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적 신체 의식
Miller et al.(1981)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사적인 측면과 공적 인 또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각각 달리 의식하고 평가한다고 보고, 신체 의식의 3가지 하위 요인으로 비 평가적인 개념인 사적 신체 의식 (Private body consciousness)과 공적 신체 의식(Public body consciousness), 그리고 평가적인 개념으로 신체 유능감(Body competence)을 도출하였다. 사적 신체 의식은 신체의 내부적인 상태와 감각에 대해 민감하게 인식하고 느끼는 정도를 일컫는 반면, 공적 신체 의식은 신체의 외관이 보기 좋게 잘 가꾸어져 있는지에 집중함으로써 피 부, 헤어스타일, 얼굴 표정, 손, 몸매, 자세 등을 중시하고 신경 쓰는 정 도를 나타낸다. 신체 유능감이란 본인의 신체 사이즈나 협응력 및 민첩 한 활동력 등, 신체의 수행 기능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정도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공적 신체 의식이 더 높았고 이러한 공적 신체 의식 이 높은 여성일수록 그들의 외모에 대해 더 많이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 났으며 화장 행동에 더 많이 관여하여, 남성에 비해 사회적인 객체 (social objects)로서 보다 더 자기를 인식하고 사회적 자아(social self) 로서 행동하는 당대의 성 역할의 사회화를 반영하였다. 여성들은 또한 속도, 힘, 협응력 등의 신체의 기능에 대한 평가를 가리키는 신체유능감
을 중시하지 않았다(Miller et al., 1981).
이로 비추어 보았을 때, 미용 목적의 체형 성형을 경험한 젊은 여성들 의 경우 성형하지 않은 여성들보다도 공적 신체 의식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신체의 기능보다도 외관을 중시하는 이들의 경향은 보다 더 적극적인 외모관리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그것이 다른 관리 행동으로는 해결되지 못해 지속해 왔던 특정 신체 이 미지 불만족과 맞물릴 경우 체형 성형을 감행하게 하는 하나의 기제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2) 신체 존중감
Franzoi & Shields(1984)가 개념화한 바에 의하면 신체 존중감(Body esteem)이란 체중, 신체적 정력, 성적 매력 등을 포괄하는 몸에 관련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측면(aspects of body like waist, weight, physical stamina, sexual activities)이다. 그중 여성의 신체 존중감은
‘성적 매력(Sexual Attractiveness)’, ‘체중 관심(Weight Concern)’, 그리 고 ‘신체적 상태(Physical Condition)’의 세 가지의 주요 하위 요인으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여성은 화장으로 변경시킬 수 있는 얼굴 부위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섭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 얼굴 이외의 전신 즉 외모 전반에 관하여 전반적으로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개념은 신체 존중감에 대한 성별 차이와 개인적인 느낌만을 제시하 는 데 그쳤다.
이에 Mendelson, B. K. et al.(2001)은 개인의 몸 또는 외모에 대한 자 기 평가에 있어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타인으로부터의 평가 또한 포함 시킴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그가 개발한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신체 존중감 척도(Body Esteem Scale for Adolescents and Adults; BESAA)’는 앞서 살펴본 Franzoi & Shields(1984)의 개념과 함 께 신체 이미지 연구에서 널리 쓰인다. 이는 세 가지 하위 요인인 ‘외모 (Appearance)’, ‘체중(Weight)’, 그리고 ‘귀인(Attribution)’으로 구성된다.
‘외모’는 외모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체중’은 체중 만족도를, 그리고
‘귀인’은 개인의 몸과 외모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가리킨다. 여성은 외모 와 체중 요인의 신체 존중감이 더 낮았고, 특히 외모 요인은 자존감을 예측했으며 체중 요인은 여성에게만 유의했다(Mendelson, B. K. et al., 2001). 즉 여성들은 체중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이상적인 체중에 부합한 다고 느끼지 못할 경우 체중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으며 낮은 외모 만족 도는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체중 불만 족이 높을수록 낮은 자존감을 보인 Franzoi & Shields(1984)의 분석과도 상응한다.
