Ⅶ나. 주변국 외교
2. 주요 쟁점과 한국의 대중 통일외교 전략
반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북중관계와는 달리,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한중관계의 밀착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과 중국은 적어도 박근혜정부 5년 동안은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할 가 능성 높다고 보여진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우선 중국인들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 의 우아함, 말한 것은 지킨다는 원칙, 중국어·중국역사·중국철학에 대 한 관심과 이해, 경제발전을 이룬 박정희의 딸로서 고도성장을 이룩한 중국과의 유사성 등의 요소들은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인 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한 국인들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호감, 변화에 대한 기대감, 한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 그리고 부인 펑리위안의 매력 등 시진핑 주석도 한국인 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다수 갖추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렇게 두 지도 자들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관계를 원활하게 이어가고 있다.
둘째로 과거 정부로부터의 교훈을 들 수 있다. 후진타오-이명박정 부 하의 한중관계는 경쟁적·갈등적인 모습으로 일관되어 왔다. 특히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겪으면서 원만한 한중관계가 북한문 제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이라는 교훈을 주었고, 이에 박근혜 정 부 및 시진핑 정부는 협력적 한중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볼 수 있다.40특히 한국은 경제교류 및 북한문제 해결에서 중국에 대
40_Sukhee Han, “China’s Post-Cheonan and Yoenpyeong Policy toward North Korea,” EAI Asia Security Initiative Working Paper, Vol. 27 (October 2012),
<http://www.eai.or.kr/data/bbs/eng_report/20121017154981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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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만한 대중관계 구축에 노력해 왔던 반면, 중국은 중견국으로 부상하는 한국의 위상을 바탕으로 원만한 대한관 계 구축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다양한 전략적 가치는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점과 세계 14위의 경제대국,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중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지역의 환경변화를 고려해볼 수 있다. 사실 최 근 중국에게 있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상승세에 있다고 볼 수 있 으며, 이는 한중협력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남중국해 분쟁을 들 수 있다. 베트남, 필리핀과의 영토갈등에서 비롯된 남중국해 분쟁은 결국 미중 간의 갈등적 이슈로 전환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과 의 대립 노골화, 그리고 미국의 동맹강화 전략에 따른 전략적 부담의 심화에 상당히 고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의 한미동맹 강 화는 중국의 아시아 전략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음으로 북한의 도발을 들 수 있 다. 과거와 달리 중국은 최근 북한의 도발이 동북아시아 평화·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영향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혼자서 북한을 감당하기 보다는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하여 대북한 접근을 시 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며 그 대상으로 한국에 접근하는 듯하다.41
중국의 매력공세를 통한 한국과의 관계개선, 그리고 더 나아가 완충
41_이희옥, “한중관계, 과연 무엇이 변화되었고 지속가능할 것인가?,” 동아시아재단 정 책논쟁, 제6호 (동아시아 재단, 2014), <http://www.keaf.org/book/EAF_Policy_
Debates_No6_South_Korea-China_Relations_What_has_Changed_and_What_will_
be_Sustained_kr>.
지대의 확장 전략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쟁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위에 서 언급했다시피 중국 완충지대 전략의 기본목표가 한반도에서 ‘중국 의 지배를 공고히 하든지 아니면 타 세력의 영향력을 거부하는 것’이 기 때문에 중국이 완충지대의 확장 전략을 지속하는 한 한미동맹과 주 한미군에 대한 도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지난 60년 간 중국은 북한지역에 국한하여 자국의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한국 은 자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인식해왔다. 따라서 중국은 그동안 한미동맹 및 미군주둔에 대한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의 관계가 강화되고 한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외 교적 의존도가 높아지자 중국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한국에 대한 자국 의 영향력을 높이고 전통적 완충지대적 인식을 한국까지 확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몇 가지 쟁 점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 경쟁 사이에서 한국은 새로운 전략적 인식과 대응 방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어도(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에서 발단이 된 중일 간의 분쟁 또 한 중국의 대한반도 접근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일갈등은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주도권 경쟁으로 증폭되면서 갈 등이 장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그 해결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 다. 이와 동시에 한일관계도 점차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자 중국은 한 국과의 관계강화의 필요성을 확실히 인지했다고 볼 수 있다. 독도를 중심으로 한 영토문제, 역사왜곡에 의한 갈등, 그리고 위안부 문제 등 한국과 일본은 해결되기 힘든 다양한 갈등적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박근혜-아베의 갈등이 장기적인 이슈라고 인식하면서 한 일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기반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 다.42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증진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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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교적 돌파구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방문, 그 리고 시진핑 주석의 한국방문을 통하여 관계강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 주요쟁점
(1) 한국의 사드(THAAD) 도입 문제
최근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 경쟁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있는 한국 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이슈가 한국의 사드 도입문제라고 볼 수 있다. 사드는 고도 40km에서 150km 사이에서 미사일을 요격하 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즉 MD의 핵심 무기체계이다. 사드는 미 록히 드마틴 제품으로 길이 6.17m, 무게 900㎏, 직경 34㎝로 최대 속도는 마 하 8.24에 이르며 한 발당 가격은 100∼11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는 원래 미 MD 체계에선 미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적 대륙간탄도 미사일(Inter 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들을 상승단계에서 바다 위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SM-3 미사일로 요격하고, 탄도미사 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가게 되면 알래스카 등에서 발사되는 지상배치 요격미사일(Ground Based Interceptor, GBI) 등으로 처리를 시도한 후, 그 마저도 실패했을 경우 마지막 하강(종말)단계에서 요격하는 용 도로 개발되었다.43
42_Laura Schwartz, “Competition and Confrontation in the East China Sea and the implications for U.S. Policy,” (The National Bureau of Asian Research(NBR) Roundtable Report, February 2014), <http://www.nbr.org/downloads/pdfs/psa/
EastChinaSea_Roundtable_report.pdf>; 박병광, “중·일간 조어도(센카쿠) 갈등의 배경과 파급영향,” (아산정책연구원 이슈브리프 2012-29, 2012.9.27).
