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독일 통일과 EU
1. 동북아시아 내 악화되는 안보 환경
비공식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의 미래가 어디에 있는지 알면서도, 이론적으로 중국은 남 북한에 대한 등거리 접근법을 선호한다.32) 그러나 북한 정권의 생존을 돕기 위한 중국의 노력은 북한에 대한 한·미의 적대적 의도와 직접 대결하는 구도로 중국을 자리매김 시킬 수 있다.33) 한·미의 북한의 도전에 대한 지속적 반대는 양극적 진영구축과 유사하게 역내 전략적 재편성이 태동하는 것을 촉진하였다: 중국에 대한 집단적 포위를 조성하는 미국과 중국의 외교적, 경제적, 그리고 군사적 역 포위가 그것이다.34) 확실히 이러한 경향은 중 국의 선택이라기보다는, 2010년 한반도 상 대결에서 보여진 바와 같이 양극적 재편성이 강요된 것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재편성은 군사적으로, 그리고 작용-반작용 주기
30) 다이 쉬(Dai Xu) 대령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C형 아치 구축에 대한 영향력 있는 견해를 재기한 바 있다.
이에 관해서는 그의 책, C-shape arch against China (Shanghai: Wenhuichubanshe, 2010) 참조.
31) You Ji, “Dealing with the ‘North Korea Dilemma’: China’s Strategic Choices,” RSIS Working Paper, No. 229 (Na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2011).
32) Gong Keyu, “Tension on the Korean Peninsula and Chinese Policy,” International Journal of Korean Unification Studies, Vol. 18, No. 1 (2009), p. 114. 참조
33) 2011년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리라 대화(Shangri-la Dialogue)’에서, 미국 국무부 차관 제 임스 스타인버그(James Steinberg)는 본질적으로 한·미는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 지만, 북한이 궁극적으로 정권 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를 표명한 바 있다.
34)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의 신간, On China (New York: Penguin Press, 2011) 참조. 전 지구 적 다극체제의 태동을 어떻게 보느냐는 그의 질문에 하버드 대학의 스테판 월트(Stephen Walt) 교수는 전 지구적 다극체제는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을 부상하는 미·중 양극체제의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응답하였다. 2011년 1월 14일 난양이공대학 RSIS에서 행한 그의 강의 ‘America and Asian Alliance’
참조.
의 상승 작용으로 정의된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중국을 아시아 내 변화하는 안보 질서의 제1의 동인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매우 민감한 지역에서의 반복된 전쟁 훈련 수행과 아시아 내에 전진 배치된 전력 의 강화를 통한 자국의 경성 국력(hard power) 과시 등, 미국이 2010년 “아시아로의 회 귀”라는 슬로건 아래 보여준 명백한 적극성은 지역 내 질서 형성을 위해서는 중국보다는 미국이 더 중요함을 보여준다. 사실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안보 구조를 구성하는 데 있어 미국이 중국보다 더 효율적이다. 이것은 중국을 억제할 목적으로 지전략적 연계를 추구하 는 연합을 구축하는데 공고히 구체화되었다.35) 미국은 2010년 일련의 아시아 내 안보 사 건들을 영리하게 이용하여 중국의 부상에 대한 향후 공조의 토대를 성공적으로 마련하였 다. 지역적 불안정의 근원으로서 북한과 북한의 생존에 도움을 주는 중국은 이러한 양극적 재편성을 추동하고 있다.
양극적 재편성을 개념화 하자면, 그것은 두 가지 조건을 토대로 구축되었다. 첫 번째는, 수용적인(accommodating) 안보형성 과정을 통해 쉽게 연결될 수 없는 상호 불신과, 이념 적 그리고 전략적 차이에 뿌리를 둔 경쟁적인 두 강대국의 존재이다. 한반도 분쟁에의 미 국의 개입과, 한반도의 현 상황을 유지함으로써 국내적 안정이라는 ‘핵심 국가이익’을 지 키려는 중국의 노력은 양국의 전략적 이익이 필연적이고 지속적으로 충돌하게 될 것임을 함의한다. 비록 이해관계의 충돌은 관리할 수 있으나, 권력 이동이 수반됨으로 인해 패권 국이 ‘규칙’을 설정하는 데 있어 관리의 비용이 더욱 비싸질 것이다. 두 번째로, 양극체제 형성은 세력전이의 결과로서 발생할 서열의 재균형과 배치된다. 그러나 본 논문은 그것이 세계적인 영역에서 먼 미래에 등장할 양극적 질서이며, 현재 대부분의 징후상 여전히 가시 적이지 않고, 등장한다면 초기에는 아시아, 특히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할 양극체제는 역사적으로 타 양극제체와 비교하였을 때 비 정형적일 것이다. 그러한 체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째, 아시아의 양극체제는 오직 양극적 재편성의 장기적 진화 과정의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세계적 단극체제 안에서 일어나며 그러므로 지역 정세에 대한 미국의 지배 아래 특이한 특징을 내포한다. 그리고 양극체제는 안보 영역에서 배타적으로 발생한다. 둘째, 양극적 재편성은 선형적인 과정이 아니라 경제적 영역에서 시작되는 힘의 균형의 점진적인 변화이다. 사실 아시아에서는 이제껏 어떠한 힘의 균형도 없었다. 그러나
35) Global Times (October 29, 2011).
