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지역수산기구의 설립 방식
국제사회가 공해 어업자원 관리에 있어 RFMO/As를 선호하는 이유는 어종 또 는 지역적 특성에 따른 효과적인 관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그 지역의 특수 한 성격을 고려한 지역수산기구가 어업자원 관리에 가장 적합한 형태이기 때문 이다(유엔공해어업이행협정 제8조).
따라서 중앙북극공해 어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동 수역의 특징 에 맞는 새로운 RFMO/As를 설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적합한 형태의 RFMO/As 설립하기 위해서는 동 수역의 자연적 특징에 대해 이해하고, 이에 맞는 설립 방식에 대한 고려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설립방식은
추가 신설 RFMO/As의 설립 개수 및 설립 기준, 기존 지역수산기구와의 관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추가 신설 RFMO/As 개수에 대한 부분은 해당수역 관리에 있어 단일 RFMO/A만으로 충분할 것인지, 아니면 복수의 RFMO/As 신설이 필요한 것인가 를 결정하는 문제이다.
북극해는 대양이며, 중앙북극공해 역시 약 290만㎢의 넓은 수역이다. 이러한 수역을 하나의 지역수산기구가 관리하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앞 장에서 살펴 본바와 같이, 공해를 포함한 지역수산기구들은 비록 공해를 포함하고 있으나, 이는 연안과 가까운 공해를 포함하고 있을 뿐 먼 공해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NAFO의 경우와 같이 협약수역이 넓다 고 할지라도, 어족의 이동경로 및 서식지 등을 고려함으로써 실질적인 관할수 역은 협약수역보다 좁다.
또한 북서대서양수산기수(NAFO)와 북대서양연어보존기구(NEAFC)는 북극주변 수산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목표종 등이 서로 다르다. 이는 북극해가 넓은 수역 만큼 다양한 형태의 어종과 서식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앙북극공해에 단일의 RFMO/A를 설립한다면 이는 그 지역의 특수 한 성격을 반영하여 공해어업을 관리한다는 지역수산기구의 설립 목적에 부합 하지 않는다.
또 하나의 특징은 현재 중앙북극공해에 확인된 어종이 없다는 것이다. 이동 이 될 것이라 예상되는 어족 자원은 존재하나, 이동이 실질적으로 나타나고 있 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향후 어장이 형성될 경우 해당 수역의 목표어종과 부 수 어종이 어떤 것인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 이동 어종에 따라 서식지를 달 리하는 경우, 단일의 RFMO/A가 이 모든 것을 해양환경에 맞게 즉각적으로 대 처하기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단일 RFMO/A의 어업자원 관리는 그 효율성
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해양환경의 특성에 맞게, 효율적으로 어업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복 수의 RFMO/As를 설립하여 관리하는 것이 중앙북극공해에 적합할 것이다.
복수의 RFMO/As설립에 있어 설립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발 생한다.
이러한 설립시점은 유엔공해어업이행협정 제8조 제2항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동 조는 RFMO/As의 설립을 통한 협력시기를 ‘경계왕래성어족 및 고도회유 성어종이 남획되거나 위협에 처해있거나 동 어종에 대한 새로운 어업이 개발되 고 있는 증거’가 있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중앙북극공해의 경우 현재 어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수역으로 남획되거나 위 험에 처해 있는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업의 이동으로 인하여 새 로운 어업이 개발될 수 있는 수역임은 분명하다.
다음으로 ‘새로운 어업이 개발되고 있는 증거’의 기준을 어디에 설정하느 냐에 따라 RFMO/As의 설립 시기는 달라질 것이다. 즉, 어족자원의 이동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어장의 형성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단순히 어종이 이동을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새로운 어업이 개발되고 있는 증거로 보기는 힘들다. 이는 단순한 이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동한 어종들이 새로운 서식지에 정착하여 어장을 형성한 시점을 새로운 어업이 개발 되고 있는 증거로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 이동 예상 어족과 그 서식지에 대한 공동과학조사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복수의 RFMO/As 설립은 국가들에게 자국의 이익과 능력에 따라 어장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많은 국가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점은 북극해 주변 RFMO/As와의 관계이다.
어족자원의 이동은 현재 어장이 형성되어 있는 곳에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 고 있다. 따라서 초창기의 새로운 어장은 기존의 어장인 바렌츠해와 베링해 주
변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동 어장들은 북서대서양수산기수(NAFO)와 북대서양연어보존기구 (NEAFC), 중부베링해 명태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협약(CCBSP)에 의해 관 리되고 있는 수역이다. 이들은 협약수역을 규정함에 있어 확장의 가능성도 규 정하고 있다.
