Ⅶ다. 장애인
2. 취약계층 보호의 장애 요인
제
1
절에서 살펴보았듯이 북한 당국은 임산부,
영유아,
아동,
장애인 의 인권보호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법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동시에 영양실태조사를 수용하고 장애인올림픽에 최초로 참가하는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에도 상대적으 로 우호적인 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대적 관심과 법제 정비 및 국제 사회와의 우호적 협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취약계층의 인권 실태는 여 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책적 요인, 사회구조적 요 인,
인식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 정책적 요인
첫째
,
무엇보다도 성분에 기반을 둔 북한 당국의 정치적 차별정책이 취약계층의 인권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지하듯이154_김석향, “북한 내 공적·사적 인권담론 분석,” 뺷사회과학연구논총뺸, 제27호 (이화여 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2012), pp. 26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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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북한 주민에 대해 정치적으로 계층화하여 차별하는 성분정책 을 유지하여 왔다
.
북한은 해방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성분조사 사업 을 실시하여 주민들을 출신성분과 사회성분별로 엄격히 구분하고 있 다. 그리고 북한 당국은 전 주민을 크게 핵심군중(핵심계층), 기본군중(동요계층),
복잡군중(적대계층) 등 세 계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복잡군중은 계급적 적대자들과 민족적 적대자들로 구성되며
,
소위 불순분 자,
반동분자로 낙인찍힌 자들로서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인권을 유린 당하는 집단이다.
복잡군중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고용·
교육·
주거·
의료 혜택 등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차별대우를 받는다.
이들은 대체로 힘들고 유해한 중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강제이주를 통한 격리수용 및 독재대상,
항시 동태를 감시당하는 고립대상,
집중적인 교양학습을 통해 체제 순응적으로 교육받는 포섭 및 교양대상 등으로 구분되어 관 리되고 있다.
155이러한 성분정책에 따른 차별정책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적대계층의 인권이 유린되는 동시에 식량권
,
건강권,
교육권 등 전반적 인권의 저 하는 취약계층을 양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법률상으로 임산부,
영유아,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이들 적대계층은 북한 당국의 성분에 따른 차별정책으로 인해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 하게 된다.
또한 성분에 의해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적대계층에 대해 북한 당국은 우리가 규정하는‘
취약계층’
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기 때문 에 외부의 지원에 대한 접근에서도 차별을 당하게 된다.
끝으로 이러 한 성분에 따른 차별정책은 부패와 결합되면서 양극화를 심화시켜 취155_조정현 외, 뺷북한인권백서 2013뺸, pp. 173~174.
86 인도적 지원을 통한 북한 취약계층 인권 증진 방안 연구
약계층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둘째
,
북한은 취약계층의 인권보호를 위한 국가의 실현(fulfill)
의 의 무를 적절하게 수행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
경제적·
사회적 및 문 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사회권규약”)에서는 사회권에 대해 점진적인 실현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국내 법률 에서 취약계층의 인권을 보호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실현의 의무라는 관점에서 적절하게 자원을 배분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여전히 선군정치를 강력하게 견지하면서 군에 대한 우선적 배 분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군정치에 따른 국방공업 우선정 책으로 인해 자원이 우선적으로 배분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취약계층 보 호를 위한 자원은 감소될 수밖에 없다. ‘
점진적 실현’
은 당사국의 의무 에 대한 태만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되고 가용자원 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적절하게 수행하는 동시에 부족한 가용자원 내 에서 접근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북한 당국이 아동,
여성,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한된 자원을 이들 취약계층 에게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정책으로 전환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북한은2013
년3
월31
일 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 력 강화 병진노선’
을 채택하였다.
핵을 통한 안전보장을 도모하면서 재 래식 전력에 투입할 자원을 경제건설을 위해 전용하여 인민생활의 향 상을 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이러한 전략은 실제로 성과를 거두 기는 어렵다.
북한의3
차 핵실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 보장이사회의 제재 등으로 인해 북한의 병진노선 추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대외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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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실현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이러한 점은 평양 중심적 개발 및 배급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
평양 중심적 접근으로 인해 평양과 지방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양강도,
자강도,
함경북도 등 동북부 지역 취약계층의 인권이 저하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실제로 유엔과 협력하여 북한의 중앙통계국이 실시한 영양실태의 지 역별 격차의 추이를 보더라도 지역 간 격차는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 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북한 전체적으로 볼 때 영양상태가 호전하는 것 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지역 간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영양상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 지 않은 현상은 북한 당국의 평양과 대도시 중심의 개발과 배분에 기 인하고 있다.
