전이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단순히 이동하고 일하고 쉬는 목적 지향적 환 경으로 인지하며 생활하게 된다. 주말과 휴식의 시간은 그래서 이들에게 매우 중 요한 삶의 요소가 되고 있다. 일상의 삶에서 느끼지 못하는 감성적 경험을 위해 교 외로 그리고 도심의 휴식과 여가를 가능하게 하는 장소와 환경을 찾아 새로운 경 험을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 도심의 많은 카페테리아나 상점 그리고 음식점은 새 로운 경험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