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대북정책을 효과적으로 입안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외부환경과 상대방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내부의 정책 추진역량에 대한 평가 작업도 필요함. 여기 서 이와 관련한 내부역량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고자 하며, 이것은 손자병법 의 ‘지피지기(知彼知己)’에서 ‘지기(知己)’에 해당함.
가. 국민적 합의
○ 대북정책은 통일문제, 경협문제, 이산가족문제, 군사적 위협문제, 핵문제, 한미 동맹 등을 포함하는 복합 과제이므로, 관점과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여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조성이 매우 어려운 실정임.
○ 북한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거부하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자, 대북 포용 론자들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신남남갈등’ 현상이 발생함. 참고로, 원래 ‘남남갈등’은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자 전통적인
‘안보론자’가 이를 비판하여 발생한 이념 및 정책노선 갈등임.
- 예들 들면, 2008년 들어 6ㆍ15 남북공동선언(2000)과 10ㆍ4 남북정상선언1 (2007) 기념행사가 정부의 외면 속에서 이전 정부인사와 대북 포용론자만의 행사로 열렸음.
○ 아래 여론조사 결과는 대북정책의 각종 이슈에 대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보 여줌.2
- 상호주의 기조의 대북정책 추진 : 64% 지지(전년대비 6% 하락) vs. 지원을 통해 개방유도 24%(전년대비 2% 증가)
- 남북경협 상호 이익 : 51% 동의(2004년 54%, 2005년 50%, 2006년 40%, 2007년 48%) vs. 17% 반대
- 남북통일 : 반드시 통일 12% vs. 가급적 통일 55%
- 북한의 전쟁도발 : 가능성 있음 49% vs. 가능성 없음 15%
1 _ 「10ㆍ4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를 위한 선언」
2 _ 『중앙일보』, 국민의식조사, 2008년 9월,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
asp?Total_ID=3306177>.
상생ㆍ공영을 위한 신남북협력 추진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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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미군 : 주둔 희망 49% vs. 철수 동의 51%
○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대북경협 4원칙’은 ‘국민적 합의’와 ‘재정부담 능력’을 포함하며, 이것은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의미와 함께, 현재 ‘국민적 합의’
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음.
○ 대북정책 노선에 대하여 통상적으로 강경론 vs. 유화론, 또는 보수론 vs. 진보 론 등 양분법이 제시되나, 실제 아래 표와 같이 차별화된 4개 정책노선이 존재 하여 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임.
- 따라서 국민적 합의 조성활동은 4개 노선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어야 함.
<표 Ⅱ-2> 대북정책 4개 노선
붕괴론 방치론 전략적 포용론 관용적 포용론
북한관 •‘악의 축’ 국가
• 불량국가 • 문제국가 • 공존과 통일 대상
• 협상가능
• 민족론
• 포용의 대상 대북목표 • 체제붕괴
• 김정일 정권교체 • 정권교체 • 공존
• 북한변화 • 남북공존, 통일 정책수단
• 모든 정치군사적 수단
• 경제제재
• 봉쇄와 방치 • 대화와 압박 병행
• 교류협력
• 북ㆍ미대화와 수교
• 북한 포용
• 남북정상회담 북핵정책 • 6자회담 무용론
• 북한 핵무장 지속
• 6자회담 무용론
• 6자회담 활용
• 북한 비핵화
• 북ㆍ미수교
• 한반도 비핵지대화
○ ‘국민적 합의’는 대북정책의 입안, 추진과 성과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장애 요인임.
- 극복방안으로써 정치지도자의 대북정책 비전 제시, 정부의 홍보활동 강화, 국회의 대북정책 정쟁화 자제 등이 있음.
○ 이명박 정부가 임기 초에 제시한 ‘비핵·개방·3000 구상’은 포용정책과의 차별 화를 강조함으로써 ‘신남남갈등’의 배경이 되나, 7월 말 제시한 ‘상생과 공영의 정책’과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행복공동체 등 3개 공동체 개념으로 대북정 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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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신남북협력 추진환경과 역량
나. 정부의 정책역량
(1) 정책조정 체계와 역량
○ 이명박 신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법」을 개정(2008.2.29)하여 새로이 외교안 보정책조정회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등을 설치하였는바, 새로운 정책추진체 계는 각종 장점과 더불어 아래와 같은 문제점을 제기함.
- 동 개정은 지난 10년간 소위 ‘NSC 체제’의 폐단을 들어 동 체제를 폐지하 고, 김영삼 정부 시절의 정책조정체제로 복귀한 특징이 있음.
<표 Ⅱ-3> 통일외교정책 조정체제 변화
구체제 신체제
청와대
지휘체계 • 대통령-안보정책실장-수석-비서관 • 대통령-비서실장-수석-비서관 관리조정
체제
• NSC 상임위원회 (의장 : 통일부장관)
• NSC 사무처
•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의장 : 외교부장관)
• 수석비서관실 비서관실 • 전략기획, 정책조정, 정보관리실,
위기관리센터(4실) • 대외전략, 외교, 국방, 통일비서관실(4실)
○ 그 결과,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외교통일분야 추진체제가 대통령과 청와대 주 도의 적극적인 업무 추진체계이기보다는 부처 중심의 피동적인 상황관리체제라 는 지적이 있음.