셋째
,
북한 내 취약계층에 대한 국제사회의 효과적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북한 당국의 협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선적으로 취약 계층과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관련한 협력의 문제를 들 수 있다. 북 한 당국이 유엔의 영양실태조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수령유일체제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체제논리 아래 취약계층의 존재에 정치적 부 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취약계층에 대한 실태조사에서는 여전히 소 극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동,
산모와 수유 여성 등의 시설에 대해 자 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접근을 허용하고 있지는 않다.
또한 취약계 층에 대한 지원이 적절하게 배분되고 전달되는가라는 모니터링의 문 제에서도 일부 긍정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무작위 접근 허용과 불시 접근 허용의 문제 등도 여전히 미흡하다.
이는 체제 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인식에 기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체제유지를 위한 북한의 폐쇄적인 정책과 접근 불허가 취약계층의 보 호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8 인도적 지원을 통한 북한 취약계층 인권 증진 방안 연구
나. 사회구조적 요인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실질적으로 구현되지 못하는 것은 첫째, 북 한 내 사회안전망의 붕괴와 삶의 양극화 심화현상 때문이다
.
북한은 중앙배급체계를 통해 주민들의 생활을 보장해주는 대신 그러한 배급 을 대가로 충성을 유도하여 왔다.
그런데1990
년대 경제난으로 인해 일반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배급체계가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평 가되고 있다.
반면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당의 간부,
군의 간부,
인민보 안부,
국가안전보위부,
검찰,
판사 등 엘리트 계층에 대해서 우선적으 로 배급하고 있다.
또한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활용하여 부를 축적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엘리트와 주민 사이에 삶 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중앙배급체계가 기형적으로 작동하면서 생존의 위험에 내몰린 일반주민들은 장마당 등 장사를 통해 생계를 유 지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사를 통해 부를 축적하 는 상인층이 확대되는 반면,
한 끼도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최하위 계층이 확대되는 등 시장화 확산으로 인한 일반주민 간 경제적 양극화 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상류층은10∼20%,
중류층은15∼30%,
하류층은50∼70%
정도로 평가할 수있을 것이다
.
특히 정말 생활하기 어려운 최하류층(
극빈층)
은15∼
20%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계층 구분도 남한 주민 삶의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탈주민들이 북한에서 생 활할 때 북한 내 생활 수준에서 상,
중,
하를 구분한 것이라는 점이 다.
156 이와 같이 국가가 무상으로 제공하던 사회안전망이 붕괴된 상156_김수암 외, 뺷북한주민의 삶의 질: 실태와 인식뺸, KINU 연구총서 11-06 (서울: 통일 연구원, 2011), p.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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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에서 시장화로 인해 경제적 측면에서 취약계층이 급증하는 것이 핵 심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둘째
,
북한 사회 내에서 구조화되고 있는 부패가 취약계층 보호 실 행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과 법기관의 주요 직책을 독 점적으로 갖게 된 핵심엘리트들은 직위를 활용하여 뇌물 수수, 횡령, 인사 개입 등을 통해 사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북한 내 부패 구조화 정도는 부패 관련 저명한 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의 평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매년
‘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 CPI)’
라는 척도를 통해 전 세계의 부패상황을 평가하여 왔다
.
북한은 그동 안 부패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기본 데이터 수집 등의 사유로‘
부패인식 지수’
산정 대상국가에서 제외되어 왔다.
그런데2011
년 국제투명성기 구는 처음으로 북한을 대상에 포함시켜 부패상황을 평가하였다.
그 결 과 북한은 ‘2011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전체 183개국 가운데 소말 리아와 함께 가장 낮은 점수인1
점을 받았다.
소말리아에 이어182
위 로 평가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로 분류되었다.
157이와 같이 북한 내에 만연해 있는 부패행위는 두 가지 차원에서 북 한 주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직간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먼저 직 위를 이용한 횡령 행위는 사회권에 충당되어야 할 재원의 가용성(availability)
을 떨어뜨려 식량권,
건강권 등 일반주민들의 권리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
다음으로 직위를 이용한 뇌물수수 행위는 접근성이라는 차원에서 일반주민들의 사회권의 차별을 초래하 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부패행위는 가장 취약한 북157_김수암 외, 뺷북한부패와 인권의 상관성뺸, KINU 연구총서 12-02 (서울: 통일연구원, 2012), p.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