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u & Kahn, 2017). 육아기 경력 단절은 숙련을 쌓는데 방해가 되며, 이는 곧 임 금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더불어 어머니가 경험하는 임금 패널티는 임금 감소 의 직접적인 원인이자, 어머니의 노동 참여와 상호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패널티 를 가중시키는 기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모성 패널티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지만, 논의를 정리하면 크게 가구의 노동공급 이론과 차별로 나뉠 수 있다. 가구의 노동공급이론은 가정 내 돌봄의 필요 가 있을 때 남성과 여성이 각각 시장 노동과 무급 노동으로 분업을 선택하면서 여성 이 노동시장을 이탈하거나, 임금이 낮더라도 돌봄을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선택 한다는 것이다10. 차별은 고용주가 여성의 돌봄 역할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하여 자 녀가 있는 여성의 고용을 기피하거나, 더 낮은 임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아래 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논의를 정리를 하고, 돌봄 정책이 어머니의 고용 상의 패널 티와 임금 패널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다루도록 하겠다.
만, 일본, 한국에서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의 맞벌이 가능성에 대하여 연구하였는데, 아내의 교육수준이 남편에 비하여 높은 경우 모든 국가에서 여성의 노동 참여 가능 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남편의 교육수준이 여성에 비하여 상대적으 로 높은 경우 여성의 노동참여 가능성은 낮게 나타났다. 여성의 인적자본이 높을수 록 일을 포기하고 아이를 돌볼 때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높아지므로 여성의 노동시 장 이탈을 감소시킬 여지가 있는 것이다. 국내 연구들 역시 경력과 학력은 기혼 여 성의 노동시장 참여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배우자의 수입은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양현순·박재완, 2016).
그렇다면 남녀간 교육수준의 격차가 줄어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육아기 여성의 고용이 낮은 까닭은 무엇일까? 근래에 여성의 교육수준은 남성과 비슷하거나 남성 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 전세계적인 현상이다(F. D. Blau & Kahn, 2017). 한국 에서도 2009년부터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을 넘어섰다(통계청, 2010). 그러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비율이 여성의 교육수준만큼 증가하지 않거나, 교육수준이 높 은 여성들이 오히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Brinton, Lee,
& Parish, 1995). 이는 여성과 자녀가 있는 여성에 대한 노동시장 내 차별적인 구 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이 노동시장 내의 인적자본의 회수만 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동질적 결혼을 통한 향후 가구 임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투 자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Blau & Kahn, 2017). 이후 차별에 관한 논의에서 다루겠지만, 많은 연구들이 어머니로의 이행 시 임금 패널티가 발생하거나, 객관적 인 조건이 동일한 자녀가 없는 여성과 어머니 사이의 임금 격차가 유의하게 발생함 을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모성 임금 패널티는 아버지에 비해 어머니의 기 회비용을 더 낮게 만들기에 남녀간 교육격차 개선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고용률은 충분히 개선되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노동공급이론에 따르면 가구 내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이 가정 밖으로 외주 화 된다면 가정 내에서 여성과 남성의 분업이 수준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 실제로 많 은 연구들은 구매 가능한 양질의 돌봄이 자녀가 있는 여성의 노동 참여와 유의미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가령 보육 비용이 1달러 줄어들 때마다 어머니 의 주당 노동시간이 1.77시간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다(F. D. Blau & Kahn, 2001).