미국의 수권은 중국의 부상에 의해 약화되고 있으며, 때문에 재균형 과정이 설정된다. 이 과정에서 두 강대국은 재편성의 형식으로 지역 내 지지를 이끌어낸다.36) 셋째, 아시아적 상호의존 경향 때문에, 연합 구축의 과정은 반드시 명확히 대치하는 두 진영의 발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양극적 재편성의 신호는 있겠으나, 재편성이 냉전의 유형으로 이해되는 상반적인 양극적 지역질서를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양극 질서와 양극적 재편성은 명확한 차이가 있다. 전자는 양 핵심 세력 간 관계가 전면적으로 대립적 인 것을 가리키지만, 후자는 일련의 특정 문제에 한해 관계가 대립적이다. 모든 이해 당사 자가 관여된 복합적 상호의존 관계 때문에, 현행 패권국은 주요 경쟁국에 관한 모든 사안 에서 동맹국으로부터 기대만큼의 지지를 요청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패권국의 주요 경쟁 국은 패권국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분할지배적 대응을 추구할 것이다. 경쟁국은 미국의 동맹국들의 경제 및 안보적 관심사의 선택적 문제에 관해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 을 것이다. 그리고 지배적 국가의 동맹국들은 부상하는 강대국과 실질적인 관계를 유지하 며 실용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부상하는 강대국에 편승할 것이다.37) 그러나 ‘양극’이라 는 용어를 지탱하는 것은, 그것이 질서이든 아니면 단순한 재편성이든, 핵심적 지역 행위 자들이 조약적 의무, 역사적 유산, 이념적 선호, 영토 분쟁과 같은 현실적 외부 위협, 그 리고 국내 정치적 필요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들의 양분된 이익과 공유된 안보적 이해관계 는 그들을 일종의 ‘진영에 줄세우기’ 상황에 처하게 하며, 특히 지배적인 강대국이 ‘우리 편이 되거나 다른 쪽이 되는 것’을 주장할 때나, 부상하는 강대국이 현존 질서에 대해 조 급하게 수정주의적 입장을 취할 때 그러하다. 이는 여타 국가들로 하여금 어떤 쪽을 선택 하도록 강요하면서 선택의 여지를 축소시킬 수 있다. 현실주의 시각은 이를 자연스러운 결 과로 볼 것이다.38)
이러한 전략적 재편성과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안보 구조 건설의 연계는 탄탄하며 양자 모두는 미국 주도 동맹 연결망에 내포되도록 고안된 것이다. 미국이 홀로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더더욱 부담스러워진다고 파악하고,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지역 국가와 함께 억제”
하자는 나이(Nye)의 주창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새로운 공식이 되었다. 나이의 주창은
36) Elizabeth Economy, “Reality in US-China Relations,” CFR Expert Brief (January 14, 2011).
37) David Kang, “Getting Asia Wrong: the Need for New Analytical Frameworks,” International Security, Vol. 27, No. 4 (2003), p. 70.
38) Aaron L. Friedberg, “The Future of U.S.-China Relations: Is Conflict Inevitable?” International Security, Vol. 30, No. 2 (Fall 2005), pp. 7~45.
중국의 부상에 대한 ‘위험분산전략(hedging)’을 쓰기 위한 집합적 기제를 구축하는 데 있 어 전략적 지침의 역할을 한다.39) 중국의 분석가에게 미국의 아시아 복귀는 중국을 봉쇄 하기 위해 지역 국가들을 이용하는 나이(Nye)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지역 분쟁 내 편들기 와 연결된다.
일차적으로 연합 구축은 특정 문제에 대한 협력의 형식을 취할 것이다. 이는 2010년 북 한의 모험주의가 중국이 북한에 대한 미국 주도 동맹의 압력에 대응할 수밖에 없게 만들 었기 때문에 증폭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개입된 행위자의 즉각적인 작용-반작용적 난투보 다 훨씬 뿌리 깊은 심각한 결과를 수반하며 불필요하게 미·중 관계를 악화시켰다. 중국에 게 이것은 단순히 미국과 동맹/우호국들이 중국의 행위의 자유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고
립 형성’에 관여하고 있다는 새로운 위협 인식을 확인시켜주는 계기였다.40) 중국의 불안
은 전략적으로 미국이 필요하다면 다양한 수단을 통해 중국의 부상을 침식할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기인한다.41) 대만의 법률상 독립을 장려하는 것은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나, 연합 구축은 훨씬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42)
그것은 미국 주도의 양자적 동맹을 다자 동맹으로 확대하는 노력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것은 몇몇 시점에서 추구되었으나 느린 추세였다. 그러나 오늘날 그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 다. 미국, 일본, 호주 간의 삼자 안보대화는 연례 2+2 각료급 회담에서 정보 공유, 군사 시설의 배치, 고위 장교의 정기 교환 그리고 더욱 빈번해진 합동 전쟁 연습 등을 포괄하는 더 구체적이고 제도화된 삼국 국방 협력으로 차분히 승격되었다.43) 2010년 12월 워싱턴에
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의 3자 회의는 천안함 사태 이후 삼국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평도 포격은 세 국가들이 공동의 위협에 대항한 새로운 틀을 설정하는
39) Joseph Nye, “The Future of American Power: Dominance and Decline in Perspective,” Foreign Affairs, Vol. 89, No. 6 (2010), pp. 2~13.
40) “America Encircles China from Two Fronts through Manufacturing Hostility toward China over the SCS Dispute,” Global Times (July 27, 2010).
41)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의 2005년 3월 동아시아 방문 시 언급내용 참조. Associate Press (March 21, 2005).
42) Emma Chanlett-Avery and Bruce Vaughn, “Emerging Trends in the Security Architecture in Asia: Bilateral and Multilateral Ties Among the United States, Japan, Australia, and India,”
CRS Report for Congress, RL34312 (January 7, 2008).
43)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실재는 더 많은 군사 시설의 배치, 합동 연습 및 공식 요원 교환을 통해 확대되고 있다. 북호주 다윈의 영구 미군 기지는 부상하는 중국의 군사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The Australian (November 11,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