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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통일정책 거버넌스: 정책 및 행위자

북한의 통일정책을 보면 북한이 교류협력에 임하는 태도가 남한과 근본 적인 차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바탕으로 기능주 의식 통일방안을 추구하는 남한은 북한과의 접촉을 최대화하려고 하는 반 면, 정치적 협상을 통해 통일을 이룬 후 남북간의 이질성을 차차 해소해 나간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북한은 교류협력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거 나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거버넌스 실태 평가는 자율성, 전문성, 참여성, 네트워 크, 분권화, 효과와 효율성 등 여섯 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러 나 이러한 지표들을 북한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북한의 체제 특성상 각 행위자들의 실체에 관한 구체적인 파악과 정확한 인식, 이해가 미흡한 정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당-국가지 배체제인 북한에서는 노동당이 국가권력을 절대 독점하여 초헌법적인 지위 에 있으며 모든 국가 활동에 대한 당적 영도를 헌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바, 거버넌스의 요체인 자체조직화와 국가로부터의 자율성이 원천적으로 제한 되기 때문에 거버넌스 실태 평가를 위한 일반적인 지표를 북한에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여섯 가지 지표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원용하여 북한의 대남·통 일정책 거버넌스 행위자의 특성에 관해 논하기로 한다.

□ 행위주체의 자율성 부재 및 타율적 참여

거버넌스는 자체조직화, 국가로부터의 상당한 자율성, 그리고 적극적·능 동적인 참여성 등을 상정한다. 거버넌스 행위자는 타의, 또는 외부의 영향력 에 의해서 타율적으로 조직화되기보다는 자체의 문제의식 내지 이해와 관

련한 필요성 등에 따라 조직화되며 국가로부터의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하 고, 또한 적극적·능동적으로 자체와 관련되는 공적인 정책과정(의제설정, 정책분석·결정·집행·평가)에 개입,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통일정책 거버넌스 행위주체’(행위주체)들에게 있어서는 자체 조직화와 국가로부터의 자율성이 거의 구현되지 못하고 있으며 정책과정에 의 참여도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북한의 당·국가기구는 물론 근로단체와 사회단체, 대남통일사업 민간기구·단체 등 모든 조직은 당의 의지와 필요성 에 따라 조직되며 해외교포조직의 결성까지도 당의 의지와 영향력을 배제 하지 못한다. 또한 의제설정에서부터 정책평가에 이르는 일련의 정책과정 에서 북한의 행위주체들은 자율적이기보다는 타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 며 결정권을 행사하기보다는 참여하는 데에 의의를 둔다. 또한 당으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은 일부 소수의 행위주체들은 적극적·능동적으로 정 책과정에 참여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행위주체들은 제한적으로 정책 과정에 참여한다. 이와 같이 북한의 행위주체들은 대남·통일정책과정에서 자율성 및 참여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는 바, 실제에 있어 당국차원의 남북교류는 물론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에서도 사실상 북한당국이 행위주체 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는 당국의 신임 아래 권한을 위임받은 일부 대남 통일사업 민간기구·단체가 대행하고 있다.

☐ 전문성 있는 행위주체의 참여 확대

행위주체들이 정책과정에 참여하는데 있어 제약을 당하기는 하지만 정책 집행과정에서는 전문성 있는 행위주체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점차 확 대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북한의 각 행위주체들이 자체의 전문성 을 고려하여 남북공동행사 및 분야별 남북교류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음 을 말한다. 사실상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 공동행사와 민간차원의 남북 사회·문화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북측 행위주체들의 참여폭이 확대 되었으며, 분야에 따라서는 행위주체들의 자율성이 눈에 띄게 확대된 사례 도 있다.

□ 소수 정예 행위주체들의 역할 중복

북한의 대남·통일정책 거버넌스 행위자로 당·국가기구를 비롯하여 많은

기구·단체들을 열거할 수는 있으나 실제에 있어 대남·통일정책과정에 참여 하는 행위주체들은 일부 소수에 지나지 않으며 이들의 역할은 중복적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당이 모든 국가 활동을 장악하며, 이를 위해 당은 소수의 정예 당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당-국가지배체제, 곧 당에 의한 일원적 국가지도는 권력기구들의 피라미드형 구조에 있어서 정상에 위치한 인적 구성의 일치, 국가기관 및 외곽조직 내지 대중매체의 활동적 성원 중에서 차지하는 당원 비율의 압도적 우세 등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21

북한의 대남사업은 궁극적으로 통일전선 형성을 의도하여 모색, 추진되 므로 남북교류를 비롯한 북한의 대남사업은 당 산하기구인 통전부의 지도, 통제 아래 놓인다. 또한 사실상 대남사업 관련 기구·단체의 주요 간부들은 대부분이 통전부 간부를 겸임하고 있거나 재임한 바 있다. 이들은 여러 개의 직함을 가지고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기구·단체들을 오 가며 임무를 수행하는 등 소수 정예의 행위주체로서 활동하고 있다.

□ 행위주체들의 경직된 수직적 상호연계

바람직한 거버넌스는 자율성과 전문성이 확보된 행위주체들이 적극적·능 동적으로 참여하며 상호 협력·보완적인 수평적 연계를 이루고 효과와 효율 성 제고를 도모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의 행위주체들은 상호 협력·보 완성은 있으나 수평적 연계이기보다는 수직적 연계를 이루고 있으며 융통 성이 부족한 경직된 상태이다. 이러한 실태 역시 기본적으로 국가 활동에 대한 당적 영도에 근원이 있으며 정책과정이 중앙집권적이라는 데에서 비 롯된다. 행위주체들의 수직적 상호연계는 노동당과 여타 행위주체들 사이 에서뿐만 아니라, 각 기구·단체 내부의 중앙과 하부조직 사이에서도 마찬가 지이다. 또한 대남 통일사업 민간기구·단체들과 여타 대남사업 관련 행위주 체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러하다. 행위주체들 간의 실질적인 분권화가 구현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 행위주체들의 수직적 연계는 이들의 대남·통 일 관련 활동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북한의 행위주체들은 당으로부터 받 은 동일한 행동 목표(목적)를 가지고 유사한 방식으로 유사한 내용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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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