만약 새로운 어장이 동 수산기구들의 협약수역 이원이긴 하나 가까운 곳에 어장이 형성된다면, 기존 RFMO/As와의 마찰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극연안 5개국은 CAOF협약안의 회의참가국임과 동시에, 현재 북극해 주변 의 지역수산기구 중 1개 또는 그 이상의 당사국으로써 추가적인 RFMO/As의 채택이 필요 없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북서대서양수산기수(NAFO) 와 북대서양연어보존기구(NEAFC)의 기능을 강조하고, 이들과의 협력 및 조정 (coordination) 보장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들만으로도 현재의 북극 공해를 충분히 관리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과의 충돌 도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기존 RFMO/As 주변으로 새로운 어장이 형성된다면, 그 RFMO/As의 협약수역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이러한 유연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중앙북극공해 어업 체제에 북극 연안국들과 기존 RFMO/As 참여 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나. 지역수산기구의 형태
설립 방식이 결정된 후, 다음 단계로 검토되어야 할 것은 중앙북극공해 RFB 의 설립형태이다. 이는 추가 신설 RFBs가 기구(organization) 또는 위원회 (commission)의 형태를 취할 것인지, 아니면 약정(agreement/convention)을 체결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앞 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RFMO와 RFMA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무국의
존재 여부이다. 두 가지 형태 모두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에는 큰 차이점은 없다고 하나, 현재 대부분의 지역수산기구들은 사무국이 존재하는 기구 또는 위원회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국제기구의 사무국 역할에 대해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국제기구 사무국의 역할은 국제연합헌장(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이하 UN헌장) 제15장(제97조~제101조)에서 살펴볼 수 있다. UN헌장 제 97조는 사무국은 사무총장과 기구가 필요로 하는 직원으로 구성된다고 규정하 고 있다. 즉 사무국은 국제기구의 운영에 있어 실무적인 역할을 하는 행정기관 이다.250)
실질적으로 사무국을 갖춘 RFMO 산하에는 조직이 세분화 되어있으며, 산하 조직들의 행정적 역할과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기존 RFMO/As의 비 교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현재 북극주변 수산기구인 북서대서양수산기수(NAFO)와 북대서양 연어보존기구(NEAFC)를 통해 RFMO 중 상설 사무국을 두고 운영되는 RFB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NAFO는 사무국을 포함하여 운영위원회, 과학위원회, 어업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다(제2조). 산하 조직간의 관계를 포함하여 기구의 조직·행정·재정 및 그 밖의 내부사항에 대해 감독 조정하는 운영이사회는 사무국장을 임명하며, 사무 국은 운영이사회가 규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제3조, 제15조). 과학이사회는 어 업에 미치는 환경적·생태적 요인을 포함하여 협약수역의 어업과 관련된 과학 적 정보를 수집 관리하고 보고서/정보 및 자료를 발간하는 일을 한다(제6조-제 10조). 이러한 과학이사회는 어업위원회에 관련 정보 또는 자문을 제공한다(제3 조, 제15조). 어업위원회는 규제수역의 어업자원 관리 및 보존에 대한 책임을 지며, 규제수역 내 국제규제 및 실시에 관한 제안을 채택 할 수 있다. 이 채택 안이 구속력을 가지기 위해서 사무국은 위원회가 채택한 제안의 발송 일자를 명시하여 모든 당사국에게 송부한다. 제안에 대한 이의가 있는 당사국들은 40
250) 김대순, 전게서, 1464-1465쪽.
일이 경과하기 전에 사무국장에게 이의를 제기하면 구속 받지 않으며, 조치 후 1년이 경과한 이후에도 사무국을 통해 조치에 대해 구속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고하면 구속력이 정지 된다. 즉 어업위원회의 제안에 대한 이의 제기 및 철 회, 제안이 구속되는 조치 일자, 통고 접수 등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사무국을 통해 진행된다(제11조-제12조). 또한 당사국들에게 분담금을 통고하는 일도 사 무국에서 하고 있다(제16조).
NEAFC는 협약의 목적을 위한 북동대서양 어업위원회(이하 어업위원회)를 두 며, 그 산하 위원회와 부수적인 기구를 설립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NEAFC는 모니터링 및 이행에 관한 상설위원회(Permanent Committee on Monitoring and Compliance: 이하 PECMAC), 관리 및 과학 상설위원회 (Permanent Committee on Management and Science: 이하 PECMAS), 재정 및 운영위원회(Finance and Administration Committee: 이하 FAC)로 구성된 3개의 상임위원회(three Permanent Committees)를 두고 있다. 모니터링 및 이행에 관 한 상설위원회의에 권고 및 제안하고자 하는 당사국은 회의 30일전 사무국에 송부하고 회람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251)
어업위원회의 사무국은 런던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 1회 당사국 정기회의가 개최된다(제3조 제6항). 어업위원회의 권고안은 구속력을 가지는데, 이에 대한 이의가 있는 당사국은 통고일로부터 50일 이내에 어업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해 야한다. 또한 어업위원회는 이의 및 철회 등을 당사국에게 통보해야한다(제12 조). 이러한 일련의 행정 일들을 사무국이 하는 것이다. 또한 NAFO와 마찬가지 로 당사국들에게 분담금을 통고하는 일도 하고 있다(제17조).
이처럼 지역수산기구의 사무국은 기구의 산하 기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조율함으로써 기구가 원활히 활동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번째는 RFMO이긴 하나 상설 사무국을 두지 않고 운영되는 형태로서, 전 미열대참치위원회(IATTC)가 있다.
IATTC는 공동위원회의 형태로, 당사국에서 임명된 1-4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251) https://www.neafc.org/tor/pecmac (검색일자: 2018.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