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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대역량으로서의 모빌리티스 강화하기

(1) 모빌리티스 재화로서의 자동차 활용

과중하게 주어지는 사회적 맥락 상의 제약 요인들로 인해 R씨는 절대 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제약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공간 환경 상의 제약을 크게 느낀다고 이야기하였 으며, 이 떄문에 시간이 계속 부족하다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제약은 한

국에 처음 왔을 때는 '남편 시간 의존하기'의 현상으로 나타났으나, 남편 에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R씨의 이동 욕구가 해결되지 못했다. 본래 도 시에서 살았던 그에게 있어서 이동이 차단되는 상황은 견디기 힘든 것이 었고, R씨의 집은 외진 곳에 있어 기본적인 가사 관련 쇼핑도 불가능했 다. 처음 왔을 때의 상황에 대해 그는 '어디 갈라도 해도 나가지도 못해 요'라는 말로 표현하였으며, 항상 '남편이 시간을 써서' 데려오고 데려가 며 살았다고 했다.

(처음에 왔을 때 어려운 점이 뭐였어요?)그냥.. 저 혼자 다녀 못하는데 남편 시 간도 없고. 시어머니 같이 안 살어. 남편만 둘이라니까. 남편 시간 없으니까 저 움직이지도 못해요. 친구도 없어요. [...] 어… 나오기 너무 힘들어요. 남편 맨날 태워줬는데 남편도 시간이 없어. 근데… 아 어쨌든 (면허) 따야 돼. 뭐 혼자 걷 거나, 내려도 엄청 멀어요. 버스정류장 여기에 가고… 힘들어하고….

OOO(도시 이름) 살았어요. 그러면 그냥 걸어 다니고 버스타고 택시타고 그냥 이렇게 살고. 면허 딸 생각 같은거 안하고. 여기 와보니까 그냥 시골. 완전 시 골 이래서. 진짜 놀랐어요. 완전 시골 이래서. [연구자: 완전 시골인 줄 몰랐어 요?] 몰랐어. 완전 산꼭대기 살아요. 눈물 얼마나 흘렸어요. 2년 동안 내내.

그니까. 저 원래 도시 살았으니까 갑자기 이렇게 하면 더 짜증나. 맨날 신랑한 테 싸우고… 근데 신랑 받아줘. 왜냐면 시내 살았다가 시골 가서 살을라면 너 무… 힘들어.

이에 따라 공간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R씨의 첫 전략은 최대한 빨리 면허를 따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에 와서 6개월 만에 하였던 면허 취득 경험에 대해서 한국어를 몰라 필기 시험에 세 번이나 떨어졌고, 운전 자 체도 무서웠다고 회고하였다. 그러나 '나와야 된다'는, 이동을 향한 확고 한 의지는 운전 면허 취득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그는 차를 통해 제약을 돌파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되었다.

그담에 남편이 "아, 할 수 없어." "운전면허 따라" 이렇게…. [...] 남편도 따자.

안 따놓으면 어디 갈라면 너무 힘들다. 맨날 집에 있으면 또 우울증 걸릴까 봐 요. 그냥 나가서 친구도 만나고 뭐 이렇게 해야지. 그래서 이렇게 땄어.

근데 여기를, 한국 와서 육 개월 됐는데. 한국말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필기 를 한 두 번 떨어져서. 혼자 울고. 한글 읽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따냐고요. 필기 를 두 번 떨어졌어요. 세 번째에 남편이 물어봐 주고 천천히 이렇게 가르쳐 줘 서 그 다음에 세 번째에 맞았어!

한 달 그냥 (연습) 나와서 그담에 한 달 반? 남편이랑 차 샀어. [연구자: 처음 운전하니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아 떨려 무서워. 이렇게. 엄청 무서웠어. 근데 무서워도 할 수 없어. 공부해야 돼. 뭐 이렇게 나와야 되니까요.