김완석(2007)은 신체 존중감의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측면을 반영하 여 체형, 즉 외모 영역인 ‘외모 존중감’과 ‘체중 존중감’, 그리고 건강 영 역인 ‘체기능 존중감’의 세 가지 하위 요인으로 구성된 ‘전반적 신체 존 중감 척도(KOBES: Korean Overall Body Esteem Scale)를 개발한 바 있 다. ‘외모 존중감(Appearance)’은 본인의 외모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인 평가와 만족감 및 수치심의 정도를, ‘체중 존중감(Weight)’은 본인의 체 중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평가와 감정을, 그리고 ‘체기능 존중 감(Function)’은 체력이나 건강에 대한 자기 및 사회적인 인식과 평가를 일컫는다. 남녀 모두에게 신체 존중감은 자존감과 주관적 행복 및 섭식 행동과 상관이 있었으나, 여성의 체기능 존중감은 외모 및 체중 존중감 과 상관이 없어, 젊은 여성들의 경우 신체 기능에 대한 주관적 감각과 평가보다도 외관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난 Miller et al(1981)의 공적 신체 의식, 그리고 여성들이 지닌 외모와 체중에 높은 관심과 자존감과 의 상관을 나타낸 신체 존중감의 개념(Franzoi & Shields, 1984;
Mendelson, B. K. et al., 2001)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종합하면, 젊은 여성에게 신체 존중감이란 신체가 전반적으로 비춰 보 이는 외모와 체중 자체에 대한 자가 인식 및 사회적 평가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러나 외모와 체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는 체형 성형의 실천과는 달리 이들이 성형한 뒤의 현재 시점에서도 그러한 성향이 지속되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고찰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시 말해 앞서 살펴보았듯이 마르거나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본인의 기준점으로 별도로 추구하면서, 체형 성형 이외에 현재 운동이나 식이 등의 체형관리행동을 실천에는 외관에 대한 중시와 더불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의 추구 혜택 또한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 또한 입증해 보아 야 할 것이다.
3) 객체화된 신체 의식
McKinley & Hyde(1996)가 개념화한 ‘객체화된 신체 의식(Objectified body consciousness)’은 여성의 신체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다는 여 성주의 이론에 입각하여, 문화적인 미적 기준으로부터 영향 받아 나타나 는 여성의 신체적 경험에 대해 설명한다. 이는 자신의 신체에 과도하게 마른, 즉 달성 불가능한 문화적인 신체 표준을 내면화하면서 이를 자기 자신의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갖게 되는 현상으로, 그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객체화된 신체 의식 척 도(Objectified body consciousness Scale; OBCS)가 개발되었다(김완석 외, 2007). McKinley & Hyde(1996)가 밝힌, 미국의 청년 및 중년 여성 들을 대상으로 도출된 각 8개씩 24개 항목으로 구성된 3개 하위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체 감시’란 관찰자의 관점에서 신체의 습관적인 모니터링 및 내면화된 문화적 표준과의 비교(surveillance; viewing one’s body as an outside observer)로, 외모에 대한 다른 사람과의 비교나 외모의 신체적 기능보다는 외관을 중시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둘째, ‘신체 수치심’이란 내면화된 문화적 미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나타나는 수치심(body shame; feeling shame when the body does not conform)으로, 외모 자체 및 외모관리행동에 있어서의 부끄러움, 의구심, 강박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수반한다.
셋째, ‘외모 통제 신념’이란 자신의 외모에 책임이 있고 충분한 노력으 로 문화적 기준에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이나 견해(appearance control
belief; believing one’s appearance can be controlled)로, 문화적 미적 기준의 내면화를 통한 신체에 대한 책임감, 외모를 발전시키면서 겪게 되는 긍정적인 자기 효능감으로 나타난다.
그에 따르면 신체 감시와 신체 수치심은 신체 존중감(Franzoi &
Shields, 1987)과 음의 상관을, 외모 통제 신념은 젊은 여성의 신체 존 중감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외모 통제 신념은 모든 연령대에 서 제한된 섭식의 빈도와 관련되었고, 세 하위 요인 모두 섭식 장애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외부에서 제시되는 문화적으로 미적인 기준 을 자신의 신체와 비교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혹 은 그러한 기준에 달성하기 위한 외모관리행동을 수행할 때 있어 부정적 인 감정이 동반될 경우, 몸 전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는 것과 연관되 는 한편, 식단 관리 등 외모 개선 노력을 통해 해당 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몸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국내 표본을 대상으로 그 적용 가능성을 고찰한 김완석 외(2007)에 의하면, 신체 감시와 신체 수치심은 신체 존중감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 여 원문과 일치하였다. 신체 감시와 신체 수치심은 또한 외모관리행동 의도에 대한 예언력도 나타내어, 두 가지 신체 의식은 문화적 미적 기준 에 달성하기 위한 노력 행동들의 주된 작동 기제로 발휘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남성에 비해 여성의 객체화된 신체 의식의 수준이 높 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외모 통제 신념은 신체 감시 및 신체 수치심 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타당도 또한 낮게 나타났다.
여성의 높은 객체화된 신체 의식은 한국 사회에 편재한 미적 기준이 성별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하고 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바, 이는 한국여성정잭연구원(2019)이 외모 관련 성 불평등을 지적한 바와도 상 통한다. 아울러 노력을 통해 이상적인 외모 기준에 적합하게 될 수 있다 고 믿는 것은 신체 비교나 신체와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과는 별도로 작 동될 수 있는 바, 동시대 한국의 성인 남녀들이 우리 사회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장미와 김주덕, 2014)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