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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의 문제점과 인문사회교육

한국 의과대학은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의사 양성에 대한 사회의 요구에 그 책무성을 다하여 왔는가에 대한 반성과 논의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서양선교사에 의해 시작된 근대의학, 일제에 의해 일본을 경유한 세 계의학의 도입 그리고 해방이후 유입된 미국식 의학교육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한국 의학교육은 철학적 성찰 결여, 실용성 중시(과학으로서의 의학 만), 시험위주 교육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으며 이로 인해 교양을 등한시 한 결과 전문바보를 양산했다고 비판되고 있다(김용운 1999).

가. 현행 의학교육의 문제점

일반학생들과 의과대학 학생들의 특성을 감안하여 의과대학 교육의 문제 점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개선 노력이 본격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의 의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제안으로 부터 시작하였다.2) 의학전문대학원 제도 연구에서 한달선(1997)은 현행 의학교육의 문제점으로 다음을 지적하였다. 첫째, 거의 모든 의예과 합격자 가 종국에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됨을 생각할 때 인간적으로 미숙 한 시기에 경력을 보장받고, 의료 전문주의적 사회화가 시작되는 것이 인격 적으로 성숙한 의사를 양성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둘째, 현행의 대학 교 입시제도는 입학 후에 의학교육 지망동기가 조성된 학생에게는 기회가 차단되어 있다. 따라서 의사들의 대학교육경험이 획일적이고, 결과적으로 국민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의료계와 의학계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결코 유리 될 수 없음에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폐쇄적이고 단선적인 경향이 있는 교육 을 하고 있으며 그러한 인성을 갖는 의사들을 양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 다. 셋째, 의학과는 의예과 수료생에 대한 전문 직업교육과정이므로 타 학

2) 의과대학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개선 노력이 본격적으로 검 토되기 시작한 시점을 1995년으로 보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1995년 이전에도 의학교육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있어 왔으나, 그 효과가 미흡하였으며, 의학교육 제도적 관점에서의 체계적 접근은 1995년 부터라고 보았다.

과와는 다른 점이 많은데도 4년제 단일학과 학사과정이라는 표면적 이유 때문에 학점관리, 학사일정, 교수정원 등에서 차별화가 허용되지 않아서 의 학교육의 특수성을 감안한 교육운영이 여의치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대학의 실질적인 운영 단위는 학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하 여 의과대학 운영의 실질적인 단위는 교실인데도 학과로서의 법적인 근거를 갖고 있지 않아 궁극적으로 의학교육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예산배정과 교수정원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병원실습 등의 교육내용 을 반영하기 위한 학사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는 학 기당 이수학점 수나 학점당 수업시간 수가 의학과 교육은 다른 학과와 같지 않은 예가 많은 것이다. 한편, 허갑범(1999)은 의사의 사회적 지위에 문제 가 있는 것은 결국 지금까지의 의학교육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하 며, 그 예로 의사의 의료계 이외의 사회진출 분야가 좁고, 의사의 직업분포 에서도 임상의사가 절대 다수이며, 기초교수가 매우 적다고 하였다. 따라서 미래에는 국내외의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도록 의대생을 교육해 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를 위해 획일적 교육을 개혁하여, 다양한 특성화 교 육에 바탕을 두고 창의력을 키우는 자율적, 능동적 의학교육이 필요하고, 학생 선발시 필기성적보다 면접, 적성검사, 추천 입학 등으로 선발하고, 의 예과 인성 및 교양교육 및 사회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즉 21세기 새로운 의 학과 의료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의학교육(교과과정 뿐 아니라 교육제도까지)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하였 다. 이러한 의대교육의 문제점은 학생들도 이미 제시하고 있다. 박경호 (1999)의 보고서를 보면, 현재의 의학교육은 너무 깊은 지식을 요구하고, 수업량이 너무 많고, 족보공부를 조장하고, 동기를 저하시키고 있으며, 이 에 따라 증례와 주제 중심으로 한 토론 교육, 실습강화, 학생참여 교육 프로 그램으로 실습시간 조정할 것 등을 건의하고 있다. 의대학생들도 이와 유사 한데, 즉 학생으로서는 기본적 지식을 강의 받고, 세세한 것은 실습 때 익히 기를 원하며, 시험을 위한 공부, 소위 족보 중심의 공부를 하고 있는 현실에 서 과다한 강의 시간은 의미가 없다고 하며, 학생에게 공부에 대한 흥미와 스스로 공부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 수업시간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이다. 수업량이 많으면 아는 것은 많아지지만, 단편적 지식에 급급하여, 정

작 무엇이 중요한지는 모르게 된다고 하며, 앞으로 의학지식은 더 늘어 날 것이므로, 중요한 정보를 가려내는 기술이나 요약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전우택(1999b)은 한국에서의 현행 의학교육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 석하면서 현재의 의학교육 제도와 교육과정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미래에 가지게 될 문제점을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한 바 있다.

