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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시 쓰기를 통한 청소년의 자아성찰 교육의 방법 101

(1) 주체적 자기이해 촉진

학습자는 통합적 자기이해를 이루기 위한 매개를 생성하기 위해 자기로 부터 분리한 자아를 대체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찾는다. 이는 자아와 구분 을 이루는 타자를 찾고 ‘나’와의 관계에 따른 의미를 해석하는 활동을 통 해 이루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활동이 학습자 개개인의 주체성에 의거하여 이루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학생 학습자의 경우 세계에 대한 경험과 선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타자의 외면적 특성만을 파악하거나, 다른 사람 의 이해를 그대로 빌려와서 자기 것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 여 중학생 학습자의 자화상 시에서는 자연물을 활용한 관례적인 비유 표 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교과서에서 배운 시를 그대로 모방하는 경 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학습자의 주체적인 자아성찰을 막는다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가 다른 사람의 이해를 자기 것이라 생각하 지 않도록 자기를 대체하는 이미지를 찾는 과정에 교섭하여 능동적․주 체적인 이해를 이루어나가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다음은 교과서에 실려 있던 시에서 배웠던 상징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자기를 대체하는 이미지로 활용하려 하였던 학습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다. 이 학습자는 자화상 시 쓰기 활동 전 정호승 시인의 「고래를 위하 여」를 읽은 바 있고, 기성 시인이 만들어낸 상징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 의 공감적 타자로 상정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고 래=꿈을 꾸는 존재’라는 해석이 스스로에게서 비롯된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다른 타자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T: ○○이는 ‘꿈을 꾸는 나’랑 비슷한 것으로 ‘고래’를 들었는데, 왜 ‘고래’를 들

게 되었니?

S: 수업시간에 배웠던 것이 기억나서요. 거기서 ‘고래’가 꿈을 꾸는 사람을 의 미하는 거라고 배웠어요.

T: 맞아. 그럼 ○○이도 고래가 꿈과 희망을 뜻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S: 어… 제 생각에요?

T: 응. ○○이 생각은 어때?

S: 잘 모르겠는데요. 그 시에서는 그렇게 배웠는데… 제 생각에는… 어… 다른 게 저랑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T: 그렇구나. 다른 거 어떤 거가 있을까. 같이 생각해볼까….

S: 네. 음… 제 생각엔 해바라기 같은 거. 해를 보니까. 그리고 민들레 같은 거. 어디든지 날라가서 꽃을 피울 거라고 생각하니까. 씨가 꽃으로 피고 싶 어서 날라가는 거니까.

[구-10930-활동 중 이루어진 대화]

[구-10930]은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처음에 떠올린 상징이 다른 사람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른 이미지를 생각해낼 필요 성을 느겼다. 그리하여 발상의 범위를 여전히 자연물에 한정하긴 하였으 나 ‘민들레 씨’가 ‘꽃을 피우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음으로써 ‘꿈을 꾸는 나’와 유사성을 발견하였다. 그리하여 새롭게 세계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학습자의 주체적 ??를 돕는 교실 내 대화는 교사-학생 뿐 아니라 동료 학습자 간에도 이루어질 수 있다. 다음은 자신을 대체하는 이미지로서의 타자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학습자가 교사, 동료 학습자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해석을 창출하는 데 성공한 대화의 예이다.

나랑 비슷한 뭔가를 찾는 일이 어려웠다. 선생님은 내 주변 사물이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라고 하셨지만 내가 보기에 책상은 딱딱한 거고 연필은 뭔가 쓰는 건데 뭘 어쩌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구-20723-타자 탐색 활동 중 서술한 메모]

위 학습자의 경우 책상과 연필이라는 타자의 어떤 속성을 찾아냈으나,

어째서 그러한 속성을 찾아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탐구하는 방법 을 몰라 더 이상의 이해를 넓히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비슷한 이미지를 떠올린 동료 학습자와의 교실 내 대화 기 회를 제공함으로써 서로의 해석을 비교분석하도록 할 수 있다.

T: S1이는 책상이 ‘딱딱한 거’라고 했지? 그럼 다른 친구들은 책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번 들어볼까?

S2: 저는 ‘책상’을 생각하긴 했는데 딱딱해서 그런 건 아니구요. 고마운 거라고 했어요. 제가 자는 걸 받쳐주고, 교과서나 공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주고요.

T: 그렇구나. S1은 S2의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S1: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어요. 그런데 나를 받쳐주는 거는 베개도 있고, 침대 같은 거, 다른 푹신한 것들도 많잖아요. 저는 책상이 차갑고 딱 딱해서 싫어요.

T: 맞아. 그렇게 느낄 수 있지. 그러면 왜 S1이랑 S2는 똑같이 책상을 생각했 는데 느낀 건 다르게 느꼈을까?

S1: 어... S2는 공부를 좋아해서?

S2: 아닌데. 나 공부 싫어하는데.

