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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낙인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한다. 낙인 (stigma) 개념은 Goffman(1963)에 의해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낙인’이라 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비정상적인 사람 혹은 비도덕적인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했던 표시(signs)로부터 유래되었다. 어원에서 함축하 듯, 낙인은 심각한 불명예나 수치를 가져오는 특성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Goffman, 1936: 3). Goffman(1963)은 낙인을 대상 자체에 내재된 속성이 아닌 관계 중심의 개념으로 전환하여, ‘고정관념’과 ‘속성’ 사이의 관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Goffman, 1963: 4). Goffman이 낙인 개 념을 정립한 이후, 지난 수십 년간 여러 학자에 의해 낙인 개념은 발전 되고 다양화되었다(Stafford & Scott, 1986).

낙인의 정의는 협의의 정의와 광의의 정의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협 의의 정의는 낙인을 고정적 특성으로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Stafford & Scott(1986)은 낙인을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사람의 특성”으 로 정의하였는데, 여기서 규범은 “한 개인이 특정 시간에 특정한 방식으 로 행동해야 한다는 사회적으로 공유된 믿음”으로 정의된다. 또한, Crocker, Major & Steele(1998)은 낙인을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서 평가 절하된 사회적 정체성을 전달하는 어떤 속성”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정의 모두 Goffman(1963)에 의해 논의된 낙인의 관계적 특성에 기반하 기보다는, 낙인찍히는 대상이 소유한 특성이라는 고정된 정의를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광의의 정의는 관계적‧과정적 특성에 주목하여 낙인을 둘러싼 관계적 맥락을 더 포괄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Link & Phelan(2001)은 낙 인을 다음의 구성 요소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으로 개념화하였다. 부정 적인 꼬리표 부여를 통한 구분, 부정적인 고정관념, 낙인찍힌 사람들에 대한 분리, 낙인으로 인한 지위 상실 및 차별이라는 요소가 동시에 발생 하는 상황이 바로 낙인의 개념이다(Link & Phelan, 2001; 367). 나아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낙인은 정신장애인을 향한 사회적 불평등, 차별적 대 우 및 불이익을 형성하고 영속시키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인지적‧태도적‧

행동적 요소들의 집합이자 사회적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Link &

Phelan, 2001).

낙인이 행동적인 결과로서 구체화되는 것이 차별이다. 권선진(2008)에 의하면 차별이란 “특정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불리하게 처우하거나 불리 한 결과를 야기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또한, Putnam(2005)은 장애 차별 에 대한 개념화를 시도하여, 장애차별이란 1)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장 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이 존재하는 것, 2) 고정관념으로 인해 비장애인에 비해 불합리한 부정적 처우를 받는 것, 3) 장애인의 사 회경제적 자원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어 영속적으로 사회참여의 제약을 받는 것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차별의 근본적인 문제는 장애인에 대한 낙인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궁극적 으로는 장애인 당사자를 비장애인보다 불합리하게 대우하고, 그들이 시 민으로서 누려야 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 위가 바로 차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차별은 개인 간의 대인 관계 속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차원의 문제이다(전지 혜, 2009).

낙인의 행동화라고 할 수 있는 차별은 실행된 차별(enacted discrimination)과 지각된 차별(perceived discrimination)로 구분된다. 먼 저 실행된 차별은 고용, 주거, 의료, 대인관계 등의 영역에서 당사자가

직접 경험한 사회적 차별을 의미한다(Link, 1987; Link et al., 1989). 한 편, 지각된 차별은 사회심리학 관련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실 제로 차별대우를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당사자가 스스로 차별이라고 인지 했는지를 바탕으로 측정된다(전지혜, 2009). 만약 차별 의도와 행위가 실 제로 존재했고, 당사자가 이를 차별적인 상황으로 지각했다면 ‘지각된 차 별’과 ‘실행된 차별’ 개념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차별 의도와 행 위가 없었음에도 당사자가 차별로 인지했다면, 이 상황을 차별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차별행위와 의도가 없었음에 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차별을 감지하는 이유는 차별이 개인과 개인 사이 의 상호작용에서만 나타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오랜 시간 누적된 사회의 문화, 가치, 이데올로기의 영향 하에 나타나는 행위이자 상황이라 는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전지혜, 2009). 이러한 맥락에서 차별 경험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대부분의 연구는 차별적 행위의 유 무와는 무관하게 당사자가 차별로 받아들였는가에 초점을 맞춰왔다(전지 혜, 2009; Pascoe & Smart, 2009). 이에 다양한 선행연구들에서 지각된 차별은 우울, 낮은 자아존중감 등의 정신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비만, 고 혈압, 유방암 등 특정 유형의 신체건강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 졌다(Ajrouch et al., 2010; Pascoe & Smart, 2009; Williams &

Mohamed, 2009).

본 연구에서는 정신장애인의 차별 경험을 조사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면서 경험할 수 있는 차별의 영역들을 나열하고, 응답자들의 차별 경험 여부를 조사하였다. 자기보고식으로 응답자들의 차별 경험 여부를 조사하였기 때문에, 설문 응답 과정에는 개인이 해당 상황을 차별이라고 지각하는 인지적 평가의 과정이 포함된다. 앞서 스트레스 평가-대처 모 델에 대한 고찰에서 정리하였듯이, 동일한 차별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개 인이 그 상황에서 보이는 반응에는 차이가 있고 이러한 개인차에는 인지 적 평가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독립변수로 사용된 정신 장애인의 차별 경험은 지각된 차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