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문제해결이론적 접근

한반도 평화체제의 질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평화체제구축 을 위한 정책방향은 물론이고 당면현안들의 비중도 달리 평가될 것 은 자명하다. 각 패러다임내의 이론들은 단지 국제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제정치적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효용성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와 자유 주의는 특정관점 내에서 제기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소위 ‘문제해결이론’의 전형으로 간주된다.265) 이에 비해 265) 콕스는 모든 이론에는 두가지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각 목적에 따라 이론을 구분해보면, 특정한 관점 내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는 안내 자가 되는 것으로써 ‘문제해결이론’과 그것을 이론화한 과정에 대해 좀

구성주의는 ‘비판이론’적 성격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띠고 있다. 그러 나 구성주의 역시 구체적인 제도나 실천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이론적 성격도 동시에 가진다.266)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것 에는 현재 안보적 갈등이 존재하고 있으나, 협력을 통해 이를 극복해 야 한다는 의식이 내포되어있다. 여기서 문제해결이론적 접근의 중점 은 갈등상황의 협력상황으로의 전환에 두어진다. 따라서 과연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서 협력가능성은 있는지, 또 가능하다면 어떠한 방법으 로 협력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이론적 검토가 요구된다. 이론적 검토는 여러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여기서는 두가지 주 제, 즉 ‘안보와 협력의 조화’와 ‘양자적 내지 다자적 해결’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할 것이다. 전자는 협력가능성, 후자는 협력방법에 대한 논의를 위해 적절한 주제로 간주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두 주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갖는 어떠한 동북아지역 국 가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그 주제들은 이론세계에서도 논쟁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여있다. 3장에서 이미 암시되었듯이, 각 패러다임의 문제해결을 위한 기본적 행위논리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267) 첫째, 행 더 사변적으로 관점에 대한 관점을 확보하는 ‘비판이론’으로 대별된다.

‘비판이론’과 ‘문제해결이론’은 각각 역사주의적 접근과 실증주의적 접 근으로 특징지어진다. 이에 따르면, 실증주의를 지향하는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는 전형적인 문제해결이론이다. Robert W. Cox “Social Forces, States and World Orders: Beyond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 Neorealism and Its Critics, pp.207-209 & 244.

266) Emanuel Adler, "Seizing the Middle Ground: Constructivism in World Politics," p.334.

위결과에 대한 기대를 중심으로 특정 선호 또는 이익 추구의 합리적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결과주의의 논리(logic of consequentialism)’

이다. 이는 과학이론을 내세우는 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 이론의 논리 적 기반으로서 목적합리성을 지향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협력은 항 상 이익의 균형(equilibrium)을 의미한다. 둘째, 행위를 결정하는 정체 성 내지 규칙적 기반에 초점을 맞추는 ‘적합성의 논리(logic of appropriateness)’이다. 이는 주로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규범이나 규 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인간행위에 주목하며, 사회적 관계 또는 상호 이해과정의 합리성을 중시한다. 여기서 협력은 반드시 균형을 의미하 는 것이 아니며, 항상 변화하는 현실에 끊임없이 적응해나가는 과정 으로 이해된다.

가. 안보와 협력의 조화

김대중정부는 대북정책 3원칙에 ‘무력도발 불용’과 ‘남북간 화해협 력 적극 추진’을 포함시키고 정책추진기조의 첫째로 ‘안보와 화해·협 력의 병행추진’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안보와 협력의 병행’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미 1970년대 초 남북대화가 시작된 이래 남한 정부의 공식적 대북정책으로 자리잡아왔다. 냉전시기 안보와 협력의 병행은 적대적 관계의 국가들 사이에 긴장완화를 위한 현실적 대안 이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도 일차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거에 267) James G. March & Johan P. Olsen, Rediscovering Institutions: The Organizational Basis of Politics (N.Y.: Free Press, 1989); James G.

March & Johan P. Olsen, "The Institutional Dynamics of International Order," International Organization, Vol.52, No.4 (1998), pp.949-54 참조.

비해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자유주의적 발상이 상대적으로 강 하게 부각되며, 나아가 단순한 전쟁의 억제를 넘어서 넓은 의미의 협 력개념 아래 안보협력에 대한 기대가 함축되어 있다.

대북포용정책은 민주평화론의 태두인 도일(M. W. Doyle)이 권고 하는 비자유민주국가에 대한 자유민주국가의 바람직한 외교정책적 대안을 상기시킨다.268) 흔히 클린턴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자유주의, 특히 민주평화론을 이념적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269) 이는 오히려 대북포용정책에 더욱 적합한 표현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대 북포용정책을 둘러싼 국내여론의 격렬한 찬반논란은 비자유주의국가 에 대한 관용적 외교정책의 성패가 국내정치에 달려있다는 도일의 주장270)의 타당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그러나 도일이 제시한 외교적 덕목 내지 처방은 근본적으로 전쟁의 위험을 낮추고 협력을 추구하 면, 언젠가는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과 국제정치사적 통찰력에 기초하는 것일 뿐, 그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안보와 협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과작용을 일으키는가에 대해서 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268) 도일의 권고는 크게 3가지이다. 즉 ① 비자유주의 국가들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자유주의 원칙을 적용할 것, ② 안보와 생존을 위한 현실주 의의 신중함(prudence)을 참고하여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비자유 주의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상호의존을 제고할 것, ③ 자유주의 의 원칙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또 장기적인 이익의 관점에서 비자유주의 국가와 상호 호혜적인 타협을 이룰 것이다. Michael W.

