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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초기에는 일정 범위의 고소를 금지하고 고소가 허용되더라도 직접적인 고 소 뿐 아니라 단순한 정보제공행위까지도 폭넓게 무고죄로 다스리는 ‘告’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일단 무고죄의 告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면, 무고에 해당 하는지 여부의 실질적인 판단은 신고한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誣’ 여부를 수사・심리함으로써 이루어질 것이다.

‘誣’의 사전적 의미는 ‘속이다(欺罔)’ 또는 ‘간사하다(詐)’는데 있다.1)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誣告’를 어떤 의미로 造語하였는지 분석하기 위해 淸代 考證學者인 段玉裁가 저술한 ≪說文解字注≫ 중 ‘誣’자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

誣는 加라는 뜻이다. 玄應2)五引3)에서 모두 加言이란 용어를 썼다. 加言이란 말 은 꾸며 만든다는 뜻이다. 옛날엔 架라는 글자는 없었고, 加라는 글자로 대신했다.

淮南子라는 책의 時則訓편에 “까치가 가소(加巢)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架巢란 둥지 를 얽어 만든다는 뜻이다. 毛詩(詩經)의 주석에 “까치가 둥지를 만드는데, 冬至에 한 다”라고 했다. 劉昌4)加를 宗으로 하고 架를 음으로 하였다. 李善5)은 여씨춘추의 주석을 인용하였는데, 이르기를 “結은 交라는 뜻이고, 構는 架라는 뜻이다, 加言이라 하는 것은 근거없이 꾸며 만드는 것을 말함이니, 듣는 자는 세밀히 따져 신중히 받 아들여야 한다”라는 것이다. 力部를 살펴보면 “加"는 말을 늘리는 것이며, 力과 口의 뜻을 따른다”고 했으니 그런즉 加와 誣는 같은 뜻으로 서로 한가지로 해석하는 것 이니, 言字를 增하지 않아도 된다. 加와 誣는 무두 아울러 훼예(毁譽)를 말하고 있는 데, 毁譽를 진실로써 하지 않는 것을 誣라고 한다. 方言에서 誣는 엄여(䛳與)라 하는 데, 吳越 지방에선 誣라 하고, 荊楚 지방에선 䛳與라 하니, 齊晉지방에서 阿與라고 하는 것과 같다. 禮記의 表記편에 “受綠不誣”(녹받는 것을 誣하지 않는다)의 주석에, 일에 不信함을 誣라 한다”라 하고 있다. 言의 뜻을 따르고 소리는 巫이다.6)

1) 이가원・장상식 편, 한자대전(교육출판공사, 1979), 1429쪽.

2) 唐의 貞觀 때 승려 3) 五音, 음악에관한 저술 4) 명나라 사람

5) 唐의 懸慶때 인물

6) 誣 加也. 玄應五引皆作加言. 加言者架言也. 古無架字. 以加爲之. 淮南時則訓. 鵲加巢. 加

이에 따르면 誣는 加, 즉 더한다는 뜻이다. 까치가 둥지를 얽어 만들 듯이 없 는 것을 꾸미고 얽어서 만들어 내는 것이 ‘誣’이다. 또한 誣는 훼예(毁譽), 즉 비 방하거나 칭찬하는 말 중 사실과 다른 것을 의미한다. 무고죄의 구성요건으로

‘誣’를 적시한 것은 고하는데 있어 사실과 다르게 꾸미거나 더하는 말이 있어야 함을 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誣’는 현행 형법의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구 성요건에 대칭된다.7)

법률서와 실록의 기사를 살펴보아도 誣의 이러한 사전적 의미가 구성요건 해석 에 그대로 관철되고 있다. ≪大明律≫ 주석서인 ≪刻精註大明律例致君奇術≫에서 는 무고를 진실을 굽혀서, 즉 왜곡하여 고소한다는 의미로 ‘枉告’로 칭하거나 거짓 으로 허망되게 고소한다는 의미로 ‘妄告’로 해설하였고, ≪大淸律≫의 주석서인 ≪ 大淸律輯註≫에는 ‘허무한 사정을 날조(捏造虛無事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제2 장 참조). ≪大明律≫의 주석서인 ≪王儀部先生箋釋≫에서는 ‘誣’가 ‘사실과 다름 (不以實)’을 의미한다고 단언하였다.8) 실록의 기사를 살펴보면 誣告를 ‘妄告’라고 도 하였으며,9) ≪大明律直解≫에서도 誣告를 妄告로 직해한 것으로 보아10) 조선 에서는 일반적으로 무고를 허망한 고소를 뜻하는 妄告로 이해하였음이 분명하다.