대표적인 모빌리티스 재화인 자동차는 여가, 통근, 휴가를 위한 지배적 인 모빌리티 수단이다. 특히 여성에게 있어 자동차는 유급 무급 노동 사 이의 맞지 않는 시간을 다룰 수 있게 하고, 파편화된 시간 일정을 조정 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해방'을 선사하기도 한다. (Wajcman, 1991: Urry, 2007/2014에서 재인용) 또한 젠더 연구자들은 자동차 운전이 여성들에게 있어 역량 강화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Gardner and Abraham, 2007; Sheller and Urry, 2000) 차를 운전하기 시작하면서 R씨에게 나타난 변화 또한 단순한 운전 이상의 것이다. 먼저 차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에게는 공주 시내라는 인프라 및 자원 취득으로의 길 이 열렸다. 그는 먼저 직접 운전하여 센터를 방문, 한국어와 각종 취업 자격증들을 취득하였다.

예 지금은 뭐 그냥. 어찌할 수가 없었는데. 싫으면 또 뭐 나가면 돼. 좋으고 싫 으고 또 말도 할 수 없어. 싫어도 뭐 말하지도 못하고. 안 좋아하면 나만 짜증

나하고 나만 이렇게 스트레스 받아요. 그냥 아 이렇게 하자. 어쨌든 차 있으니 까 나가고 싶으면 나가자. 남편도 나가고 싶으면 나가. 기름값 이런거 생각하지 말라고. 남편도 알아. 시골 살으니까. 저한테 너무 미안하니까. 나가고 싶으면 나가. 낮에 친구 만나든지 어디 놀러 가든지 그냥 가. 이렇게.

무엇보다도 차를 통하여 '나가고 싶을 때' 나갈 수 있다는 발언은 자 신의 시간 및 이동을 스스로 계획할 수 있는 시간 주권성이 생겼다는 것 을 의미한다. 또한 집이 답답하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자신에 게 부과된 가부장적 의무와, 그것이 수행되는 공간을 벗어날 힘이 생긴 다는 의미를 갖는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도 그는 차를 통하여 이동하며 이러한 의무와 자신만의 시간 사이에서 스케줄을 세부적으로 조정하고 협상할 수 있었는데, 이는 자동차가 모빌리티스 재화로서 갖는 ‘특징’을 한껏 끌어내 활용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는 후술하도록 한다.

(2) 가상 이동을 통한 사물 이동 극대화

중국에 있을 때에는 옷 장사를 했던 대상자 R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근데 저는 가만 있지 못해요. 이것 해서 (돈) 못 벌으면 딴 거 찾아 돈 벌어야 돼요.'라고 설명하였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R의 생각은 이재에 밝은 천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낯선 한국에서 생활하는 불안감 때문이기 도 하다. 그는 한국에서 낯선 시골 생활과 무거운 가사 노동 부담 탓에 남편과 많이 다투면서, 결혼 생활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것 을 깨달았다. 따라서 그의 결론은 늘 비상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을 가지 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혼자 (돈) 벌어야 뭐 쓰는 거 편해. 남편 돈 달라 하면 뭐 살라면 눈치 봐야 되잖아요. 요즘은 혼자 돈 벌어서 뭐 할라면 편해요. 남편이 용돈도 주는데 근 데 내.. 내 속 편하면 혼자서 벌어서.. 나중에 이거 비상금. 나중에 뭐 신경 쓰려 면 여기다 항상 비상금 있어야 해요. 없어 놓으면 불안해.

항상 몰라요. 왜냐면 문화도 틀려. 뭐 신랑하고도 틀려요. 근데 우리 여기 시집

오면 남편은 항상 입장 바꿔 생각해야 되잖아요. 근데 한국 남자 안 그래요. 입 장 바꿔 생각 안하고 그냥 맨날 우리 한국 뭐 이런 거 따라 가야 돼. 근데 아니 잖아요. 우리도 중국 한 20년 살았는데. 갑자기 우리보고 바꾸라면 우리도 힘들 어요. 근데 서로 뭐 이렇게 (입장 바꿔 생각)해야 되니까 싸우잖아. 나중에 뭐 일 생길지 어떻게 알아요. 몰라요."

"돈 없으면 불안해. 그니까 돈 있어야 안전 이렇게 (생각해요). 막말로 진짜 어 디 뭐 안 돼 무슨 일 생기면? 나 주머니에 돈 있어."

