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참여 거버넌스의 구축
현재 공공갈등의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에 반영되어 있고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는 참여적 의사결정은 참여 거버넌스의 구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향후 갈등 이 예상되거나 공론에 의한 공공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민관파트너십 에 의한 협력적 의사결정의 패턴을 개발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
참여 거버넌스의 구축은 일회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축된 새로운 의사결정방식이 적용상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문제점을 해결하여 보다 높 은 수준의 참여 거버넌스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건설행정이나 환경행정의 영역 등 공공갈등이 빈발하는 영역에 있어서 행정 의사결정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통하여 공중참여(PI: Public Involvement)를 실현 할 수 있는 제도적ㆍ환경적 여건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공공갈등의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은 어디까지나 일반규정에 불과하므로 각 개별 행정영역의 특수성 을 반영하는 행정절차규율을 참여 거버넌스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 요가 있다.
나. 시민사회의 활성화와 사회적 시민권의 구축
다양한 계급․계층과 집단 및 사적 결사체들로 이루어진 영역인 시민사회는 일반 적으로 국가권력에 압력을 행사하거나 정당성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역사적 으로 국가의 공식적인 정책결정과정에서 배제된 이해관계를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시키고 민주적 경쟁을 촉진시키며, 국가를 견제함으로써 민주 주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다원화와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국가 정책결정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시키고, 민주주의적 가치와 규범의 확립을 위 한 노력을 수행하는 시민사회 내 세력들의 자율성을 높이고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민사회 세력들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대안제시의 기능 외에도 시민들의 참여 를 고취하고 확대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시민사회운동 역시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 회의 진보적 운동세력은 다른 세력에 비해 여전히 사회적 신뢰도가 높으며 공공성 강화와 사회적 연대를 위한 그들의 노력도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이들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이들의 비판적 대안 제시를 건설적으로 수용하고, 각종 법규의 제․개정을 통해 이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활동 공간을 확대시키는 조치이다.
또한, 이와 아울러 개인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권리를 제도화하고 발 전시키는 것은 선진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필수 불가결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 자로 전락할 수 있는 구성원들을 사회적으로 포용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사회 불 평등이 확대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배제와 박탈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작금 의 현실에서 이로 인한 갈등을 제도화하고 국민통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구성 원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된 취약계층과 소수집단에 소속된 사람들 의 사회적 시민권을 국가가 나서서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다. 공화주의적 시민교육의 강화
사회전반에서 분열 양상이 확산되고 공동체에 대한 귀속의식과 공동체에 대한 헌 신 등의 미덕이 사라져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공 동체적 가치를 강조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선의 추구를 내용으로 하는 공화 주의적 가치관의 확산이 절실하다. 각종 교육제도와 홍보메커니즘을 활용하여 공화 주의적 덕성에 대한 강조와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존중 그리고 공동선을 위한 시민 적 의무 등에 대한 교육이 폭넓게 추진되어야 한다.
라. 갈등관리 전문 인력의 양성
현대 사회와 같이 다원화된 사회에서 갈등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인 식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처럼 만연한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체계적 노력이 당연 히 뒷받침되어야 한다. 갈등과 같이 복잡한 사회 문제를 전문적 식견과 방법론을 체
계적으로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의 양성은 긴급한 과제이며, 이들 전 문가 집단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마. 시민사회와 정부의 합리적 역할 분담
갈등관리시스템 정착을 위해 시민사회는 갈등관리에 필요한 사회적·문화적 인프 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신뢰사회 구축과 화해 문화의 창출은 정부주도 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시민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민운동은 합리적 의사소통을 기조로 하는 새로운 운동양식을 창출해 나갈 것이 기대된다. 비록 갈등관리시스템 구축은 정부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그 완성은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갈등관리시스템의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 부문에서의 변화 역시 절실히 요 구된다. 새로운 공공갈등 관리 절차로 도입될 참여적 의사결정과 갈등 조정 절차는 정책 결정에 있어서 이해당사자의 참여 폭을 획기적으로 확장시키는 조치다. 어떤 점에서 이러한 절차를 도입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행정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의미한 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직사회의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새로 운 절차가 제대로 정착되기 어렵다. 특히 그동안 시민의 정책결정 참여 요구를 수용 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해온 지나친 효율성의 논리, 법규 만능주의적 사고, 행정편의 주의 등은 불식되어야 한다. 또한 갈등 예방과 해결이 의미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는 개발사업 등의 추진에 있어서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탄강댐 갈등조정의 경우, 조정 절차에 의해 천변저류지와 축소된 홍수조절용 댐이 결론으로 도출된 후, 감사원의 감사 결과 댐 건설 계획 수립 과정에 부실한 자 료 등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다시 원점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재검 토하는 사태가 빚어졌음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공공사업 수행 과정의 투명성은 갈등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갈등해결 절차가 의미 있게 이루어질 수 있는 기 반이 된다.
치유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참여정부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 성과 또한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이제 갈등을 넘어서서 새로운 통 합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그리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향상시키기 위 해 남은 과제는 어쩌면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고사를 떠올릴 만큼 지난한 과정을 인 내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이어갈 다음 정부의 노력이 아닐까 한다.
< 별첨 >
Ⅰ. 공공기관의 갈등관리에 관한 법률(안)
제1장 총 칙
제1조(목적) 이 법은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역할․책무 및 절차 등을 정함으로써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통 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기본이념) 이 법은 공공기관과 국민 상호간에 대화와 타협 그리고 신 뢰회복을 통한 합의의 틀을 구축하고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갈등을 원 만하게 예방․해결함으로써 민주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갈등”이라 함은 공공기관이 법령 또는 자치법규(이하 “법령등”이 라 한다)를 제정 또는 개정하거나 구체적 사실에 관하여 법령등을 집행 하는 과정 또는 정책․사업계획을 수립하거나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 는 이해관계의 충돌을 말한다.
2. “공공기관”이라 함은 국가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그밖에 공공단체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을 말한다.
3. “공공정책등”이라 함은 공공기관의 장 및 제11조제4항의 규정에 의한 민간사업자(이하 “공공기관의 장등”이라 한다)가 행하는 법령등의 제 정 또는 개정 및 정책․사업계획을 말한다.
4. “갈등영향분석”이라 함은 공공정책등을 수립․추진함에 있어서 공공정
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을 말한다.
5. “갈등관리”라 함은 공공기관이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수 행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제4조(공공기관의 책무) ①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사회 전반의 갈등예방 및 해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하여 추진하여야 한 다.
②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갈등의 예방 및 해결과 관련된 법령등을 이 법 의 취지에 따라 정비하여야 한다.
③공공기관은 갈등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발굴하여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④공공기관은 소속 직원에 대하여 갈등의 예방과 해결능력 향상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갈등관리능력을 기관의 인사운영의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반영하여야 한다.
제5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갈등의 예방과 해결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 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제2장 갈등 예방 및 해결의 원칙
제6조(자율해결과 신뢰확보) ①공공기관의 장등과 이해관계자는 대화와 타협 으로 갈등을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여야 한다.
②공공기관의 장은 공공정책등을 수립․추진함에 있어서 이해관계자의 신뢰 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제7조(참여와 절차적 정의) 공공기관의 장은 공공정책등을 수립․추진함에 있 어서 이해관계자․일반시민 또는 전문가 등의 실질적인 참여와 절차적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