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한 청소년의 자아성찰 교육의 설계 92

1.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한 청소년의 자아성찰 교육의 목표

본 연구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해 청소년이 주체적․능동적인 자아성찰 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는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내면 을 탐구하고 자기진실성에 기반한 고백을 이루는 자화상 시 쓰기 활동이 청소년기의 인지적․정서적 특성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에 적합한 것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상상력을 비롯한 인지적 능력은 아동기에 비해 추상적․창조 적 발달을 이룬다는 점에서 자아성찰 활동에 적합성을 지닌다. 그러나 청소년기의 자아성찰은 미숙한 인지발달 및 불안정한 감정 상태의 영향 을 받아 자기중심성을 띠고 주관성에 함몰되기 쉽다는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이에 자화상 시 쓰기 활동은 청소년 주체의 상상력을 통해 자기형 상을 만들어내고 관찰․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자기 이해를 이루는 것을 도울 수 있다. 또 주체가 자신의 감정을 언어 로 사유하고 표현함으로써 정서로의 발전 및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점 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자아성찰 교육에 유용한 방안이 된다.

그리하여 자화상 시 쓰기는 청소년의 자기중심성을 극복하고 불안정한 정서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긍정적이고 건강한 자아성찰이 이루어질 수 있 도록 한다. 이는 자아정체성 유예기로서의 청소년기의 과업 수행을 도움 으로써 자아정체성 형성이라는 전생애적 과제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임하는 태도를 키울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한 청소년의 자아성찰 교 육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학습자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해 객관적․통합적인 자기이해를

이룰 수 있다. 이는 청소년 학습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나’를 대체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자기로부터 분리한 자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또 그러한 형상을 관찰하고 점검함으로써 생겨난 새로운 이해를 기존의 자기이해와 통합시 킴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하여 청소년기의 인지적 활동이 자기중 심성 및 주관성으로 함몰되는 것을 막고, 주체의 사유가 시간적․공간적 으로 확장됨으로써 보다 성숙한 자아성찰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는 점에 서 강조될 필요가 있다.

둘째, 학습자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이 는 자화상 시 쓰기가 자기진실성에 바탕을 둔 자기표현이라는 점에서 비 롯된다. 학습자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해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진 실한 태도로 존재의 의미를 구함으로써 실존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또 시라는 장르적 특성에 의거하여 자신의 내면적 감정에 중점을 두고 이를 언어로 사유하며 표현하는 행위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자신 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화상 시 쓰기는 청소년 학습자의 불안정한 정서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긍정적이고 건강 한 자아성찰을 돕는 활동이 될 수 있다.

셋째, 학습자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해 주체적․능동적으로 자아정체성 을 형성하려는 태도를 지닐 수 있다. 이는 청소년 학습자가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한 자아성찰의 유효성을 깨닫고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내 면화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목표이다. 자화상 시 쓰기는 완성된 작품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 아니다. 학습자는 자신이 쓴 시 텍스트를 끊임없이 다듬고 해설하며 성찰의 성찰, 즉 메타자아성찰을 이룰 수 있다. 또 자화 상 시 쓰기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나 결심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지속적으 로 실천하여 내외부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자 아성찰의 내면화가 이루어지는 경우 주체적․능동적인 자아정체성을 형 성하려는 태도가 함양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나’와 타자에 대한 통합 적 해석을 창의적인 언어로 표현하여 정서적 안정을 이루고 성찰 경험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적 처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교 사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의 소통을 내포하는 교실 환경을 고려 하여 각 학습자의 자화상 시 창작 활동을 통한 자아성찰 과정에서 미비 한 부분을 세밀한 교육 내용과 방법의 구안을 통해 보완할 수 있어야 한 다. 다음 절에서 이러한 교육 내용과 방법을 학습자 양상에서 얻은 시사 점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2.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한 청소년의 자아성찰 교육의 내용

(1) 형상을 매개로 한 자기이해

학습자는 자화상 시 쓰기를 통해 자기로부터 분리한 자아를 표현하는 기호를 만들어내고, 그것의 상징적 의미를 해석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며, 산출된 텍스트를 다시 한 번 바라보고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통합적 자 기이해를 이룰 수 있다. 이는 기호, 상징, 텍스트를 매개로 한 자기이해 라는 점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하며 존재론적인 자아성찰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리쾨르에 따르면 인간은 고정적이고 탈맥락화된 존재가 아니라 신체, 언어, 타자 및 사회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일깨워지는 존재이므로 자기에 게 투명한 직접적인 자기의식은 허황된 것일 뿐이다. 여기에는 주체가 자기 자신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거나 포착할 수 있다는 의식이야말로 가 짜 의식에 불과하다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발견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므로 직접적인 자기반성을 통해 존재의 발견에 이르는 데카르트의 자기반성은 “맹목적인 직관(intuition aveugle)”에 불과하고, 그의 코기토 는 “근거 잃은 나(le ‘je’ désancré)”가 된다.1) 이는 본고의 Ⅲ장에서 성 급한 자기정의의 예로 제시한 학습자가 이루는 자아성찰이 자기중심성

1) 이기언(2009), 「폴 리쾨르: 해석학과 자기 이해」, 『불어불문학연구』79, 한국불 어불문학회, pp.412-413.

