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3) 여성 몸에 대한 일반적 인식
여성의 몸에 대한 아름다움이 찬사를 받는 존재로 인정받았던 시기는 르네상 스 시대 때부터이며(Lipovetsky, 1944), 여성 몸에 대한 이상적인 현상은 1950년대 극장영화와 텔레비전의 보급에 의해 소피아 로렌, 마릴린 먼로 등 완벽한 육체를 가진 여배우들이 등장하면서 일상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따라서 1960년대에 는 마른 몸매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마른 몸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지배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 1970~80년대는 날씬한 근육이 있는 잘 단련된 몸을 선호하 게 되었는데, 여성들은 그런 이상적인 몸이 되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시도하게 되 었다(정은아, 손승영, 2009).
여성과 몸에 대한 논쟁이 오래 지속되어 온 만큼 여성의 몸에 관한 왜곡된 콤플렉스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여성은 미와 분리될 수 없는 존재로써 아름다움과 절대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 있게
되었다(송명희, 1998). 사회에서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일컫는 아름다움이란
내면적(정신적)인 것과 동시에 신체적 미, 즉 외형의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것이
다(한서설아, 2009).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런 경향들은 몸이 지니는 정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물리적 외형에 치중하고 있는 현상으로 바라볼 수 있다(김정란, 2001).
김승재(2010)에 의하면 이런 외형적인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시각이 청각이나 미각보다 정보습득이나 여러 면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면서 오 늘날 시각적 이미지 문화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시적으로 보이 는 외형의 아름다움(키, 몸무게, 생김새 등)은 사회 속에서 남성에게 요구되는 것 보다도 여성에게 있어 더 강조되고 있다(권수현, 이정희, 이준원, 이재경, 1996;
정은아, 손승영, 2009).
전통적으로,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은 ‘여성다움’이라는 틀에 갇힌 ‘수동적 인 객체’로 여겨지며 ‘젠더전시’적인 의미로 해석되었으며(백주연, 송민희, 2010),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몸’이라는 주체가 욕망을 불러일으켜 소비를
그림 4 . 객체화된 여성의 몸
자극하고, 담론의 대상이 되기도 하면서 ‘길들여진 몸’, ‘훈육된 몸’이라고 해석하 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백선기, 손성우, 2002). 이런 관념들은 여성이 사회적으 로 열등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하여 여성이 남 성 주체의 주변에 위치한 객체화된 존재로 여겨지게 하였다(장필화, 조선희, 1992).
여성주의에 따르면 여성의 몸은 사회 안에서 보여지는 응시의 대상이 되어왔 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은 항상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몸을 감시하 고 사회 문화적 기준에 따라 객체화된 몸을 만드는데 열중하게 되었다(홍성민,
2011). 이렇게 여성들이 객체화된 몸에 열중하게 된 이유에는 타인을 통해서만
인간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는 사회문화의 요구사항을 자신들의 마음속에 내면화 시키면서 사회에 적합한 여성정체성을 형성하고자 했기 때문이다(홍경자, 2009).
하지만, 여성의 몸이 객체의 의미를 담고 있는 담론의 영향을 받아 단편적인 시선에서 해석될 경우에 여성이 사회적으로 열등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각인시 키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하여 여성이 남성 주체의 주변에 위치한 폄하된 존재가 되도록 할 수 있다(장필화, 조선희, 1992).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몸은 사회적인 평가를 받는 존재로부터 벗어나 근원적인 부분으로부터 다루어지고 사회적, 문화 적, 정치적인 다양한 관점의 해석을 통해 정확한 개념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박희경, 2001; 안미현, 2007; 허라금, 1998).
이에 페미니즘은 ‘여성의 몸’이 정치적이고 학문적인 담론의 장으로 출현하 는데 있어서 큰 공헌을 하여 ‘여성의 몸’이 자유를 위한 투쟁의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송희영, 2011). 또한 그 동안의 차별적인 젠더 의 식들 안에 내재되어 있었던 여성의 몸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을 성찰적으로 비판 할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며, 이를 통해 몸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할 수 있는 시 간을 갖게 되었다(장필화,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