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불안의 항변권과 사정변경의 원칙의 이론적 정합 여부 28

Dalam dokumen 불안의 항변권의 연구 - S-Space (Halaman 41-47)

사정변경의 원칙은 계약의 기초가 된 객관적인 사정이 사후적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원래의 계약내용을 관철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점을 들어 계약의 내용을 수정․변경하는 것이다. 潮見의 견해에서 보듯 이, 불안의 항변권의 이론적 근거로서 사정변경의 원칙을 드는 학설은 다음과 같은 명제를 전제로 한다.

① 쌍무계약에서 선이행의무자는 상대방이 반대급부를 불이행 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선이행의무를 부담한 것이다.

따라서 반대급부가 이행되지 않을 위험이 있음을 들어 자신의 선이행의 무의 이행을 정지하는 것은 당초 당사자가 합의한 계약의 내용을 수정 또는 변경하는 것이다.

② 선이행권리자가 반대급부를 이행할 것이라는 점은 계약성립 의 기초가 되는 객관적인 사정에 해당하고, 그것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 가 있는 때에도 계약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강제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먼저 ① 명제에 관하여 본다. 쌍무계약에 있어서 동시이행의 항변 권이 각 당사자가 상대방으로부터 반대급부를 확실히 이행받기 위한 단 순하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강력한 담보임은 再論을 요하지 않는 다. 또한 선이행의무자는, 그 이유는 매우 다양할 것이나, 그러한 담보를 포기할 것을 스스로 선택한 이상 그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당연하 다. 그리고 불안의 항변권의 이론적 근거를 사정변경의 원칙에 두는 견 해는, 이렇듯 선이행의무자가 동시이행관계가 아닌 선후이행관계를 선택 한 것을 곧 상대방으로부터 반대급부의 이행을 받지 못할 위험을 인수한

것과 동일하게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선이행의무자가 자신의 권리에 대한 담보를 포기하였다고 하여도 쌍무계약인 이상 선이행의무와 반대급부는 서로 ‘받기 위하여 주는’ 관계에 있는 점, 그렇기 때문에 반대급부가 불능에 이르거나 상 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 선이행의무의 이행 이전에 종국적으로 명확하여졌다면 선이행의무 또한 이행되어서는 안 되는 점은 동시이행관 계에 있어서와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그러한 급부 간의 견련성이 계약 관계의 대전제를 이루고 있는 이상 선이행의무자가 상대방보다 먼저 자 신의 의무를 이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계약체결 당시 의 제반 사정―예를 들어 선이행의무자가 반대급부의 이행이 곤란할 사 유를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는지 여부 및 그러한 사정이 계약의 세부조건에 반영된 경위와 영향을 미친 정도 등―에 비추어 특정한 이행 곤란사유로 인한 위험을 인수하였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는 불안의 항변권의 소극 요건이다), 그 자체로 선이행의무자가 곧바로 반대급부불이행의 위험을 인수하였다고 간주하는 것은 선이행의무자의 의사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불안의 항변권은 각 급부를 대가관계에 있는 것으로 정한 당사자의 합의를 근거로 하여, 상대방의 반대급부가 불능이 되면 이미 이행한 선이행의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대급부 에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존재한다면 자신의 이행을 정지할 수 있음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그리고 쌍무계약을 체 결하면서 선이행의무자가 향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도 민법 제536조 제2항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불안의 항변권 을 포기하겠다는 명시적인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인 경 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② 명제에 관하여 보면, 어떤 계약에서 상대방의 채무가 불이행될 위험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채무의 본질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다고 하여 이를 계약의 기초를 이루는 사정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동시이행관 계의 쌍무계약에서 일방당사자의 채무가 재산상태의 악화, 목적물의 멸 실 등 각종 사유로 인하여 지체 또는 불능에 빠진다고 하여도, 이에 대 하여 “계약의 기초를 이루는 객관적인 사정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상대 방의 반대급부를 그대로 강제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라고 이론을 구성하는 학설은 발견하기 어렵다. 단지 그 원인과 귀책사유의 존부 등 에 따라 채무불이행 또는 위험부담, 그리고 그에 뒤이은 계약해제, 손해 배상, 부당이득 등의 적용 여부만이 문제될 뿐이다. 그렇다면 선후이행 관계의 쌍무계약에서 상대방의 반대급부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또한, 동시이행관계에서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작동하는 국면과 마찬가지로 선이행의무자의 권리에 내재하여 있던 위험이 현실화 함에 따라 불안의 항변권이라는 이행거절권능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에 대하여 사정변경의 법칙을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민법 제536조 제2항이 정하는 불안의 항변권의 이론적 근거로 사정변경의 원칙을 드는 것은 그 이론적 정합성에 상당한 문제점 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3)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본 판례의 태도