43_사드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을 참조. “THAAD: Terminal High-Altitude Area Defence, United States of America,” Army Technology, <http://www.army-
사드의 한국배치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의 반발 때문이다. 사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는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아직까지 미군이 한국정부에 공식적으로 제기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공식화되기 전부터 사드문제가 미중 간 그리고 한중 간의 첨예한 이슈로 부상하는 것은 중국이 사드문제를 중국안보 에 중요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4년 5월 말 외 교부 성명을 통하여 한반도에 MD를 배치하는 것은 지역 안정과 전략 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했으며,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킬 것이라고 경고하 고 있다. 국내에서도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양론이 비등하고 있지만, 한국정부의 입장은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의 노동 또는 스 커드 미사일을 좀더 높은 고도에서 막아낼 수 있기 때문에 방어 기회 가 늘어나고 한반도 안보태세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44
그렇다면 주한미군에 대한 사드배치가 중국이 주장하는대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 균형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까? 즉 유사시에 사드 미사 일이 중국에서 발사되어 미국으로 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까? 실제로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미사일이 중국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technology.com/projects/thaad/>; “MD체계의 핵심 미사일 THAAD SM-3,” 조선 일보, 2014년 3월 19일, <http://bemil.chosun.com/site/data/ html_dir/2014/03/19/
2014031903111.html>.
44_“THAAD 1개 포대 평택에 배치한다,” 동아일보, 2014년 9월 5일, <http://new s.donga.com/3/00/20140905/66236542/1>; “중국 싱크탱크, ‘중국은 한국의 사드 (THAAD) 도입 반대한다’,” 중앙일보, 2014년 8월 26일, <http://article. joins.com/
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644987&cloc=olink|article|default>; “中国驻韩 大使非常担心在韩国部署THAAD,” 중앙일보, 2014년 10월 20일, <http://chinese.
joins.com/gb/article.do?method=detail& art_id=12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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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으며, 사드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가 결국 한국 의 MD 참여라는 중국 측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까지 나온 분석들을 보면 중국의 입장은 그다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 다.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대부분 중국 내륙에서 발사되는데 발 사 후 불과 몇 초 만에 300km 이상의 고도로 상승되고 한반도의 동북
3성 위를 지나갈 때는 이미 500km 이상의 높이로 진입하기 때문에 최
대 사거리가 150km인 사드로는 요격할 수가 없다. 따라서 미사일 자체 로는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우려하는 것은 사드에 연동 되어 있는 엑스밴드(X-band) 레이더의 성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엑스밴드 레이더는 사드의 핵심 구성품으로 공식명칭은 AN/TPY-2 이다. AN/TPY-2의 탐지거리는 정밀하게는 1,000km까지 최대 1,800
㎞에 이르며 파장이 짧아(2.5cm) 적의 탄도미사일을 먼 거리에서 정밀
하게 탐지하는 데 유용하다. 따라서 미사일이 날아가는 각도 뿐만 아 니라 미사일의 종류가 무엇이고, 어떤 미사일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은 중국과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대상으로 일본 내 기지 2곳에 이미 엑스밴드 레이더를 배치해 두었으며, 일본보 다 중국과 가까운 한국에도 이 레이더의 배치를 희망하고 있다.
AN/TPY-2가 평택 미군기지에 배치된다면 1,000km에 달하는 탐지거 리를 이용하여 베이징과 상하이, 다롄 등 주요 도시와 군사시설 밀집 지역까지 탐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우려에 대해 엑스밴드 레이더보다 인공위성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한다.
아무리 레이더가 좋아도 지상에 설치된 레이더 보다는 공중에서 보는 인공위성이 더욱 효과적이며, 정확도도 높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드와 관련된 또 다른 쟁점은 사드가 과연 북한 핵탄두 미사일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