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가. ① 부분 - ‘국가가 조약을 통해 개인청구권을 소멸시킬 수 없 다.’는 부분 - 에 관한 검토

주장해 온 취지와 동일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전후처리에 있어서 국가 대 국가 간의 협상을 통해 일괄보상협정(lump-sum agreements)이 체결되고, 이를 통해 개인의 청구권은 소멸하는 것으로 처리하는 것이 현재까지도 국제사회에서 그 실정성 및 합법성이 널리 인정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104)

위와 같이 현재까지도 개인 청구권의 소멸을 개념필연적 요소105)로 하는 일괄보상협정방식이 국제사회에서 유효하게 채택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 부분 대법원의 판시사항과 관련하여 물음표를 제기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즉 대법원의 이 부분 논리는‘국가는 조약을 통해 개인청구권을 소 멸시킬 수 없다.’는 것이나, 그와 정반대의 현실이 국제사회에서 지금 현재도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청구권협정의 성격을 살피건대, ① 청구권협정과 유사한 시 기에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체결된 여러 양자 조약, 즉 독일이 1959년부 터 1964년까지 서방 12개국과 체결한 양자협정이나 일본이 전후 대만, 인도네시아, 중국, 버마 등과 체결한 양자협정들이 모두 각 조약의 내용 이나 당사자 의사 등에 비추어 일괄보상협정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는 점,106) ② 정리한 바와 같이 청구권협정 제2조 제1항은“양 체약국은 양 104) 이근관, 위 논문(각주 24), 199쪽. 이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부터 1995년

까지 200개 이상의 일괄타결방식의 협정이 체결되었다고 한다(위 논문 199쪽 참 조). 특히 “일괄보상협정의 국제법상 실정성은 국제법협회의 2006년 최종보고서에 도 여실히 반영되어 있고, 이 보고서의 제5장은 일괄보상협정에 관한 실행(The practice of Lump-Sum Settlement Agreements)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바, 이 장에서는 일괄보상협정제도의 실정성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 다.”고 적고 있다{이근관, 위 논문(각주 24), 206쪽, 207쪽 참조}.

105) 이근관, 위 논문(각주 24), 199쪽. 이와 관련하여 박배근 교수는 위 논문(각주 24), 58쪽에서 “개인보상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일괄보상협정이 체결된 사례는 다수 있 으며, 이들 일괄보상협정은 개인의 재산권이나 청구권의 소멸을 전제하지 않으면 법적 의미가 없는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106) 이근관, 위 논문(각주 24), 200쪽 내지 205쪽. 위 논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중화 민국(대만)과 1952년 4월 28일 평화조약을, 1958년 1월 20일 인도네시아와 평화조

체약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함)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 체약국 및 그 국민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되어 있는바, 앞서 정리한 조약해석의 일반 원칙, 즉 문언의 통상적·객관적 의미 등에 비추어, 이는“대한민 국이나 대한민국 국민은, 청구권협정 후에는 일본 정부 또는 일본 국민 을 상대로 더 이상‘청구권’또는‘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라는 내 용의 일괄보상협정방식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점, ③ 앞서 정리한 바 와 같이 우리나라 정부는 대일배상요구조서 제시나 8개 요강 제출을 포 함하여 청구권협정이 체결되기까지 일본 측에 지속적으로 불법적 식민지 배 청산을 요구하였고, 그 구체적 방법으로 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개인 의 청구권에 대한 보상금을 포함한 금액을 일본으로부터 일괄적으로 수 령한 후 이를 피해자 개인에게 지급하는 방식, 즉 일괄타결 방식 또는 일괄보상협정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이러한 입장을 협상의 전 (全) 과정을 통해 일본 측에 전달하였던 점107) 등을 종합할 때, 일괄보상 협정 방식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김창록 교수는 앞서 소개한 2015논문에서“(1) 청구권협정은 그 규정상으로는 국민의 권리를 포함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것들을‘소멸’시킨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대신‘완전히 그리 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후 과거청산과 관련하여 다른 국가들과 맺 은 조약상‘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선명하게 구별되는 점,

약을, 중국과 1972년 9월 29일 공동코뮤니케(Joint communique)를, 버마와 1954년 11월 5일 평화조약을, 구 소련과 1956년 10월 10일 공동선언(Joint Declaration)을, 폴란드 및 체코슬로바키아와는 1957년 2월 8일과 1957년 5월 13일 각 국교회복에 관한 협정을 통해 상호간 청구권을 포기하는 내용의 일괄보상협정을 맺었다.”는 것 이다.

107) 이근관, 위 논문(각주 24), 171쪽.

(2) 양국 모두 청구권협정 체결 후 개인적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고 외교 적 보호권만 소멸하였다는 외교적 보호권 한정소멸론을 추후의 관행으로 유지한 점, (3) 청구권협정 제2조 제1항의‘확인한다.’나 제3항의‘어떠 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모두 그 주어(主語)가 양 체약국인 점 등을 종합할 때 일괄보상협정방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108)

살피건대, 먼저 김 교수 주장 (2)의 경우 그 주장의 문제점에 관해서 는 이미 밝힌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요지만 다시 적는다면 김 교수 주장의 위와 같은‘추후의 관행’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김 교수 본인 스스로‘추후의 관행’에 관하여 서로 다른 2개의 추후의 관행을 제시하고 있는 결정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이상, 더 나아 가 살필 필요 없이 위 논거를 채택할 수 없다.