巢者, 架巢也. 毛詩箋曰. 鵲之作巢. 冬至加之. 劉昌宗加音架. 李善引呂氏春秋注曰. 結, 交 也. 構, 架也. 云加言者, 謂憑空構架聽者所當審愼也. 按力部曰. 加, 語相增加也. 從力口.

然則加與誣同義互訓. 可不增言字. 加與誣皆兼毁譽言之. 毁譽不以實皆曰誣也. 方言. 誣䛳 與也. 吳越曰誣. 荊楚曰䛳與. 猶齊晉言阿與. 表記. 受祿不誣. 注曰. 於事不信曰誣. 从言巫 聲. ≪說文解字注≫(標點本), 段玉裁 著, 袁國華 審訂, 藝文(北京, 2005), 97쪽.

7) 객관적 요건으로 신고한 사실이 허위여야 하고, 주관적 요건으로 신고자가 허위임을 알아 야 한다. 즉 허위임을 인식하고 허위사실을 신고하여야 한다. 여기서 ‘허위’란 개인의 주관 적인 기억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것을 뜻한다. 주관적 기억에 반 하는 신고를 하였더라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이었던 경우는 무고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하게 되나 무고죄에는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 이존걸, 「무고죄의 허위사실에 관한 연구」, 형사법연구 제19권 제4호(한국형사법학회, 2007), 287-288쪽. 반면 행위 자가 신고 내용이 허위라고 믿었다고 하더라도 마침 그것이 객관적 진실에 합치하는 것이 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82. 6. 22. 선고 82도826 판결; 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도1950 판결. 현행 형법의 무고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허위의 사실’ 해석 론에 관하여는 이재상, 형법각론 , 791-793쪽; 편집대표 박재윤, 주석형법[각칙(2)] (제 4판)(한국사법행정학회, 2006), 132-135쪽; 이존걸, 앞의 논문, 286-289쪽 참조.

8) ≪王儀部先生箋釋≫【誣告】【釋曰】第一節告人不以實曰誣.

9) ≪太宗實錄≫ 8卷, 태종 4년(1404) 9월 19일(丁巳) : 凡誣告者亦同罪, 若非妄告, 當該 官吏, 痛治其罪

10) ≪大明律直解≫ 제359조 刑律 訴訟【誣告】凡佗人矣 笞罪乙 妄告爲在乙良 誣告罪良中 加二等齊 …(밑줄친 부분은 吏讀이다)

誣告와 비슷한 의미로 ‘誣陷’11)이나 ‘誣罔’12)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였는 데, ‘誣陷’이나 ‘誣罔’은 모두 없는 사실을 꾸며서 다른 사람을 기망한다는 의미 이므로 허위사실의 조작을 전제로 한다. ‘誣陷’은 아첨하고 간사하여 讒訴하는 말로도 이해되었는데,13) 이러한 참소나 중상모략도 허위를 전제로 한다. ≪經國 大典註解≫에서는 무고를 ‘거짓으로 事情을 꾸며내어 죄가 없는 사람을 모함하 여 해치려고 꾀하는 것’이라 하였다.14) 결국 조선초기에도 무고죄의 ‘誣’는 기본 적으로 ‘허위’를 신고하는 것을 의미하였다고 볼 수 있다.

‘誣’가 ‘허위’를 의미한다면 어떤 것을 무고죄의 ‘허위(誣)’로 판단할 것인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모든 허위는 모두 무고죄로 처벌받는 것인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허위가 무고죄로 처벌받는 것이며 어느 정도의 허위는 괜찮은 것인가?

