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독일 통일과 EU
1. 일본 관점에서 본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 전략환경
Ⅳ. 한반도 통일에 관한
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미국은 남한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시설들을 계승하게 허용할 것인가? 통일한국은 비 핵화 입장을 선언할 것인가? 미 해병대에 의해 핵무기 보유와 시설이 파괴된 후에도, 통 일한국은 다소간 모호한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필자는 추측한다. 미국이 수용할 수용방식 에 따라, 이를테면 인도-미국 핵 협력의 협정처럼, 한국은 핵을 보유하려 할 수도 있다.
셋째, 한반도의 통일은 활기찬 한국의 자본주의와 그에 못지않게 활력있는 중국의 자본 주의가 직접 마주치는 것을 의미한다. 두 종류의 자본주의의 사이에서 어떤 식의 충돌과 협력이 혼재해 나타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반도의 통일은 중국이 자국의 전략 환경을 인식하는데 있어 1911년 일본의 한반도 식 민지화와 유사한 영향을 줄 것이다. 1911년부터 일본은 청진, 평양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순 환도로를 따라 산업 기반 시설과 중공업을 건설하였으며, 더 나아가 만주와 중국 북부의 해안 지역 일부까지 식민지화하는 길을 열었다. 지금 나진-선봉지구와 황금평 특별 경제 구역이 북한과 중국 사이에 계획 중이다.
넷째, 한반도 통일은 휴먼라이트워치(Human Right Watch)28) 등 비정부 기구들이 인 권 감시 활동을 압록강을 지나, 중국 특히 약 200만 명 규모의 소수 한국 민족이 거주하 는 연변지역까지 활발히 전개할 것을 의미이다.
현재 중국은 티벳과 칭하이 지역의 티벳인들과 신장-위구르 지역의 위구르인들 문제를 안고 있는데, 여기에 중국 동북부 지역의 조선족 문제, 내몽고 지역의 몽고 소수 민족 같 은 어렵고 부담스러운 문제를 더 가지게 된다. 중국으로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소수민족 문 제를 2개나 안게 되는 것이 반갑지 않을 것이다.
나. 중국
첫째, 한반도 통일은 중국에 있는 조선족을 동요시킬 수도 있다. 터키가 터키 역내의 아 르메니아 소수 민족의 문제를 직면하였듯이, 중국도 조선족 즉 한국의 소수 민족 문제를 겪을 수 있다. 1차 세계 대전 기간과 그 이후, 신생 독립국 터키는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을 대량 학살했고, 아르메니아인들이 거주하던 다수의 공동체들을 터키에 합병시켜 많은 아르 메니아인들이 터키를 떠나게 했다.
28) 역자 각주, Human Right Watch(HRW)는 뉴욕에 본부가 있는 국제 NGO이다.
둘째, 한국 자본주의는 중국에 깊이 침투할 것이며 잠정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자원이 빈약한 한국과 중국 양국은 중앙아시아를 포함하여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자원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이미 격심한 자원 경쟁을 겪고 있다.
셋째, 중국은 발해만과 동지나해에서 에너지 자원을 절실하게 탐사하고 있는데, 한국도 이에 못지않게 해저 자원을 탐사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해저 자원 탐사가 충돌할 수도 있다. 주목할 점은 동지나해에서 중국 해상 순시함이 중무장한 한국 군함과 싸운 적이 없 다는 것이다.
넷째, 중국의 베이징이나 다른 중요한 산업시설, 해군 등 군사시설이 핵 무장의 통일한 국과 너무 가까이 위치해 있는 점에 대해 중국은 우려를 가질 것이다.
다섯째, 통일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중국 봉쇄와 개입(congagement: 전략적 봉쇄 혹은 제한 및 경제적 개입) 전략에 인도처럼 스스로를 ‘인질’로 전락 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중 국은 우려할 것이다.
다. 러시아
첫째, 러시아는 한국의 한반도 통일을 담담하게 수용할 것이다. 즉, 과거 러시아의 위성 국가였고, 최근에는 한반도에서 가장 골칫거리인 한 나라를 잃게 되는 상황을 조용하게 수 용할 것이다. 동시에 러시아는 통일한국에 대해 러시아가 인도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처 럼 인식하기 시작할 것이다. 즉 러시아는 한국을 자국의 자원과 무기의 고객으로 간주할 것이다.
둘째, 통일한국의 핵보유국 지위 계승은 러시아에게 달갑지 않다. 동시에 한·러 양국의 기술 및 과학 협력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강화될 수 있고, 중국에 대한 견제 노력에서 증진 될 수 있다.
셋째, 러시아는 통일한국을 일본이나 중국처럼 러시아 천연 가스 자원의 또 다른 고객 으로 환영할 것이다. 아울러, 통일한국은 러시아로 하여금 울란우데, 블라디보스토크, 나 진-선봉, 서울 그리고 부산까지 잇는 가스 파이프를 건설하는 것을 고려하도록 고무시킬 것이다.
넷째, 러시아는 동해가 미국 해군에 의해 더 심도있게 관리되는 것을 환영하지 않을 것 이다. 일본의 사세보와 요코스카에 이어, 북한의 청진과 나진은 동북아에서 미국 해군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청진과 나진은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홋카에서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라. 일본
첫째, 통일한국이 핵무기 보유 국가가 되는 것은 일본으로선 달갑지 않다. 핵무기 보유 국인 한국과 핵무기 보유국이 아닌 일본 사이의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 한 불균형은 일본의 핵무장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의 핵무기 보유를 환 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핵 불균형의 관계 는 건전하지도 않고, 안정적이지도 않은 관계일 것이다.
둘째, 통일한국은 시장의 진화란 점에서 일본에 도전할 것이다. 남한은 자원이 부족하였 고, 국내시장이 협소하였다. 따라서 남한은 국내시장의 수요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 시 장의 개척에 혁신적이고 공격적으로 임하였다. 아울러, 남한은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 을 따라 잡고 대체해 왔다.
한국이 통일을 통해 북한을 새로운 시장으로 흡수해도 이와 같은 전략을 그다지 바꾸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의 그러한 혁신적이고 공격적 전략은 점점 거세어질 것이다. 왜 냐하면 북한 시장은 작은 시장이기 때문에, 통일한국의 국내 수요가 약 7~8천만 명으로 추정되는 통일인구의 규모만큼 확대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 경제와 남한 경제의 격차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남한의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큰 격차와 더불어 통일 한국 정부에 부담을 줄 것이다. 통일한국의 강화된 과학적 기술적 급부상은 일본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셋째, 통일 후, 통일한국 내의 소득 격차의 악화는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을 증대시킬 수 있다. 특히, 일부는 일본과 협력하여 미래를 구상하기보다, 과거를 반복 주장함으로써 반일 감정을 증대할 것이다. 통일한국의 자본주의 경제는 훨씬 더 글로벌화가 되는데 비하여, 통 일한국 내 민족주의의 급상승은 일본과 중국 등 이웃 국가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넷째, 통일 후에도 한·미동맹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가정하면, 일부 일본인들은 동아 시아에서 통일한국이 일본을 대체하여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되는 것에 대해 우려할 수 있다. 평화를 사랑하고 내향적인 일본인들은 일본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의 지위에서 자유 로워지는 것에 기뻐할 수도 있지만, 다른 일본인들은 한국이 이스라엘과 같은 전략적 깊이 (strategic depth)를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의 지위를 고수하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