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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적 군비통제’는 군사력의 구조를 변경시키지 않고 단지 군사력의 배치 또는 운용을 통제하는 방안이다. 군사력을 줄이지 않고 배치 및 운용을 통제함으로써 투 명성을 향상시켜 기습공격을 방지할 수 있다.224) 군사력의 운용적 측면을 통제함으 로써 군사 활동의 투명성과 예측성을 높여 전쟁발발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운용적 군비통제의 광의의 개념에 군사적 신뢰구축을 포함시키고 있다. 그 러나 본 논문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운용적 군비통제를 분리하여 정리하였다.

가. 운용적 군비통제 실현 목표

운용적 군비통제는 전쟁발발 시 공격 측이 유리하지 않도록 군사력의 배치·운용을 통제하는 것으로 공자의 기습공격 가능성을 감소시키는데 목적이 있다.225) 이를 위 한 한반도 운용적 군비통제는 남북한 접경지역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동해 해 양경계선에서 남북한의 군사력을 통제함으로써 충돌을 방지하고, 휴전선을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는 남북한의 군사력을 배치 조정함으로써 한반도에서 냉전기류를 해소 하는 것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운용적 군비통제는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 분단 이후 한반 도 접경지역은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곳은 군사보 호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있다. 특히 비무장지대는 중(重)무장 지대로 변화되었 고, 전 지역이 지뢰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남북 간 연결되었던 도로 및 철도는 단절되어 있다. 또한 정전협정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된 유엔군 측과 북한군 의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는 북한에 의해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이러한 여건에서도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남북한이 모두 주장해온 바 있다.226) 따라서 한반도 운용적 군비통제 실현 목표는 실질적인 비무장지대 운용과 휴전선 을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는 군사력 배치를 감소시키며, 방어적 방위(defensive defense)227)에 의한 군사전략 기조를 추구하는 것이다.

224) 남만권, 앞의 책, p.62.

225) 위의 책, p.116.

226) 육군사관학교, 『북한학: 정치, 군사, 통일의 역동성』, 2차 개정판(서울: 황금알, 2006), pp.420-422.

227) ‘방위적 방위란 전쟁준비태세를 방어적으로 취하는 전략기조이다. 즉, 군사력을 승리를 위한 수단보다는 방어를 위한 수단으로 전략기조이다. 김열수, 앞의 책, p.383.

나. 운용적 군비통제 단계 및 방안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운용적 군비통제를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남북한이 접경지 역에 밀집되어 있는 군사력의 운용을 통제하기로 합의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이전 에 정치적 협상을 기반으로, 경제적 교류협력 등 남북 간 신뢰구축이 이루어지는 화 해협력 단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주변국의 지지확보도 중요하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 될 경우 한미동맹과 북중동맹의 대립양상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한반도에 남아 있는 신냉전 기류를 국제적 차원에서 해결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변국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대외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셋째, 남북한이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정전협정을 준수하면서 군사전략 기조를 방어적 방위개념으로 변경하는데 합의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들은 남북한뿐만 아니 라 미국과 중국이 함께 동참해야 한다. 왜냐하면,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불가침이 명 시되었지만 북한에 의해 백지화되었고, 명목상 정전협정 관리는 유엔사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남북한이 당사국이 되고 미국과 중국이 보장하는 협상이 필요하다. 더욱 바람직한 방안은 동북아 다자 안보레짐을 구축하여 그 속에 서 운용적 군비통제를 추진하는 것이다.