판례가 불안의 항변권의 이론적 근거로서 문면상으로는 ‘사정변 경의 원칙’ 또는 ‘공평과 신의칙’을 들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선이행의무자에게 불안의 항변권을 인정한 판례의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살펴보면 과연 불안의 항변권의 이론적 근거로서 사정변경의 원

칙을 전제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우선, 아래와 같이 다수의 대법원 판결은 계약체결 전부터 이미 존재하여 온 사정이더라도 그로 인하여 상대방의 반대급부 이행이 곤란 할 현저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선이행의무자에게 불안의 항변권을 인 정하고 있다.

① 대법원 1974. 6. 11. 선고 73다1632 판결

등기명의인이 매도인이 아니라 제3자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 산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매수인이 이를 발견하고 선이행의무인 중 도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매매계약 당시 매도 인이 제3자가 등기명의인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매매목적물이 제3 자 소유명의로 등기되어 있는 사유를 설명하고, 사실은 자기가 적법한 처분권자임을 인정할만한 자료를 제시하는 등 원고로 하여금 장차의 소 유권취득에 대하여는 불안감을 가짐이 없이 나머지 대금의 지급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 하지 아니하고서는, 비록 선행의무에 해 당하는 중도금지급의무라 하더라도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라고 판 시하였다.56)

②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중고자동차 매매시장 용지인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매매계약 당시의 도시계획에 따르면 매매목적토지에 중고자동차 매매시 장을 설치할 수 없었던 사안에서, 대법원은 매수인이 “그 목적 달성에 장해가 되는 법적 규제가 해소된 날까지는 대금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56) 대법원은 당해 판결에서 민법 제588조에 따른 매수인의 대금지급거절권을 이유로 중도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주로 판단하고 있다. 그 러나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매수인의 대금지급거절권을 인정함과 아울러

“민법 제536조 제2항의 규정취지 또한 그러하다.”라고 판시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불안의 항변권과 매수인의 대금지급거절권이 경합하여 발생할 수 있음을 판례가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이상, 당해 판결에서의 대법원 의 판시는 불안의 항변권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판시하였다.

③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다13754, 13761 판결

매매계약 당시 매매목적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등기와 소유 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어 있었던 사안에서, 대법원은 “매도인은 이와 같은 등기를 말소하여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 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상 선이행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그 와 대가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아니하였지 만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민법 제536조 제2항 및 신의칙에 의하여 그 당사자에게 반대급부의 이행이 확실하여 질 때까 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처분금지가처분등기와 소유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어 있었 던 사실을 매매계약 당시 매수인이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별도 로 판단하지 않았다.57)

이렇듯 대법원은 다수의 판결에서 계약체결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 고 있었던 사정이더라도 그것이 선이행의무자가 상대방으로부터 이행을 받기 곤란할 현저한 사유에 해당한다면 그러한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선 이행의무자는 자신의 의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 다.58) 그런데 앞서 본 독일민법 제2초안의 의사록이 지적한 바와 같이, 계약 당시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사정에 관한 당사자의 인식 문제는 본 질적으로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을 뿐이고 사정 변경의 원칙이 적용되는 영역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불안의 항변권의 이론적 근거를 사정변경의 원칙에 두는 견해와 부합하

57) 매수인이 계약체결 당시 이행곤란사유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또는 인지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반드시 불안의 항변권의 발생 여부가 좌우되는 것은 아 니다. 이에 관하여는 제4장 제3절 3.항에서 본다.

58) 김동훈, “불안의 항변권의 의의”, 민사법학 제17호, 한국사법행정학회, 1999[이하 ‘김동훈(1999-1)’], 343면

Dalam dokumen 불안의 항변권의 연구 - S-Space (Halaman 4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