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탈영역화 전략과 사회운동
2.3. 공공성과 공공공간
공(共)적인 개념이다(손은하, 2012). 셋째, 누구의 접근도 거부하지 않으 며 열려있다는(open) 의미이다(윤대석 외 역, 2009).
2.3.2. 공공공간의 이상
위의 공공성 논의를 토대로, 공공공간의 이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공간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 공간’이다(박경환 역, 2009). 즉, 공공공간은 모든 사람들의 자리와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 공간 이다(윤대석 외 역, 2009). 그러나 서울역 앞 광장이 누구에게나 개방되 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노숙인을 배제하듯이(김준호, 2010), 개방성을 단지 가시적이고 물리적인 측면에 국한하여 해석해서는 안 된 다(손은하, 2012). 김동완(2014)의 지적처럼 물리적으로 열린 공간인지, 닫힌 공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공공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복 수의 이질적인 가치와 의견, 즉 차이에 대한 개방과 포용이 전제되어야 한다(윤대석 외 역, 2009).
둘째, 공공공간은 ‘보이지 않던 타자(他者)와 만나는 공간’이다(김동완, 2014). 공공공간은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고 놀라운 것들과 ‘우연 히’ 마주치는 기회를 제공한다(이강원, 2013).
현상의 공간은 타자를 유용성 여부로 판단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필요의 유무로 타자를 판단하는 공간도 아니다. 현상의 공간은 타 자를 하나의 ‘시작’으로 여기는 공간, 다른 조건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타자를 자유로운 존재자로 처우하는 공간이다.
(윤대석 외 역, 2009: 63, 강조는 인용자)
그러나 이처럼 ‘자유로운 존재자’, 즉 ‘날 것’으로서의 타자(김동완, 2014)를 만나기 위해서는 권력의 매개를 제거하는 정치적 실천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김동완(2014)에 따르면 권력의 매개가 지배하는 공공공간 은 신체와 행위를 규율하고 추방한다. 이를 통해 나와 타자를 제거하고,
모두를 공간에 기획된 정체성으로 동질화시킨다는 것이다. 반면 권력의 매개가 제거된 ‘날 것’으로서의 공공공간은 끊임없이 경계를 해체한다(김 동완, 2014). 경계의 해체, 즉 공공공간은 탈영역화를 동반한다. 그 결과 이질적인 타자, 기획되지 않은 만남들로 가득한 ‘다의적인 정체성의 공 간’으로 진화해나간다(윤대석 외 역, 2009).
셋째, 공공공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능동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다(윤대석 외 역, 2009). Arendt는 ‘자신이 누구인가’를 리얼하게 보여주 고 그러한 자신의 행위(action)39)와 의견에 대해 응답 받는 공간을 공공 공간으로 해석했다(윤대석 외 역, 2009).
공론 영역은 개성을 위해 준비된 곳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진정한, 그리 고 바꿀 수 없는 자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이진우 외 역, 1996: 94, 강조는 인용자)
넷째, 결과적으로 공공공간은 ‘다양한 의미가 경합하는 실천적 과정’이 다(김동완, 2014). 앞에서 언급한 접근성과 개방성, 끊임없는 경계의 해체 는 이용자와 이들의 공간적 실천이 수시로 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 렇기 때문에 특정 공공공간의 의미와 공간성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언제나 경합 중이다(이강원, 2013). 공공공간은 ‘진리의 공간이 아니라 의 견의 공간’이라는 사이토의 논의 역시(윤대석 외 역, 2009: 69) 이와 일 맥상통하다.
이상의 논의를 적용해본다면 공공공간을 표방하는 모든 공간이 열린 공 간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은 정해진 규범과 다른 방 식으로 언제나 편하게 출입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렇기 39) Arendt에 따르면 행위는 “물질의 매개 없이 인간 사이에 직접적으로 수행 되는 유일한 활동”이다. 또한 Arendt는 이러한 인간 행위가 가능하기 위한 근본 조건으로 “보편적 인간(Man)이 아닌 복수의 인간들(men)이 지구상에 살며 세계에 거주한다”는 다원성을 제시했다(이진우 외 역, 1996: 56-57, 강 조는 인용자).
에 대개 공적인 용무가 있을 경우에만 행정 기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 러나 여타의 공공기관과 다르게 청년허브는 자유롭고 적극적인 공간적 실천을 독려한다는 측면에서 공공공간의 이상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모든 사적공간이 닫힌 공간인 것도 아니다(손은하, 2012). 마포 민 중의 집은 자본주의 부동산 시스템 하에서 건물 소유주에게 매월 임대료 를 지불한다는 측면에서 분명 사적 공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은 공 간을 사유화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탈영역화하면서 공간의 공공성을 높이 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