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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

가. 국내 선행연구를 통해본 인문사회교육 개념

인문학은 인간이 보편적 정신과 개성적 특색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음을 전제하고, 올바른 삶의 의미, 인간의식과 감성, 욕망 등을 탐구, 축적해 가 는 학문이다(정구복, 1999). 또한 인문학은 인간의 삶에 필요한 방법적 기 술지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그 기술지 이상의 요청들, 인간의 삶이 부단히 요구하는 의미의 요청에 대면하고 그 요청에 응답하며 지금의 현재 를 어떻게 살고 과거와는 어떻게 대면하며 미래에는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의 문제를 사유하는 학문으로 규정할 수 있다(소홍렬, 1999). 그러나 이러 한 인문학의 개념규정에 따라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게 된다. 이것은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인문 학적 소양을 어떻게 함양 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적 문제가 있다. 또 한, 이것은 의과대학에서의 의학적 교과목이든 비의학적 교과목이든 어느 정도는 인문학적 특성과 관련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의과대학에서는 인성교육이라는 명칭하에 이러한 인문학적 교육을 위한 교과목들이 운영되고 있다(황상익, 1996). 1996년 있었던 한국의과 대학장협의회와 한국의학교육학회의 제 4차 의학교육 합동학술대회는 [의 과대학 인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 하에 이루어졌다. 당시 인 문사회교육이라는 용어는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었기에 인성교육이라는 용 어를 사용하였는데, 그것을 당시 발표자들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즉 홍창의(1996)는 인성교육이란 인간다운 성품(humanity)을 키우는 교육 이라 정의하였고, 정명현(1996)은 인성교육은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도 덕적인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행동이 되는 것인

지를 도덕의 준거로 판단하여 그 판단에 따라 행동할 수 있도록 도덕성의 함양을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 황상익(1996)은 인성교육을 인 간의 존재론적, 윤리적 의미를 다루는 것(문학, 철학, 윤리학 등)과 그러한 인간의 존재와 행위를 둘러싼 역사적, 사회적 구조와 환경을 다루는 교육 (역사학 및 사회과학 전반) 등으로 간주하였다. 홍창의의 정의가 인문교육 (education of art)에 대한 정의와 가깝다면, 정명현의 정의는 좀더 윤리 적, 가치관 교육과 연결되어 있고 황상익의 정의는 가장 넓은 의미에서 인 문사회교육과 가까울 수 있는 정의를 내렸음을 볼 수 있다.

한편, 한국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에 대한 관심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의학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이 의사로서의 인격완 성과 자질 함양이라는 측면에서는 인문사회교육이 항상 공존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에 대한 의학교육계의 관심은 1996년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와 한국의학교육학회에서 제4차 의학교육합 동학술대회에서 [의과대학 인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가 다루어 지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 육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논의가 의료윤리적 측면에서 접근이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으나, 이 또한 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의 창립이 1997년인 점으로 미루어 본다면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관심 과 논의는 1990년대 후반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따라서,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에 대한 인식을 직접적인 연구결과 들로부터 찾기는 쉽지 않지만, 의학교육에 관한 몇 가지 연구에서 간접적으 로 그 인식을 알아볼 수 있다. 먼저,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은 인성 교육의 측면에서 접근하였는데, 홍창의(1996)는 의과대학에서의 인성교육 이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의과대학에 들어오는 학생의 선발과정에서 이 미 의사로서의 바람직한 성품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 였다. 또한 황상익(1996)은 한국 의과대학에서의 인성교육 관련 현황을 분 석하였는데, 의예과에서의 인성교육은 전국 평균 18.1학점, 312시간을 할 애하고 있으나, 학교간의 차이는 매우 크다고 분석하였으며, 실습에 할애하 는 시간이 매우 적다고 분석하였다. 아울러 일반인성 교육뿐만 아니라 의학 교육과 연계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이성낙(1996)과 박정한

(1996)은 각각 의과대학에서의 인성교육 학습사례를 분석하였는데, 무엇 보다 인성교육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의 창출과 실행을 강조하였다. 또한 전 국의 의과대학생 1,07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한달선 외, 1996)에서는 의 과대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의사들의 집단이익과 관련되는 문제들 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중요성을 인지하며, 전문직 이념이나 임상 적 심성, 직업윤리에 대한 인식은 입학당시의 생각이 졸업 때까지 틈 변화 없이 일정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의과대학에서 수학한 적 이 있는 인류학자 멜빈 코너는 의대생들은 의학교육기간을 통해 세상 사람 들을 의사와 의사 아닌 사람으로 구분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고 하였다.

한편, 의과대학생의 의학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한 연구(박정한 외, 1999)에 의하면, 의과대학 공부로 인하여 환자와 질병을 보는 눈이 어 떻게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32개 의과대학 1,221명 의 응답자 중

환자를 질병체의 사례로 보게 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 다고 응답한 사람이 60.4%,

환자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게 되는 쪽으 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19.6%,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는 응답자는 8.5%로 나타났다. 또한, 22.9%의 학생들은 의학공부가 사회 적 안목을 좁게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의과대학에서의 인 문사회교육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대학교육의 고유한 목적의 하나가 사회적 안목을 넓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인 인식 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용일(2000)은 의과대학에서의 경험이 사회적 발달을 억제하거나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제시되고 있다고 분석 하였는데, 국내의 한 의과대학 학생 303명에 대한 조사 결과(홍성훈, 2000)에 따르면, 도덕적 판단력 수준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일반적으로 하 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러한 결과만 본다면 의과대학 교육을 받으면 받을 수록 도덕적 판단력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하였 다.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에 대한 간헐적인 연구들은 의료계의 문제 점들이 종합적으로 표출된 2000년을 지나면서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와 한 국의학교육학회의 제8차 합동학술대회에서 [의사와 사회]라는 주제로 다루 어지면서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인식하

게 되고,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 방법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하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는 [21세기 한국의학교육계획]을 발표하면서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의 중요성을 선언하였으며, 전우 택(2001)은 의과대학에서의 사회의학 교육과정 개발 연구를 수행하였는 데, 의과대학에서의 사회교육 모형, 방향 등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도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천 방안과 정책 대안을 결여하고 있으며 당위론적인 필요성에 대한 논의 에 머무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 국내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 현황3)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 현황에 대한 분석은 두 가지 관점에서 접 근 가능하다. 첫째는 인문학과 관련된 교육주제를 중심으로 해당 내용이 실 제적으로 어느 정도 교육되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며, 둘째는 일반적으 로 인문학 교육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교과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편성 현 황을 고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인문학과 관련된 교육주제를 중심으로 해 당 내용의 교육정도를 분석하는 것은 의과대학에서 교육주제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 절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인문사회교육에 포함될 수 있는 내용을 기준으로 하여 이들 교육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교과목을 인문사회교육 과목으로 구분하였으며, 의학교육에서 인문사회교육의 개념을 엄격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과 의 과대학에서 두 개념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비의학적 교 육내용을 포괄하였다. 그러나 교양교육의 성격이 강한 의예과 강좌는 제외 하였으며, 예방의학 및 정신과학 과목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것은 이 두 교과목은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핵심교육내용으로 전국 의과대학에서 필수과목으로 개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의과대학에서의 인문사회교육 현황은 연구자가 2001년 수행한 사회의학 교육과정 개발 연구의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