앞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운용적 군비통제 방안은 휴전선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왜냐 하면, 한반도에서 재래식전쟁이 발발한다면 휴전선일대에서 기습공격으 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접경지역 중심의 운용적 군비통제는 크게 두 가지 지역 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비무장지대 및 북방한계선에서의 운용적 군비통제이다. 우선 오늘날 비무장 지대는 남북한의 군사력 충돌을 방지시키는 완충공간으로서의 역할은 수행하고 있 지만 그 내부는 무장지대로 변화고 말았다. 사실상 한반도 운용적 군비통제의 첫 사 례는 정전협정에 의해 설치된 비무장지대이다. 따라서 남북한이 공히 비무장지대에 배치된 중화기를 철수시키고, 이곳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기로 합의한다면 가장 바 람직한 운용적 군비통제 사례가 될 수 있다. 또한 군사정전위를 주기적 또는 상황발 생시 개최하여 정전협정에 명시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남북한이 합의하면 그 이 행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울러 북방한계선(NLL)에서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공동 신호규정을 사용하여 우발적 충돌을 방지시키고 NLL 침범을 방지해야 한다. 지금까 지 NLL상에서의 충돌은 사실상 북한의 도발로부터 시작되어 왔다.228) 즉,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하고자 할 때는 NLL을 침범하여 이에 대응하는 한국군 해군함정에 무력을 사용하는 등 전략적 도발의 근거지로 활용해 왔다. 북한은 1992년 9월 17일 에 발효된-「남북한 불가침의-이행과-준수를 위한-부속합의서」에서 해상 경계선 문 제는 협의는 계속하되 현재까지 관할해온 구역을 인정한 바 있다.

둘째, 남(북)방한계선으로부터 민간인통제선 사이에서 운용적 군비통제를 추진하 는 것이다. 남북한 공히 이곳에 공세적 군사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기습공 격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접경지역의 운용적 군비통제는 군사력의 공세적 운용 가능성을 방지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한 유용한 방안으로는 이곳 에 ‘군사력 배치제한지대(Limited Force Zones)’를 운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사 례는 중동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73년 10월 6일 이스라엘에 대한 이집트의 공 격으로 시작된 4차 중동전쟁 이후 1974년 1월 18일 시나이 Ⅰ협정229)에 이어 1975 년 9월 4일 시나이 Ⅱ협정230)이, 1979년 3월 26일 평화협정을 체결하기까지 운용 되었던 ‘군사력 배치제한지대’를 설치하였다. 또한 양국은 비무장 완충공간으로부터 30km 이내에는 SAM배치를 금지시켰다. 남북한 접경지역에서 ‘군사력 배치제한지 대’ 운용과 ‘장사정 포병화력 배치제한선’ 설정은 한반도 냉전구도를 해체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으로 하여금 이에 동의하도록 유인하기 위 해서는 정치·군사적 차원으로 한정하는 것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155마일 전역에서 군사력 배치제한지대를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특히 수도권 근접지역일수록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이러한 측 면을 고려할 때 ‘군사력 배치제한지대’ 운용은 어느 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추진한 후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 이다. 예를 들면,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계시키는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금강산과 설 악산 사이를 광범위한 ‘군사력 배치제한지대’로 설정하여 운용하는 방안이다.231)228) 1992년 9월 17일에 발효된 「남북불가침의 이행과-준수를-위한-부속합의서」에서 북한은 현

재까지 관할해온 구역, 즉 NLL을 인정하고 있다.

229) 시나이-Ⅰ협정 시 수에즈 운하 동쪽 18마일 지역을 3등분하여 이집트와 이스라엘 사이에 비 무장 완충지대를 설치하고 비무장 완충공간으로부터 각 6마일씩 ‘군사력 배치 제한지대’를 운 용하였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각각 ‘군사력 배치제한지대’에 운용되었던 군사력 규모는 보병 7개대대와 전차 30대, 포병 6개포대(36문) 등이었다. 장용운, 『접경지역 평화지대론』(서울 : 연 경문화사), pp.62-63.

230) 시나이-Ⅱ협정 시 ‘군사력 배치제한지대’ 운용은 비무장 완충지대의 폭은 30-50km로 확대 하고, ‘군사력 배치제한지대’는 이집트는 30km, 이스라엘은 10-20km로 확대하였다. 양국은 이곳에 8개 보병대대와 전차 75대 화포 60문, 병력 8,000명으로 한정하였다. 위의 책, pp.64-67.

강산-설악산 일대에서 ‘군사력 배치제한지대’ 운용이 성공하면 중부 철원지역으로 확 대하고, 남북 간 진정한 신뢰가 구축되면 서부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남북한은 군사적 신뢰구축, 운용적, 군비통제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비록 비군사적 교류협력이 진전된 상황 하에서도 남북 군사관계가 변화되지 않을 경우 지속성과 진정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