아래의 그림을 살펴보자.

<그림1>

사실관계 ⇒ 신고사실처벌정도

<그림2>

사실관계 ⇒ 신고사실처벌정도

<그림3>

사실관계

신고사실처벌정도

11) 목인해의 무고 사건(부록1-10)에 관한 기사에서 목인해가 조대림에 대한 ‘誣陷’을 자 백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太宗實錄≫ 16卷, 태종 8년(1408) 12월 5일(戊寅) : 巡禁 司以啓, 乃遣知申事黃喜, 與巡禁司臺省訊問仁海, 下杖十餘, 仁海果服其誣陷大臨之實, 陳 原貴亦證仁海說誘之辭, 事乃得明.

12) 목인해의 무고 사건(부록1-10) 판결에서 ‘誣罔’한 말을 고하였다고도 하고 王親을 ‘誣 陷’하였다고도 하고 있다.≪太宗實錄≫ 8卷, 태종 8년(1408) 12월 9일(壬午) : 逆賊睦 仁海, 本係官賤, 謂有膂力, 許通授職, 使備宿衛. 其心兇逆, 不知自足, 以其妻爲平壤君家 婢, 故出入其家, 謂年幼可欺, 構爲甘言, 刦以禍福, 反肆誣罔之說, 陰行首告, 以捕隣里草 竊爲辭, 勸令上馬, 以實己言, 致使大臨被繫拷問瀕死. 對正引陳原貴爲證, 情狀乃著. 其包 藏惡心, 欲要重賞, 織成禍亂, 誣陷王親, 極可寒心. 其依律處決, 分示四境, 以垂鑑戒.

13) ≪太祖實錄≫ 2卷, 태조 1년(1392) 11월 17일(甲午) : 二曰, 遠佞臣杜讒言. 使司議得, 佞人, 承迎人主之志欲, 大奸似忠, 故人主不知, 反以爲忠, 言無不聽, 計無不從, 以至變亂 是非, 誣陷忠良

14) ≪經國大典註解≫(後集) 刑典 推斷條 誣告 : 謂造虛事情 規陷害平人者. 譯註 經國大典 註解 , 鄭肯植・田中俊光・金泳奭, 한국법제연구원, 2009, 246쪽 참조.

‘▨’ 표시된 부분은 실체가 있는 진실이고, ‘□’ 표시된 부분은 허구이다. <그 림1>은 실제 사실관계와 신고자의 신고사실이 일치하고 처벌 또한 이에 합당하 게 이루어진 것으로 정확한 사법을 구현하는 이상적인 모델이다. 반면 <그림2>

는 완벽한 허구를 신고하였는데, 사법관이 허위신고에 속아 신고한 내용대로 피 신고자를 처벌한 것으로 고소제도를 남용하는 모델이다. <그림1>의 모델이 국 가가 지향하는 올바른 사법 모델이자 신고에 관한 바람직한 국민의 자세라면,

<그림2>의 모델은 완벽한 고소 남용으로써 억울한 사법피해자를 양산하고 무 고 풍토를 조장하는 무능한 사법 모델이므로 무고죄를 두고 있는 이상 <그림 2>의 신고자를 무고죄로 응징해야함에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림3>

의 모델이다. 실체진실보다 과도하게 신고하였는데, 신고자에게 속아 신고대로 피신고자를 과하게 처벌한 것이다. <그림2>의 모델보다는 덜 억울하겠지만 실 체관계보다 더욱 과중한 처벌을 받은 피신고자로서는 억울하기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실체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신고를 정확히 하지 않았다고 하여 신 고자를 무조건 탓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신고자도 피신고자가 행한 실체관 계로 인하여 입은 피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림3>의 모델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무고죄로 제재할 것인지 논란의 소지가 발생한다.

조선초기 誣告反坐律에 있어서 무고죄의 ‘허위’ 판단에 대한 기준이 어떻게 결 정되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율문과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허위’ 인식의 정도가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지 허위(誣)의 고의 가 인정되어 무고죄로 처벌되었는지 허위 인식의 기준 정립에 관하여도 조정에 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사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