이는 보육의 외주화에 따른 비용이 저렴할수록 여성의 노동참여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들게 되므로 여성의 노동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이같은 정 책 개입의 여지에 대해서는 아래 돌봄 정책과 모성 고용 패널티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2) 어머니에 대한 차별
실험을 통한 연구들은 자녀가 있는 여성은 취업과 임금 상에서 고용주의 차별이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인 연구로 Correll and Benard (2007)의 연구는 자 녀 여부만 달리한 가상의 이력서를 제시하고 이들을 고용할 것인지, 이들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으며, 헌신적일 것으로 예상되는지, 어느 정도의 임금을 제안할지를 물 었다. 그 결과, 어머니인 경우 채용과 임금에 있어서 패널티를 받았으며, 아버지인 경우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얻었다. 실제 채용공고를 낸 기업에 가상의 이력서를 제 출한 결과에서도 자녀가 없는 여성들은 자녀가 있는 동등한 조건의 여성들에 비하 여 2.1배 가량 더 많은 답변을 받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어머니에 대한 채용과 임 금 상의 차별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별은 어째서 발생하는 것일까? 개인의 인적 속성을 토대로 고 용과 임금에 있어서 차별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통상 합리적 시장 에서 차별주의자의 선택은 비효율적인 것으로 여겨진다(Becker, 1971). 그러나 고 용주가 차별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지원자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로 인하여 지원자의 생산성 수준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거나, 이를 파악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 수 있 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특정 집단에 대한 평균적인 경향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판단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Phelps, 1972). 이렇게 발생하는 차별은“통계적 차별”로 불린다. Goldin (1990)은 1900년 이후 현물시장(spot-market)처럼 운영되던 노동시장이 현대 기업으로 변모하면서 이러한 차별이 발생하였다고 보았 다. 즉,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자의 실제 가치가 동시적으로(contemporaneously) 일치하지는 않은 방식으로 운영되기에 차별의 여지가 생겨난 것이다(p.117-118).
여성 개개인의 능력에 대하여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기업은 여성 노동자를 “개 인”이 아닌 출산과 돌봄 역할로 인하여 어느 시점에 일을 그만두거나, 덜 헌신할 가 능성이 높은 “집단”으로 대우하는 것이 더 수익성이 있다고 여기게 된다(Goldin, 1990, p.118)11. 이러한 통계적 차별은 피드백 효과가 동반되면서 강화될 가능성이
11 이러한 통계적 차별에 대한 실증연구로는 Yip and Wong (2014)의 연구가 있다. 저자들 은 1996년, 2001년, 2006년 홍콩 센서스 데이터 샘플을 바탕으로 연령별 출산율이 여성 의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저자들의 결과에 대한 해석 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 노동자들은 그들의 모성 휴가 기간동안 임금을 받으면서 생산적 가 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여성에 대한 명시적 차별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입장에 서 남성 노동자가 지대 공유를 보장하므로, 통계적 차별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높다. 만일 고용주가 여성이 이후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직업 특수 훈 련을 덜 필요한 직무나, 발전성이 없는 직업에 할당할 경우, 여성은 이에 반응하여 직장에 남아있을 유인이 줄어들고 곧 높은 이직률로 이어진다(Blau & Kahn, 2017).
한편 사회심리학에서는 차별이 자동적이며, 무의식적인 인지 과정을 통해 이뤄 진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이는 여타 차별에 관한 이론이 차별을 의도적이며, 의식 적인 행위로 보는 가정과 결을 달리한다(Barbara F Reskin, 2014). 사람들은 마 주하는 이들을 자동적으로 우리와 그들로 분류하는데, 이러한 자동적 분류는 자신 이 포함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에 관한 자동적인 편견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정 보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이렇게 형성된 고정관념은 귀인오류를 발생시키는데, 가령 어떠한 사람의 성과가 기대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면 고정관념을 확신하게 되고, 반대로 기대에 일치하지 않는 방 식으로 나타날 경우 다른 외적 요인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Reskin, 2014). Benard and Correll (2010)의 실험에서 확인하듯, 자녀가 있는 여성이 덜 유능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성공한 어머니들을 유사한 다른 노동자들에 비하여 덜 따스하며(less warm), 덜 좋아할 만하고(less likeable), 대인관계에서 더 적대적 인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자동적인 정보처리 과정은 우리 가 흔히 마주하게 되는 시간의 압박과 정보의 홍수, 정신적 바쁨, 결정의 압박과 같 은 상황 속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Reskin, 2014). 이는 의식적으로 발생하는 차별적 취향이나,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방식으로 일어나는 통 계적 차별에 비하여 인식되기 어려우며, 따라서 쉽게 개선되기도 어렵다(Blau &
Kahn, 2017). 선행연구들은 무의식적인 차별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채용과 승진 과 정에서 무의식적인 과정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직적인 절차가 수립되어야 한다고 보았다(Petersen,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