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모관리행동의 개념과 특성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의복과 외모에 관한 가시적 행동 및 그 의미를 탐구한 Kaiser, S. B.(1997)에 따르면 외모관리행동이란 의류 품목의 구 매 및 착용으로 이어지는 모든 활동과 사고 및 신체 변형 과정으로, 개 인의 외모 관련 관심, 계획, 조직, 결정 및 행동이 포함된다(Johnson et al., 2007). 즉 개인은 사회적 기준을 내면화하여 자신의 신체를 평가하 고 이상적인 신체 모습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체중조절, 화장, 성형 수술, 피부관리, 의복 등의 행동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향상시키도 록 동기화된다(Kim, 2003). 이는 행동과학 및 행동심리학 분야에서 널리 연구하듯이, 의복 행동을 포함한 외모관리행동이라는 인간의 활동에는
당사자의 생각과 감정 등의 기제가 작동함을 통찰한 것으로, 미용 성형 에 있어 개인의 신체 이미지 불만족과 외모에 대한 사회문화적 태도의 영향력 그리고 수술 후 신체적 변화로부터 기인한 정서적, 사회적 변화 에서 나아가 삶의 질의 변화로 이른 과정과도 상응한다고도 볼 수 있다.
국내 문헌을 살펴보면, 성인 남녀들에게 화장이나 성형은 자발적 및 순응적 동기에 의해 실천되었는데 특히 성형의 경우 그 결과에 따라 보 다 당당하게 느끼거나, 주변인들의 반응에 따라 실망감이나 죄책감을 느 끼는 등 양면적 감정을 야기했다(유창조와 정혜은, 2002). 20-30대 남녀 중 사회적 성취, 성적 매력, 사회적 관계 형성으로 구성된 외모도구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외모지향도가 더 높았는데, 특히 사회적 성취 고 집단에서 저 집단보다 미용 성형과 패션 행동이 높았으며 성적 매력 도구성 고 집단에서는 미용 성형, 헤어스타일 관리, 패션 행동이 더 높게 나타났다(이현옥과 구양숙, 2018). 한편 박광희와 김인숙(2013) 에 따르면 적극적 생활형 집단은 모든 외모관리행동에 대해 다른 집단보 다 더 많이 실천하고 있었고 유행 관심형 집단은 그 중 몸매관리, 헤어 관리와 의복 선택을 더 실천하였다. 각 집단 별 인구통계학적 특성 중 적극적 생활형 집단은 주로 여성, 고학력, 고소득자로 분포되었고 유행 관심형 집단은 주로 여성, 미혼, 저소득자로 구성되어 나타났다. 김인숙 (2017)의 연구에서도 성인 남녀들은 몸매 관리, 피부 관리, 헤어 관리, 의복 선택, 성형 등의 외모관리행동을 하고 있으며, 그 동기로는 자기 계발, 외모 중시 유행 및 성적 매력 표현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사회 생활의 영위를 위해 일상에서 손쉽게 그리고 널리 실 천될 수 있는 화장 등의 외모관리행동에 비해, 특히 수술의 경우 재수술 을 하지 않는 이상 영구적인 신체 변형으로 볼 수 있는 미용 성형은 개 인의 내적 심리뿐만 아니라 타인의 평가에서 비롯된 더 크고 복잡한 감 정적 경험이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이성 관계와 성공 적인 사회 생활의 영위에 있어 외모가 주는 이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자 하는 남녀는 미용 성형과 패션 스타일 관리 행동을 더 많이 추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외모를 통해 보다 유리한 관계적, 사회적 위치를 점유
하고자 하는 것은 남녀 모두 공통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아울러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 있어 보다 바람직한 생활의 영위를 목표로 더욱 적극적 으로 활동하는 여성들은 이들이 통상 지녔을 상대적으로 높은 학업적, 직업적 지위와 소득 수준은 사회적인 외모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전반적 인 외모관리행동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데 영향력으로 작동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즉 자기 발전 목적, 그리고 사회에서 널리 퍼져 받아들여지는 미적 기준에 더 영향을 받거나 관계적인 차원에서 매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는 외모관리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요컨대 외모관리행동은 외부의 영향 요인과 개인의 심리 및 사고 과정 의 기제를 통해 최종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시 말해 개인이 속한 사회문화적 맥락의 영향력과 더불어 자아 가치 (self-worth) 즉 자존감에 대해 자가 평가하는 데 있어 바람직한 사회문 화적 기준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외모에 비중을 두는 정도나, 그러한 미 적 규범을 인식하고 수용하여 내면화하는 정도, 혹은 신체 이미지와 정 신 심리적 요인 등에 따라 외모관리행동의 형태는 개별적인 차이를 보일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2) 체형관리행동의 개념과 특성
앞서 외모관리행동이 의류학과 미용학 및 사회학 분야에서 주로 개념 화되어 온 것과는 달리, 체형관리행동은 의류학과 미용학을 포함하여 영 양학이나 체육학, 일반 및 건강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도 다뤄져 왔다.
