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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권협정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원고 등이 여전히

가. 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의 관점에서 본 청구권협정의 무효(無效)

앞서 본 바와 같이 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이라는 관점에서 원고 등이 입은 피해의 성질을 규명하였다. 즉‘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 아래 이루어진 강제징용에 따라 원고 등이 입은 피해’는 국제적 강행규범 위 반에 따른 손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한편 기억을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청구권협정의 대상에 관한 앞서 논리를 다시 한 번 요약한다면, 조약해석의 원칙이나 체결 당시까지의 역사적 교섭기록, 8개 요강 ⑤항이 협정 대상에 해당하고, 그 내용 중에 강제징용 피해자의 청구권도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청구권 협정은 위와 같은 불법적 식민지배 아래 이루어진 강제징용에 따른 손해 배상청구권도 협정의 대상에 포함시켰고, 따라서 그에 관한 개인적 청구 권은 모두 청구권협정상 소멸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전제에 지금까지 살펴 본 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의 효과를 접목시키면, 청구권협정의 효력 문제가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해결된 다.

즉, 비록 원고 등이 주장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대상 에 포함되고, 한일 양국이 그 개인적 청구권을 소멸시키는 합의를 하였 다 하더라도, 이는 그 당시 이미 존재하던 국제적 강행규범 - 적어도 노

예제 금지 - 의 위반에 따른 청구권까지 소멸시키는 합의를 한 것이 된 다.

다시 말하면 국제적 강행규범 이론에 의할 때 소멸합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청구권을 소멸시키도록 합의한 것으로서, 결국 이는“국제적 강 행규범의 위반을 용인하는 방법에 의한 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에 해당 한다.186)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앞서 본 강행규범 위반의 효과에서 본 바와 같이‘해당 조약의 내용이 강행규범에 위반하는 내용을 일부 포함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청구권협정이 그 내용상‘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에 따른 청구권을 소멸시키고자 하는 합의’만을 규정한 것은 아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외에도 양국, 양국 국민들간의 여러 청구권이나 재산, 권리 등을 소멸시키고자 하는 합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청구권협정의 효력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조약 내용 중 국제적 강행규범에 위반하는 내용을 일부 포함하는 경우 그 조 약 전체가 무효’라는 법리에 따라 청구권협정 전체가 조약 체결 당시부 터 무효가 된다.

결론적으로, 청구권협정은 그 적용 대상에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 과 같이 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청구권을 포함하고 있고, 한일 양국이 이를 소멸시키도록 합의하였 기 때문에 그 전체가 무효인 것이다.187)

186) 같은 취지로는, 최철영, 위 논문(각주 118), 260쪽; Dean Adams, 위 논문(각주 116), 361쪽. 이와 관련 “제노사이드 금지는 국제적 강행규범이고 국가들은 이를 포기하 도록 합의할 수 없기 때문에, 예를 들어 제노사이드 행위에 대하여 사면권을 주도 록 합의하는 내용을 담은 평화조약은 무효이다{Since the prohibition of genocide is a peremptory rule of international law(jus cogens), the States cannot agree to waive it. It is therefore probable that a peace treaty establishing an amnesty for acts of genocide cannot be deemed to be valid in law}.”는 설명으로는, Eric Suy, 위 논문(각주 121), 1,232쪽 참조(강조를 위해 밑줄을 첨가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은 앞서 강행규범 위반의 시적 범위와 관련하여 장래적 무효설을 취하든 소급적 무효설을 취하든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앞서 정리한 바와 같이 1965년 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최소한 노예제 금 지라는 국제적 강행규범은 이미 존재하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나. 금반언(estoppel) 원칙과의 관계

위와 같이 청구권협정이 무효로서 원고 등의 이 사건 청구권에 관해서는 청구권협정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손해배상청구가 가능 하다는 결론에 대하여 상정할 수 있는 반론(反論)으로는‘금반언 원칙’

이 문제될 수 있다.

금반언 원칙은 국제법의 법원(法源) 중 하나로 취급되는‘법의 일반 원칙188)’에 속하는 개념으로,189)“선행행위와 모순되는 후행행위는 허용 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즉 법률관계에서 앞선 행위로 상대방 에게 일정한 신뢰를 주었음에도 이와 모순되는 후행행위를 함으로써 그 신뢰를 저버리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위 개념 의 핵심이다.

일본으로서는 주장해 볼만한 내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즉‘청구 권협정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소

187) 청구권협정의 ‘청구권’에 국제법에 근거한 청구권이 포함되어 있음은 의문의 여지 가 없다. 특히 협정 체결 당시 우리나라 헌법이나 일본 헌법 모두 조약이나 국제적 으로 승인된 국제관습법에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인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 므로, 당시 ‘청구권’의 근거법률로 국제법은 국내법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고 해석된다.

188) “법의 일반원칙이 국제법의 법원인가에 관해서는 학설의 논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 되나, 일반적 통설은 이를 긍정하며, 그 내용은 ‘각국 국내법의 공통된 원칙’으로 본다.”는 취지의 설명으로는, 신국제법강의, 59쪽 내지 61쪽.

189) 신국제법강의, 62쪽.

멸하지 않았다.’는 논리는 일견(一見) 선행행위인 청구권협정과 모순된 다고 주장될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앞서 정리한 국제적 강행규범 위반의 최상위규범성, 즉 어떤 조약이나 관습국제법보다도 우월한 효력이 부여되는 국제적 강행규범의 특성에 비추어 그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금반언 원칙이 법 의 일반원칙 중 하나로서190) 그 국제법적 규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국제적 강행규범과 비교할 때 열위적(劣位的)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3. 사인(私人)인 원고 등이 사인(私人)인 피고를 상대로 우리나라 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