및 주관성으로 함몰됨으로써 뚜렷한 근거 없이 맹목적으로 ‘멋진 사람인 나’를 반복적으로 표현한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즉 진정한 자아성찰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이해의 근거가 되는 매개가 필요하다. 리쾨르는 진정한 자기이해의 근거가 되는 매개로 기호와 상징, 그리고 텍스트를 들었다. 먼저 기호를 매개로 한 자기이해는 인간이 삶 에서 겪는 모든 것들이 근원적으로 언어로 표현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다. 즉 청소년 학습자가 ‘나’에 대해 생각하며 서술하는 모든 언어는 자 기이해의 길을 개척하기 위한 기호로서 존재한다. 자화상 시 쓰기 활동 에 임하는 학습자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 인지를 언어로 정의함으로써 기호를 매개로 한 자기이해를 이룰 수 있 다. 또 자기로부터 분리한 자아를 표현하기 위해 자기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자신의 욕망이나 지각을 총합하여 표현한 언어 기호를 창출하는 일 과 동일하다. 그리하여 자화상 시 쓰기 주체로서의 학습자는 기호를 통 한 새로운 자기이해의 길을 개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징을 매개로 한 자기이해는 앞서 창안한 언어 기호의 1차적 의미 외 에 2차적 의미를 해석해내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학습자는 자신이 서술한 모든 언어 기호의 겹뜻, 즉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주체적 자기이해를 이룰 수 있다. 이는 상징의 해석이 주체의 삶을 개입 하여 의미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특히 ‘나’를 대체하는 이미지의 2차적 의미를 발견하여 새로운 해석을 이루어낸 학습 자는 인식 및 감정의 전환을 이루기가 용이해진다. 그리하여 기존의 자 기이해에 새로운 자기이해를 더한 이해의 통합에 따른 자아성찰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텍스트를 매개로 한 자기이해는 학습자가 자신의 자화상 시 작품을 다시 한 번 바라보고 재해석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학습자 는 자작시 해설 및 고쳐쓰기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이 쓴 시 텍스트 를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는데, 이 텍스트는 최초의 발화 상황으로부터 독립한 것으로, 더 이상 저자의 의도와 더 이상 일치하지 않은, 독자의 독립적 의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것이 된다. 때문에 청소년 학습자는 자

신의 시를 독자의 위치에서 바라보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게 되고 때문 에 학습자의 자화상 시 텍스트는 주체의 새로운 자기이해를 이룰 수 있 는 매개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즉 기호가 담고 있는 의미는 주체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에 자기형상의 해석은 상징으로 기능하며, 다양한 해석을 통합하여 표현 한 자화상 시 작품은 텍스트로 기능하여 학습자는 자기가 쓴 자화상 시 작품을 해설하고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성찰에 대한 성찰, 즉 메타자아 성찰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고의 Ⅲ장 1절에서 제시한 청소년 학습자들의 자아성찰 양상에서는 자기이해를 이루기 위한 매개체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객관적․통합적 인 자아성찰을 이루어 내는 과정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은 기호로서의 자기형상을 만들어내고, 자기형상이 담고 있는 상징 적 의미를 해석하며, 자작시를 해설하고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텍스트 를 매개로 한 자기이해를 이루어냈다. 그리하여 인식 및 감정의 전환에 따른 새로운 자기이해, 성찰의 반복을 통한 내면화의 길로 들어서기도 했다.

‘자기이해’란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 것을 뜻한다. 이는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어떻 게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살아가고 싶은지 등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루 어진다.2) 학습자는 자신을 대체하는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를 관찰하는 상상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고 깊은 내면에 천 착함으로서 보다 심화된 자기이해를 이룰 수 있었다.

또한 자기이해는 ‘무엇을’ 혹은 ‘어디에서’와 같은 세상과의 관계 맥락 속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데, 이는 인간이 고정적이며 탈맥락화된 존 재가 아니라 신체, 언어, 타자 및 사회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일깨워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학습자는 자기형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대상의 이미 지를 빌려오는 과정에서 그 대상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자신에 게 적용시키면서 ‘나’와 타자의 통합적 자기이해를 이루어내기도 하였다.

2) 송여주 외(2018), 「청소년의 자기 이해 신장을 위한 교육과정-수업-평가 사례 연구」, 『우리말교육현장연구』12(2), 우리말교육현장학회,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