- ① 과거 장관급 안보정책실장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였으나, 지금은 차 관급 외교안보수석이 비서실장 지휘하에 있어 정책 주도력이 약화되었고,
② 과거 기능 중심의 비서관실(전략기획, 정책조정, 정보관리 등)이 조정업무 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였으나, 현재 부처명 비서관실(외교, 통일, 국방 등)은 부처의 연락사무소 역할에 그치는 경향이 있음.
○ 한편, 이전 통일외교정책 전반이 청와대 또는 통일부의 주도로 지나치게 남북 관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는 비판이 많았으나, 새로운 외교통일정책 추진 체계 에서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하되 더욱 합리적인 집단결정체제를 유지함.
○ 외교부 중심의 통일외교정책 추진이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어 보편성이 증가 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남북관계 개선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그 특수성을 경시 한다는 지적도 있음.
상생ㆍ공영을 위한 신남북협력 추진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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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통일외교안보 인력
○ 우리의 통일외교정책 추진역량의 하나인 외교안보정책 개발인력을 중심으로 그 문제점을 제시함.
○ 1990년대 초ㆍ중반 국책연구기관의 외교안보통일정책 연구인력이 100명 수준 이었으나 2008년 85명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총 연구개발비(인건비 포함)도 100억 원에 불과한 수준임.
- 통일연구원과 세종연구소에서 각각 10명 이상 감소하고, 연구원의 처우 악 화로 중진 연구인력이 대거 대학으로 이동함.
<표 Ⅱ-4> 출연연구기관의 정책연구 인력과 예산
연구기관명(법적 성격) 총인원(명) 총예산(억 원) 박사연구 인력(명) 연구사업비 (인건비, 연구비, 억 원)*
외교안보연구원(정부기관) 79 120 15 11
통일연구원(정부출연) 68 77 29 40
국방연구원(정부출연) 152 255 23 19
세종연구소(민간) 48 70 17 27
총합계 347명 522억 원 84명 97억 원
주 : * 박사급 연구인력의 인건비와 연구관련 사업비만 계산.
○ 외교분야에서도 탈냉전 이후 외교업무가 폭증하였으나, 외교인력은 지난 10년 간 오히려 감소하여, 외교 수요와 공급 간 격차가 급증함.
- 외교부 인력은 1996년 1,712명에서 2005년 1,578명으로 감소하였으며, 2007 년에 100-200명 충원되었지만 인력부족은 해소되지 않고 있음.
○ 우리 외교인력은 우리와 국가 규모가 유사한 주변 중강국과 대부분 서구국가 보다 작으며, 심지어 전체 인구가 한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덴마크보다 작은 수준임.
○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이와 관련한 통일외교 업무가 과중하며, 또 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외의존도(75%)를 갖는 통상국가이므로 그만큼 통상외 교 업무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많기 때문에, 통일과 통상의 국가적 수요를 충족 시키기 위해 충분한 통일외교안보 인력의 확보가 긴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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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신남북협력 추진환경과 역량
○ 앞으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더욱 촉진하기 위한 정책개발, 6자회담의 확대와 실무회담의 상설 가동에 대한 준비, 북한의 핵폐기 기술 지원, 한반도와 동북 아 평화체제 촉진, 평화포럼 가동 등을 위한 전문인력도 부족한 실정임.
(3) 재정능력
○ 2008년 9월 통일부가 발표한 ‘10·4 선언 합의사업소요 재원 추계’ 자료에 명 시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 철도·도로 개보수, 개성공단 2단계 사업, 자 원개발, 농업협력 등 40여 개 항목을 이행하려면 재정과 민자를 포함해 14조 3,000억 원 가량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함.
- 향후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재원동원방안과 이에 대한 국민 적 동의 확보 방안이 동시에 해결되어야 할 것임.
○ 한편, 일부에서는 대북사업이 초기 투자비용은 많지만 남북관계 개선 효과와 미래의 경제적 이익을 감안한다면 수익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어, 이에 대한 전 문가적 판단이 추가로 필요함.
- 참고로,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4 합의에 따른 경협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최대 55조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 등 경제효과”가 있 다고 주장함.
○ 또한 북핵 해결과정에서도 북핵 폐기 지원, 경제에너지 지원, 경수로사업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이에 대한 예산확보가 긴요한 실정이나 이에 대한 국 민적 동의가 아직 충분치 않아 향후 북핵해결 과정에서 장애요인으로 발생할 소지가 있음.
- 참고로, 비핵화 촉진을 위해 대북 ‘협력적 위협감축(Cooperative Threat Reduction : CTR)’ 사업비, 경수로사업비를 위한 국제환경 조성을 위한 사 업비도 조성해야 함.3
3 _ CTR은 1991년 미국의 런-루가(Nunn-Lugar) 법안에 따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구 소련국가에 산재한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를 목적으로 해당국가와 협력 하에 추진한 비 확산 프로그램으로서 직접적인 핵폐기 지원뿐만 아니라 핵기술자의 전직 교육 및 민수용 과 학기술센터 건립을 지원하며, 한국도 참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