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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밝히지는 않았지만 여론조사에서 90년대 이후 국민들의 대다 수가 북한을 포용하고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그 러나 북한에 대한 구체적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조사 항목에서는 국민 들 사이에 시각차이가 발견된다. 즉 국민들 사이에 북한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북한의 변화여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그리고 북한의 전쟁도 발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며 북한이 아직도 대남 적화통일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보느냐 등에 대해서 견해차이가 있다. 이 시각차이 가 대북문제에 관한 우리 사회 내 의견대립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북한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 인식이 6:4 정도의 비율로 나타나

는데, 이는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된 김대중 정부 이후 현재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북한을 보는 기본적 시각이 어느 한 쪽으로 통일되지 못하고 6:4로 나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대북 접근방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소지가 많음을 말해 준다고 하겠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은 대체로 늘어나는 추세이나 1995년과 1998년의 경우는 변화를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국민이 거의 절반이었으 며 1994년, 1999년의 경우에도 부정하는 쪽이 거의 30%, 노무현 정부 에서는 약 40%의 국민이 변화를 부정했다. 따라서 국민이 북한의 변화 여부에 관해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비롯한 각종 남북한 간 회담을 수용하고 경제특 구를 설치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 은 수의 국민이 변화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그런 모습을 가식적 인 것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대북인 식에서 통시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의 하나가 배경변수와는 상관없이 약 30%의 국민이 항상 북한을 불신하고 경계의 눈초리로 보 고 있다는 점으로도 뒷받침된다.

북한에 대한 경계심은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에서 보 다 뚜렷이 나타난다.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 역시 시기별 로 약간의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그 어떤 문제에 대한 인식보다도 국민 의 시각이 양분되어 있다. 2003년의 조사에서도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 성에 대해 국민의 60.2%가 “크다”고 대답, 북한에 대한 의심이 상당수 국민 사이에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북한의 적화통일정책에 대한

인식과 유사하여 국민의 대북인식이 일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정책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민들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의 방향을 판 단하는 데 고려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달리 말하면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남북관계의 실제 모습에 대한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되었다고 인정한다면 북한의 적화통일정책에서도 변화가 있다고 인정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항목에서의 인식과는 달리 북한의 적화통일정책에 대한 인식에서 발견되는 특징은 국민들이 어느 시기이든 북한은 꾸준히 적 화통일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일관되게 인식하고 있으며 85~90%에 이르는 국민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올수록

“정책을 실행할 힘이 없다”는 생각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 정부에서도 북한이 적화통일을 원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국민이 여전히 85%에 이른다.

한편 북한에 대한 인식에서 성별, 연령, 학력, 소득수준, 거주지역 등에 상관없이 대체로 국민 대다수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 다. 그러나 미약한 수준이지만 배경변수별로 약간의 차이는 발견된다.

배경변수별로 나누어진 집단 간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연 령 또는 세대이다. 20~30대는 북한을 비교적 덜 적대적으로 보고 있고 북한의 변화를 더 많이 인정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정책 도 추진할 힘이 없다고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그 다음으로 영향을 주는 변수는 학력이다. 학력에서는 대재 이상의

고학력층이 20~30대와 마찬가지로 대북정책에 대해 대체로 전향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성별로 볼 때 여자는 남자에 비해 대체로 보수 적인 경향을 보였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북한을 경계대상 또는 적대대 상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으며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 적이다.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국민의 평가에 있어서는 한 해의 조 사결과를 놓고 보면 배경변수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1995년, 1998 년, 1999년, 2003년을 통시적으로 보면 성별이나 연령, 학력별 등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정책에 대해서도 배경변수와 상관없이 북한은 “적화통일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다. 다만 학력이 높을수록 북한이 “적화통일을 원하나 그럴만한 힘이 없다”고 평가하는 비율이 다소 높다.

배경변수별로 볼 때 특히 흥미로운 것은 지역별 차이이다. 북한 인식 과 관련된 모든 문항에서 서울과 경기도는 모집단과 유사한 인식을 보 여주고 있는 반면, 강원도와 전라도는 모집단과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인 다. 강원도는 북한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 북한의 적화통일 위협 및 전 쟁도발 가능성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전라도는 역대 정부를 막론하고 모든 항목에서 가장 전향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원도 의 보수성은 강원도가 북한과 가장 인접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것이지만 시기와 상관없이 모든 문항에 걸쳐 전라도 가 보이는 전향적 태도의 원인은 추후 규명되어야 할 과제이다.

결론적으로 대북정책에서의 우리 사회 내 갈등은 대북 안보를 확보

하는 가운데에서 대북 화해협력을 추구해야 하는 이중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뿌리깊은 대북 불신감을 가진 상당수의 국민들은 우선 적으로 대북안보를 강조하고 북한의 대남 혁명전략 포기 가능성에 대 해 회의적이다.

일반적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여론 분포는 남북한 간 사건발생 여부 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서해교전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국 민의 대북여론은 급속히 악화되고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 므로 정부가 전향적인 대북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따라서 남북관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대북 불신이 완화되어야만 한다. 북한의 변화를 가식적이고 표면적인 변화로 불신하 는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이 대남 전쟁도 발과 혁명전략을 포기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남북한 간 전 쟁을 방지할 수 있는 군사적 신뢰조치의 실행과 한반도 적화통일을 명 시한 북한 로동당 규약의 개정 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