첫째, 인간과 인간의 질병은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문화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의과대학에서의 교육이 주로 생물학적 측면에만 편중되고 심 리적, 특히 사회문화적 측면에 대해서는 거의 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기형적인 의학교육은 의사들로 오직 질병의 생물학적 측면에 대하여 만 접근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였고 질병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심리, 사 회문화적 측면에 대하여는 전혀 무감각하고 무능한 사람들이 되게 하였다.

즉 의료 기술자는 되었으나 의료 지식인은 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한계는 의사들로 하여금 그들의 진료 자체를 매우 불완전한 것으로 만들고, 의료 윤리적 측면에 무감각하게 하며, 협소한 진료실 의료에만 매달려, 사 회의 의료 정책과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거시적 차원의 의료는 포기하게 만든다. 결국 한 사회 안에서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국민의 건강 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증진시켜야 하는 의료의 궁극적 기능을 제대로 수 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교육 내용과 학생 평가 방식이 단순 암기만을 요구하고 있어, 창조 적으로 생각하고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훈련받 지 못하고 있다. 이미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의학 지식은 지금과 같은 강의실에서의 지식 내용을 전달하는 강의 중심 방식으로는 다 다룰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하여 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의학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지식에 접근하여 생각하는 방법의 습득에 두도록 전환되어야 한다. 그럼에 도 의학교육은 여전히 강의 중심, 암기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막대한 양의 단순 암기만을 요구하고 있어 학생들이 학습과 학문 자체에 대한 흥미를 가 지지 못하게 하고, 지식의 양도 매우 제한되며, 매우 기계적이고 경직된 사 고 태도만을 가지게 하여 향후 21세기의 지도적 임상의사나 의학연구자로 서 활동하는데 치명적인 한계를 가지게 하고 있다.

셋째, 전체 학생들이 모두 똑같은 교육을 받으므로 졸업 후 개별 전공 영 역에서의 발전을 위한 대학 기간 동안의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 다. 의과대학의 모든 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지나치게 준 전문화된 과도한 내용의 지식 습득을 요구하고 있다. 의과대학에서 공부는 엄청나게 많이 하 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학생이 졸업 후 일하게 될 영역의 전문지식은 형편없이 부족한 이러한 모순이 의과대학 교육에서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 어, 학생 때부터 면역학에 큰 관심이 있고 기초의학자로서 일생을 면역학 연구에 바치고 싶어하는 학생이 있을 때, 학교 교육은 그 학생에게 대학 시 절부터 자신의 진로에 맞추어 충분한 양의 기초의학과 면역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지만 현재의 경직된 의학교육은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결국 학생들의 귀중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시키는 일이 다.

넷째, 임상 교육의 비효과성으로 말미암아 의과대학 졸업하고도 가장 기 본적인 임상 능력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 사 자격증을 받은 졸업생들이 공중보건의, 군의관, 인턴이 되었을 때 가장 기본적인 임상 진료 능력이 없다는 것은 현행 의과대학 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이다. 물론 이것은 의대 졸업생들이 어떤 전문적인 치료 능 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전문과 수련을 받 고 나서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오랜 시간의 의과대학 임상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과거력 검사 (history taking), 신체검사(physical exam), 신경학적검사 (neurologic exam), 기본적인 방사선 검사, 임상병리 검사의 결정, 기본 약품의 처방, 봉합 등의 기본 술기, 응급 처치 등을 과학적으로 익숙하게 처 리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의과대학 교육은 바로 인턴, 레 지던트 교육으로 연결이 되어 이러한 문제는 그늘에 숨어 잘 안보이게 된 다. 그러나 의사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또 기존의 의료 문화 속에 휩 쓸리기 전에, 의과대학 과정에서 교육되어져야 할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임 상적 태도와 능력에 대한 교육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인턴, 레지던트 수련기간에 보상되고 수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턴, 레 지던트 기간은 이미 그런 의과대학의 부실한 임상교육에 의하여 큰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