다음으로 (3)의 경우 물론 위 규정의 주어(主語)는 한일 양국이지만, 양국이 체결한 내용은 어디까지나‘각 국가뿐만 아니라 각 국가의 개인 (법인 포함) 모두 상대방 국가와 그 국가의 개인을 상대로 더 이상 청구 권 또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임이 조약의 문리해석상 분명하 므로, 해당 논거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1)의 경우 물론 김 교수의 주장과 같이 일본이 다른 국 가와 맺은 일부 조약에 포기(waive)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사실이 나,109) 그러한 사정만으로 일괄보상협정방식이 아니라는 논거는 될 수 없다. 비록 청구권협정상 포기라는 단어가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청구권 협정 자체에 의하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권리의 소멸 내지 포기로 볼 수 밖에 없는 문구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일괄보상협정방식의 국제법적 실정성이나 청

108) 김창록, 2015논문, 817쪽 내지 826쪽.

109) 이근관, 위 논문(각주 24), 201쪽 내지 205쪽.

구권협정의 일괄보상협정방식으로서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대법원의 위 판시사항은 적어도 현재까지도 국제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제법적 현실과 사뭇 불일치함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대법원의 이 부분 판시내용 중‘국가와 개인이 별개의 법인격 을 가지고 있으므로 개인의 동의 없이 그 청구권을 포기시킬 수 없다.’

는 논리는 개인이 국가와 별개의 독립적인 국제법적 주체임을 밝힌 내용 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는 최근의 국제법적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은 존재하나,110)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대법원이 일괄보상 협정방식과 관련한 위와 같은 국제법적 현실을 외면한 이상, 여전히 위 판시 논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요약한다면, 실제로 실무적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합법성, 타당성에 관하여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는 방식에 대하여,“그 러함에도 불구하고 근대법의 원리와 상충되므로 잘못이다.”라는 대법원 의 논리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나. ② 논거 - ‘조약에 양국의 의사 합치에 관한 명확한 근거가 있어 야 개인청구권 소멸이 가능하다.’는 부분 - 에 관한 검토

이 부분 대법원의 판시 내용에 대하여는, 이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청구권협정 제2조 제1항의 문언만 보더라도 개인 청구권 소멸에 관 한 명확한 근거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111) 한일 양국은 위 규정을 통 하여 각 국민의 개인적 청구권도 소멸시키기로 합의하였음을 밝혔다고

110) 개인의 국제법적 주체성 여부에 관한 논의 내용은 뒤에 ‘제5장 가능한 대안’ 부분 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111) 같은 취지로는, 이근관, 위 논문(각주 24), 218쪽, 219쪽; 박배근, 위 논문(각주 24), 59쪽.

봄이 조약 해석의 원칙인 문언의 통상적 의미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따 라서 이 부분 대법원의 논리에도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다. ③ 논거 - 일본의 재산권조치법 시행 관련 - 에 관한 검토

앞서‘제2장 청구권협정’부분에서 이미 정리한 바와 같이, 일본은 1965. 12. 17.“대한민국 또는 그 국민의 일본국 또는 그 국민에 대한 채 권 또는 담보권으로, 청구권협정 제2조의 재산, 이익에 해당하는 것을 1965. 6. 22.에 소멸한 것으로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산권조치 법을 제정·시행하였다.

이 부분 대법원의 논리는 매우 간명·단순하다. 즉 일본이 청구권협 정 체결 후 제정·시행한 재산권조치법을 통해 비로소˙ ˙ ˙ 한국 또는 한국인 의 일본 또는 일본인에 대한 권리를 소멸시켰으므로, 그 당연한 연장선 상에서 청구권협정 당시까지는 청구권의 소멸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청구권협정 제2조 제3항의 문구 자체나 재산권조치법이 청구권협정 제2조 제3항과 관련한 일본의‘조치112)’로서 청구권협정의 발효시기인 1965년 12월 18일보다 오히려 하루 앞서 제정·시행된 사실 만 감안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석이다.

즉 한일 양국은 청구권협정을 체결할 당시 그 협정 내용과 같이 양 국 및 양국 국민이 상호 갖는‘재산, 권리, 이익, 청구권’을 모두 소멸 시키기로 하면서, 그 중 각국의 관할 하에 있는 상대방 국가 및 국민의

112) 이미 이 글 앞부분에서 청구권협정의 조문 내용을 정리한 바 있다. 해당 부분만 다 시 옮기면 “... 일방체약국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으로서 본 협정의 서명 일에 타방체약국의 관할하에 있는 것에 대한 조치와 ... 모든 청구권으로서 동일자 이전에 발생한 사유에 기인하는 것˙ 에 관하여는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강조를 위해 밑줄을 첨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