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본 연구를 통해 도출한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정신건강서비스 및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파악할 수 있듯이, 인권모델의 관점 을 보편화하여 정신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과 관점의 전환

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즉 정신장애인을 차별에 수동적으로 순응하는 객 체이자 무기력한 환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움 요청을 통해 적극적으 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치료 모델, 재활모델, 사회모델을 비롯한 기존의 정신장애 모델에서는 정책형 성 및 운영체계가 서비스 공급자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그 러나 인권모델에서는 정신장애로 인해 경험한 차별과 낙인에서 생존한 경험 자체에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을 생생한 경 험을 지닌 전문가(professionals with lived experience)로 바라보아야 함 을 주장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21; Pilgrim & David, 2013). 그리 고 이러한 이념에 기반하여 호주, 영국, 대만 등의 국가에서는 정신건강 관련 정책 형성 및 실행과정에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21). 예를 들어, 호주의 뉴 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정신장애인 당사자단체인 BEING(Being Mental Health Consumers)을 조직하여,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정신건강 관련 정 책에 당사자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Mental Health Commission, 2019). 해당 조직은 지역사회의 이해관계자, 주정부 및 연 방정부의 정신건강위원회(Mental Health Commission)와도 밀접하게 연 계되어 정책 설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영국 정부는 정신장 애인 당사자 및 국민으로부터 2000년, 2017년 총 두 차례 정신보건법과 관련한 약 1,500건 이상의 정책 제안을 받았고, 이를 반영하여 정신보건 법 개정 방향을 설명하는 백서(White paper)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대만 의 경우, 정신위생법에서 정신장애인 당사자, 보호자 및 권익 옹호 단체 대표자의 정책 수립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신위생법 제13조, 제14조, 제15조에서 정신건강 증진을 위 한 시책 및 정신질환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 안정된 당사자, 혹은 당사 자의 가족이 반드시 1/3 이상 참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다양한 선진 사례들을 참고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인권모델 이념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정책 결정 및 실행 과정에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용자와 함께 하는 신규 서비스 및 프로 그램 도입을 위한 활동, 이용자와 함께 하는 서비스 및 프로그램 평가 및 개선 활동, 이용자와 함께 만드는 시설 운영규칙, 이용자 규칙에 대한 검토, 개정을 위한 활동 등 일련의 서비스 및 정책 수립‧진행‧평가 과정 에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할 것을 제안 한다.

둘째, 정신장애인 당사자 단체 및 활동의 물적 토대를 마련할 것을 제 안한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단체의 활동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편 견을 해소하면서, 정신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김현 민, 2019). 최근 매스컴을 통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보도가 잇따르면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과 고정관념이 강화 되었다(국가인권위원회, 2013; 국가인권위원회, 2019). 이로 인해 정신장 애인과 그 가족은 고통받고 있으며, 편견과 차별의 해소를 국가 차원에 서 해결해주어야 할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19). 한편, 우리 사회의 일부 정신장애인들은 자발적으로 단체를 형성 하여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노력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신장애인의 권익옹호를 위한 언론 미디어 감시 옴부즈만센터’가 창설되어,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정신장애인 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조장하는 국내 언론 및 방송을 상시 조사 및 모 니터링하고 있다(김근영, 2022). 이외에도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한국정 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마포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등 다양한 당사자단체에서 사회적 차별에 저항하고, 부정적인 편견 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당사자단체들은 재정적 지원이 미비하여 운영상의 어려움을 보인다. 국 가인권위원회와 한국조현병회복협회에서 주관한 ‘2021년 정신장애인 차 별·편견 해소를 위한 언론 모니터링 결과 발표 및 사업보고회’에서도 정 신장애인 언론 모니터링 사업은 효과적인 소비자운동이지만, 지속적인 예산 지원 없이는 진행되기 어려워 단발성 사업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

되었다(박종언, 2021). 따라서 국가에서는 당사자단체들의 움직임을 확대 하기 위한 제도적 승인과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당사자 중심의 차별 시정 활동을 적극적으로 독려하여 정신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차 별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셋째, 우리 사회에 회복 지향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할 것을 제안 한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정신장애인의 회복을 촉진하는 인프라와 서비스가 부족하다(국가인권위원회, 2020). 따라서 정신장애인의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인프라와 서비스의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 는 정신건강서비스의 다양성 확보와 회복 지향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기 관의 확충의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먼저, 정신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 는 서비스의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정신건강서비스의 다양성을 확보 해야 한다. 오늘날 정신건강서비스의 서비스는 주로 치료 및 재활에 초 점을 두고 대부분 주거서비스나 사회재활서비스에 그치고 있고, 실질적 인 회복지향, 성장지향의 서비스는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국가 인권위원회, 2020: 507). 이용자들은 생존과 생활을 위한 기초적인 욕구 부터 회복, 성장,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까지 매우 다양한 욕구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욕구에 대응하고,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 통합되 어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주거, 소득, 재활 및 회복지원 등 다양 한 스펙트럼의 서비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20:

526). 그리고 우리나라 정신건강서비스 전달체계에서 이러한 서비스 제 공을 담당하는 기관은 주로 정신재활시설이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 (2020)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정신재활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시‧군

‧구는 총 105개로 전체의 4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체 기초지방자치단체 229개의 거의 과반수에 달하는 지역에 정신재활시설이 존재하지 않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정신장애인의 재활서비스 접근은 완전히 차단된 상태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 에 균형적으로 정신재활시설을 설치되어야 한다. 2021년 말 장애인복지 법 제15조가 폐지되어 정신건강복지법 전면 개정 혹은 신법 제정 등의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정신재활시설이 전국에 균형적으로 설치될 수 있 도록 강제하는 조항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제 4 절 연구의 한계와 제언

본 연구의 한계와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 구는 횡단적 연구로 변수 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에는 근본적 인 한계가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평가-대처 모델에 따라, 변수 간의 영향을 미치는 방향과 순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상정하였다.

즉 차별을 경험한 정신장애인이 사회참여서비스가 얼마나 충분히 지원되 고 있다고 인식하는지에 따라 적극적 대처행동을 보이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가정하고, 순차적인 흐름에 따라 연구모델을 설정하였다. 비록 본 연구에서는 관련 선행연구에 대한 검토를 통해 횡단적 연구의 한계를 보 완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실제로는 본 연구모형에서 설정한 방향이 아 닌 다른 방향으로 변수 간의 인과순서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화 된 연구를 통한 추가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3차 년도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잠재성장모형 등의 종단분석을 실시하 여,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수 간 변화성을 포착함으로써 인과관계를 명 확히 짚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둘째, 본 연구를 수행하는 데 활용된 자료는 이용형 정신재활시설과 거주형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는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 사이므로, 본 연구결과를 모든 정신장애인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정신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정신장애인이 나 지역사회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정신장 애인에게 본 연구결과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가 우려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정신재활시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기관 유형별로 확률적 표집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표본의 대 표성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셋째,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참여서비스 충분도를 측정할 때 서비스 대상자의 개인적 인식을 조사하였다. 이는 개인의 인지적 차원의 개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