그러나 한국에 온 지 3년차에 가사 노동에 더하여 제사 부담이 생겨나 면서 시간 제약은 점점 커졌다. 아이를 임신한 때부터 앞으로 더 바빠질 것임을 예감한 R씨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인터 넷 판매를 생각했다. 이후 그는 스마트폰의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한국 화장품을 중국 고객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용한 플랫폼은 중 국에서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메신저 '웨이신(wechat)'으로, 누구든 상점 등록을 하면 쉽게 판매를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애기 임신할 때, 애기 낳아서도. 계속 집에서 가만 있지 않았어요. 계속 돈 벌었 어요. 인터넷. 화장품 판매해서 이렇게. 중국 여기 한국 설화수. 알지. 밤에. 왜 냐면 중국 사람이 낮에 다 출근하니까 시간 없어서. 밤에 많이. 팔고 뭐 이렇게 하고.

웨이신 하고.. 저 핸드폰 두개요. 웨이신 그냥 두 개요. 사람이 많아. 여기 한 웨 이신 천명 이천명.. 사람이 많아야 우리 판매 할 수 있어. 그러니까 핸드폰 두 개 하면 한 사천명 여기. 사람이. 물건 사고 뭐 이렇게…다 같이.. 저 원래 저는 한국 어… 얘기했는가 모르겠네. 한국 카레. 뭐 다 올려줘서 다 팔어. 먹을 거 다 팔어. 누구 필요해 하면 그냥 택배 보내 하고.

R씨가 선택한 플랫폼에서의 판매는 시차가 다른 중국에서 24시간 수

시로 걸려오는 응대가 중요한데, 이러한 방식을 선택한 것은 R씨의 시간 조정 전략 중 일부였다. 가사 노동을 부담해야 하는 R씨는 시간을 연속 적으로 내기는 어려웠지만 가사일 사이에 수시로 핸드폰을 확인할 수 있 었기 때문이다. 그는 밤에 가장 많은 판매를 하였다고 응답하였는데, 이 렇게 늦은 밤까지 응대를 하고 조금 늦게 일어나는 것도 그의 시간 조정 전략 중 일부였다. 점점 고객이 늘어나자 그는 스마트폰을 영업용과 사 생활용 두 개로 분리하였다. 연구자가 확인한 그의 영업용 스마트폰에는 약 4000명의 고객들이 친구로 추가되어 있었다.

이렇게 R씨가 쓴 전략은 육체 이동을 최소화하고, 인터넷을 통한 사물 이동과 가상 이동을 극대화하는 방식이었다. 육체 이동의 경우 자동차라 는 모빌리티스 재화의 잠재력을 한껏 활용하였다. 차량을 이용하면 어린 아이와도 안전한 이동을 할 수 있고, 짐을 옮길 수 있으며, R씨가 처한 거리의 제약을 돌파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조정한 시간에 맞 춰 바로 이동이 가능했다. R씨는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물건 구매의 경 우 가사노동의 사이 시간을 이용했다. R씨의 판매 과정에서 육체적 이동 은 차를 몰고 나가 시내를 한 바퀴 돌아서 물건들을 한꺼번에 구매해 돌 아오면 끝이 났다. 나머지는 집에서 찍어 올리는 사진과 메신저 소통 및 인터넷 송금, 즉 가상 이동으로 해결되었다. 다문화 혜택 제도를 활용해 서 받은 할인을 통해 중국으로 물건을 부치는 사물 이동을 통해서 R씨 의 판매는 완료되었다.

어.. 저 지금 한 4-5년 했어. 애기 태어나서 한 살 안 돼서 계속 안아주고 있을 때 시작했어. 아 그랬어요. 저 그냥 화장품 찍어서, 다 찍어서 올려주고 뭐 이렇 게. 저 올려줘서 누구 이거 맘에 들어 이거 주문하고 돈 먼저 들어가. 돈 줘 통 장 들어와서 확인해서 그담에 물건 보내요.

애기 걷지도 못했는데 저 애기 들고 여기 시내 여기 화장품 가져와 차 실어서 집에 가져와서 포장하고. 그 담에 택배 보내하고. 진짜 엄청 힘들었어.그 때 한 달 삼 사백 팔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