Doyle, "Kant. Liberal Legacies, and Foreign Affairs," pp.48-53.

269) 머시하이머는 클리턴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신윌슨적 시각(neo-Wilsonian view)’이라고 지칭한다. John J. Mearsheimer, "The False Promise of International Institutions," p.5; 클린턴 미대통령은 1994년 연두교서에서 민주화를 자신의 외교정책에서 ‘제3의 기둥’이라고 불렀다. John M. Owen,

"How Liberalism Produces Democratic Peace," Debating the Democratic Peace, p.116에서 재인용.

270) ibid, p.54.

안보와 협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결과주의의 논리’를 전개하는 합 리주의자들은 대체로 두가지 경쟁적 견해를 표방한다. 현실주의자들 은 협력을 기본적으로 안보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는 반면, 신자유주의자들은 안보문제 역시 협력의 대상으로 본다. 이런 차이는 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 이론의 출발점이 각각 갈등과 협력에 편향되 어 있는 데에 기인한다. 양이론은 그러한 본질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정범위 내에서나마 안보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 나 이는 상황조건, 예컨대 국가간 역학구조, 군사전략 및 기술, 국제 제도화의 수준, 국가체제의 동질성 여부 등에 따라 가변적이다.

안보와 협력에 대한 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경쟁적 논점을 간략 하게 요약하면, 현실주의의 기본입장은 타국의 미래 의도와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국가의 관심이 안보와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인 능력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271) 여기서 두가지 결론 이 도출된다. 첫째, 국가는 항상 타국과의 상대적 능력차이에 관심을 쏟기 때문에 항상 상대적 이득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둘째, 협력은 기본적으로 갈등의 부수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현실주의 는 안보협력의 대표적 사례인 동맹도 생존을 위한 잠정적 행위로 본 다. 또한 적대국과의 협력도 전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 만, 드물며 기껏해야 이차적 중요성을 갖는 분야에 제한될 수밖에 없 다고 주장한다.272)

현실주의내에서도 저비스, 글레저와 같은 방어적 현실주의자나 수 271) J. M. Grieco, "Anarchy and The Limits of Cooperation: A Realist

Critique of The Newest Liberal Institutionalism," p.128

272) 왈츠는 경우에 따라 적대국과 군비통제와 같은 안보협력도 가능할 수 있지만, 자구적 국가체계에서 국가의 기본적 행위준칙을 무시하는 협 력은 생각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K. N. Waltz,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pp.115-16.

정 신현실주의자들은 국제협력의 가능성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시각 을 가진다. 특히 저비스는 현실주의의 기본입장에서 벗어나 무정부상 태와 안보딜레마가 반드시 갈등을 부추기는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하 지 않으며, 오히려 안보딜레마가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국가의 안보능력 증대는 타국의 안보능력의 확충을 유발함으로 써 결과적으로 상호 비용만 증대시키기 때문에 공격적인 안보능력 증대보다 방어적인 조치를 선호함으로써 안보협력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273) 요컨대 안보능력 확대의 비효용성이 문제이다. 경제능력 의 확대를 위한 정책은 부의 증대와 직접 연결되지만, 안보능력 확대 를 위해 요구되는 군비증강은 오히려 부의 감소를 야기한다. 따라서 안보능력의 경쟁적 확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274) 그렇지 만 이들도 안보문제와 경제문제에 있어서 갈등과 협력의 성립방식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275) 경제문제와 달리 안보문제 에 있어서는 협력을 통한 타국의 상대적 이득 증대가 생존과 관련한 즉각적이고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안보문제에 서 불확실성은 경제문제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호불신을 증폭 시키기 쉽기 때문에 협력보다는 갈등이 더욱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273) 저비스는 안보레짐이 성립할 수 있는 조건으로서 크게 4가지를 열거한 다. ① 강대국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② 국가들은 서로간에 안보협력 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③ 특히 정치지도자의 신념이 중요하다. ④ 개별적 안보능력 증대에는 비용이 높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Robert Jervis, "Security Regimes," International Regimes, pp.176-78 참조.

274) Charles L. Glaser, "Realists as Optimists: Cooperation as Self-Help,"

The Perils of Anarchy, p.400 참조.

275) Robert Jervis, "Security regimes," International Regimes, pp.174-75;

Charles Lipson, "International Cooperation in Economic and Security Affairs," Neorealism and Neoliberalism, pp.70-76 참조.

Dokumen terka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