그에 따르면 체형관리행동에 대한 명확한 정의보다도, 체중이나 체형에 대한 증감 또는 유지 등, 몸의 외관이나 기능을 관리하기 위해 실천되는 운동이나 식이 요법, 나아가 섭식 장애의 심리적, 행동적 증상에 이르기 까지 보다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김지수(2020)는 20대 여성들의 체중 및 체형조절행동에 대해, 날씬한 신체를 위해 의도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과 평상시의 체중을 그대로 유 지하려고 하는 것, 아울러 의도적으로 체중을 늘리는 것 모두를 포함하
는 개념으로 식습관 조절, 운동 및 약물 요법, 그리고 미용 체형 성형 등이 있다고 하였다. 이주형과 하지수(2020)는 이상적인 체형을 추구하 는 현대인의 성향에서 비롯되어, 20-30대 여성들이 실천하는 신체를 아 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행동인 바디 디자인의 동시대 경향성에 대해, 외모와 체형의 외관상의 미뿐만 아니라 보다 건강을 추구하는 실 태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를 비추어 보았을 때, 오늘날 현대인들은 몸관리행동을 외관뿐만 아 니라 신체 기능의 증진을 위해 보편적으로 행하고 있는 바, 그것이 젊은 여성에 의해 날씬한 신체의 보유를 목적으로 실천될 경우, 사회문화적으 로 바람직한 미적 기준인 마른 이상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젊은 여성들의 경우 마른 몸과 더불어, 근육이 있거나 일 반적으로 여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곡선미가 있는 몸에 대한 선호로 혼재되어 나타난 바 있으며, 같은 종류의 체형 성형을 고려하거나 경험 한 이들마다 신체에 대한 고민은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또 한 개인에게 도 세부적인 목적이 동시다발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유방확대술을 예 로 들면, 다른 인종에 비해 아시아인이 가장 많이 가진 것으로 밝혀진 작은 유방 크기에 대한 불만족뿐만 아니라, 양쪽 유방의 비대칭 등 본래 체형 상의 문제, 나아가 후천적인 요인으로는 자세나 운동 등의 생활 습 관, 수유, 노화 등에서 비롯되어 처지거나 달라진 모양에 대한 교정, 심 지어는 이전의 문제시되는 보형물에 대한 재건 작업으로서의 재수술 등, 개인 별로 세부적인 성형 동기는 다양할 것이다.
한편 체형은 개인의 체중을 결정 짓는다고도 볼 수 있는 골격과 체지 방량 및 근육량 등, 체수분의 수준과도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 또한 유전적으로 적게 먹어도 살이 찌는 ‘에너지 절약형 체질’이 있는가 하면 신진대사가 빨라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에너지 소비형 체질’도 있다(오인규, 2022). 다시 말해 체중 그리고 BMI와 더불어 체형은 신체 부위 별 체지방량과 근육량 등 체성분의 분포에 따라 형성될 수 있고, 그밖에 개인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몸의 기준이 있을 것이며 체질이나 활 동량, 자세 등의 생활 습관 또는 성형, 그리고 임신과 출산 전후 및 노
화 등에 따라서도 변화될 수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건강상 또는 신체의 생리적 특성으로서 타고난 체질과 더불어, 체형 또한 개인마다 각 부위 별 모양과 크기 등의 특성은 다를 수 있으 며 이에 따라 특정 신체 부위의 신체 이미지 만족의 수준, 그리고 그에 따라 고려 및 실천되는 체형 성형의 종류와 체형관리행동의 양상 또한 다르게 나타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받은 동시에 본인이 지향하 고 선호하는 몸이나 몸매, 체중이나 체형 등의 신체 이미지의 달성이나 건강 관리를 목표로, 몸의 외관이나 기능을 유지하거나 변화시키고자 실 천되는 운동, 식단 조절, 체형 성형 등의 총체적인 몸관리행동을 ‘체형관 리행동’이라는 용어로 통일하여 활용하고자 한다.
3) 체형관리행동의 실천 기제
앞서 미용 성형을 비롯한 외모관리행동에 미친 외부 영향 요인으로 사 회문화적으로 이상적인 미적 기준인 마른 이상이 있었듯이, 그것은 체형 관리행동에도 비슷하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특 히 체형관리행동 중 식단 조절이 보다 극단적으로 행해질 경우 정신병리 학적 증상인 섭식 장애로도 이어졌다. 문헌에 따르면 여성에게 마른 이 상 내면화는 어린 시절 사회화 과정에서부터 시작되며, 이러한 발달 요 인은 자라서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계속해서 중요하게 발휘되고 있었다.
젊은 여성이 겪는 섭식 장애 증상의 경위를 밝힌 ‘폭식 행동에 대한 이중 경로 모델(Duel-Pathway Model of Bulimic Pathology)’에 의하면, 섭식 장애에는 미디어가 유포하는 마른 이상에 대한 내면화가 잠재되 있 음과 동시에, 외모 놀림 등의 부정적인 사회적 피드백의 발달 요인은 외 모 기반 사회적 비교를 매개하여 신체 이미지와 섭식 장애에 영향을 미 쳤고, 이는 낮은 자존감 등 전반적인 심리적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쳤다(Stice et al., 1994; Stice, E. & Agras, W. S., 1998; Stice, E., 2001;
Thompson, J. K. et al.,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