S1: 니 나보다 공부 잘하잖아.

S2: 그래도 책상에서 공부하는 거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T: S2는 책상이 ‘고마운 것’이라고 했지. S2는 왜 책상을 좋아하는 것 같아?

S2: 저는 책상에서 공부 말고 다른 것도 많이 해요. 핸드폰도 하고 만화 그리 기도 해요. 그리고 엄마가 공부하라고 할 때 책상에 앉아있기만 해도 돼요.

엎드려서 자기도 하고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S1: 아, 그럼 너는 책상이 도망칠 수 있는 데라고 생각하네. 나는 책상이 좀…

시험 전에 앉아 있어야만 하는 곳 같아서… 어… 낭떠러지 같은데.

[구-20723, 구-20710과의 대화]

[구-20723]은 [구-20710]과의 교실 내 대화를 통해 자신이 동료 학습자 와는 달리 책상을 시험 전 억지로 앉아야만 하는 장소라고 해석하게 된 이유가 시험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구-20723]은 자신을 극한으로 모는 장소인 ‘낭떠러지’를 발상해내었고, 자신의 내면적 불안을 ‘낭떠러지에 선 자신’으로 형상화한 시를 씀으로써 감정의 해방을 이룰 수 있었다. 즉 [구-20723]은 동료 학습자와의 대화 를 통해 같은 타자에 대한 다른 해석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고, 그것 이 자신의 내면적 감정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내면 적 감정을 탐구하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린 학습자들 사이에서도 전혀 다른 의미가 생성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가 존재의 개별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학습자들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의 주체적 자아성찰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학습자들에게는 교실 내 대화를 통해 양방향적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

‘나’를 통해 타자를 이해하고 타자를 통해 ‘나’를 이해하는 경우 보다 용 이한 사유의 확장과 통찰이 일어난다. 이에 학습자가 교사 및 동료 학습 자와 대화함으로써 다양한 방향의 사유가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 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의 타자 탐색이 자신의 가까운 주변을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인지시키고, 그것이 참신한 표현을 발상하는 길이라는 것 역시 알려주어야 한다. 또 학습자의 타자 탐색이 이루어지 는 동안 대화를 통해 교섭하여 그것이 좀 더 세세한 관찰과 나만의 해석 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2) 창의적 정서 표현 유도

학습자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해 자기로부터 분리한 자아를 바라보고 내면적 감정을 파악하여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자아성찰을 이룬 다. 그런데 이러한 언어를 찾아내는 활동은 세밀한 관찰을 필요로 한다 는 점에서 청소년 학습자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 우 교사는 학습자의 사유 과정에 교섭하는 발문을 제시하여 세밀한 관찰 을 촉진할 수 있다.

T: ○○이는 지금 “슬프다”는 감정을 짧게 적어놓았는데, ‘슬픔’이란 감정에는 여러 종류가 있잖아.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떤 슬픔이라 할 수 있을까?

S: 음… 좀 조용한 슬픔인 것 같아요.

T: 조용하다는 것은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싶은 건 아니라는 뜻인데….

S: 맞아요. 그렇게 시끄럽게 풀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혼자서 풀고 싶어요.

음… 좀 외롭고 어두운 것에 가까운 것 같아요.

T: 그럼 우울한 건가?

S: 네. 우울한 거 맞아요.

T: 왜 여러 가지 슬픔 중에서도 이렇게 외롭고 조용한 슬픔을 느끼게 되었을 까?

S: 왜냐하면 슬프게 된 이유가 누가 나한테 뭐라고 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혼자 느끼는 거라서…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솔직하게 하지 않아서 슬픈 거 라서요. 근데 그래서 남들한테 티내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 내가 뻥친 걸 다 들 알게 될 거라서요.

T: 그런 죄책감이 들기도 하는 거구나.

S: 네. 이제 보니 미안해서 우울한 건가 봐요. 남들한테.

[구-30410-활동 중 이루어진 대화]

이 학습자는 처음에 자신의 감정을 서술하는 단계에서 “슬프다”는 한마 디를 적어놓았다. 그러나 자신이 왜 슬픈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어떤 종류의 슬픔인지 자세히 파악하지 못하였기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교사와의 발문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감 정의 정체가 거짓된 ‘나’로부터 비롯된 죄책감과 그로 인한 우울감이라는 것을 인식한 학습자는 이후 ‘가면’이라는 소재를 발상하여 ‘가면을 쓰고 남들을 대하는 나’를 표현하는 자화상 시를 쓸 수 있었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적절한 언어로 명명하는 일은 그 원인을 구하고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하 여 내면 탐구를 바탕으로 정서를 구축하게 된 학습자는 타자를 탐색하는 단계로 나아가 통합적 자아성찰을 이루는 내면의 중심축을 세우게 된다.

또 교사는 학습자의 시와 자작시 해설에서 창의적인 정서 표현을 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