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본 연구는 임금 근로자의 관측된 임금을 바탕으로 한다. 임금에 대한 관측 자료는 노동시장 참여를 결정한 이들에게서만 가능한 정보이므로, 표본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고용되어야 한다. 이 때 문제는 노동시장 참여에 관한 선택이 무작위로 이 루어지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노동시장 참여에 관한 선택(𝑠)이 회귀 식의 독립변수(𝑋)와 오차항(𝑢)과 독립적이지 않다면 회귀계수는 잘못 추정될 수 있다. 가령 임금 표본에 포함되는 선택이 주로 높은 임금을 제안받은 이들에게 집중 된다면 이는 정적인 선택으로, 임금 수준을 과대 추정할 수 있다. 반대로 주로 낮은 임금을 제안받은 이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집중될 경우 이는 부적인 선택으로 전체 여성의 임금 수준을 과소추정할 공산이 있다(F. D. Blau & Kahn, 2006; Olivetti
& Petrongolo, 2008).
이러한 선택 편의의 양상을 확인하고, 이를 보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주로 헤크 만의 선택편의 교정 방법이 사용된다. 이 방법은 노동시장 참여 여부를 종속변수로 프로빗 모델을 추정하여 각 관측치의 IMR(Inverse Mills Ratio)인 𝜆 구하여 회귀 식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두 단계 모델은 노동시장 참여 여부에 영향을 미치 지만 본 식에는 포함되지 않는 배제 제약(exclusion restriction)을 충족하는 변수 𝑧를 필요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Budig, Misra, and Boeckmann (2012)와 Budig et al. (2015) 등의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본인의 근로소득과 가구의 사회보험 소득 을 제외한 가구 소득을 𝑧변수로 사용했다18.
18노동공급에 관한 이론에 따르면, 본인의 임금을 제외한 가구 임금은 대체효과가 없는 소득 효과를 나타내므로 노동공급을 줄인다(Ehrenberg & Smith, 2012)p.178. 특히 한국 여 성의 경우 배우자의 소득이 낮을수록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 하게 관측된다(구인회, 2019, p.123, 143-144; 장지연·오선영, 2010; 장지연·전병 유, 2014). 다만 사회보험임금의 경우 노동시장 이탈을 조건부로 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 한 가구임금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제 2절. 분석자료
본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한국노동패널』 조사 자료 를 활용하였다. 한국노동패널은 1998년부터 매년 패널표본구성원을 대상으로 노동 시장과 관련한 정보를 추적하여 조사하는 종단조사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남 성과 여성 임금근로자의 임금 추이를 분석하고 있기에 표본의 대표성이 확보되며 임 금 정보가 정확한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한국노동패널』와 같이 조 사 대상자를 매년 추적 조사하는 종단조사 자료는 패널의 이탈(attrition)로 인하여 대표성 약화될 수 있으므로 대규모 반복 횡단조사 자료가 유용할 수 있다. 실제로 남 녀 임금 격차를 연구한 국내 선행연구는 고용노동부에서 매년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 시하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과거 임금구조 기본조사) 자료나(강주연·김 기승, 2014; 김민길·조민효, 2017; 백성준, 2015; 이성균·김영미, 2010; 주성환
·최준혜, 2001; 최민식, 2007),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임금에 관한 정보가 있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의 자료(Tromp, 2019)를 활용하였다. 특히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사업체의 임금 지급 자료를 조사하는 대규모 반복 횡단면 조사 자료로, 개인 대상 설문에 비하여 노동시간과 임금 정보 등이 비교적 정 확할 것으로 기대되어 많은 연구에서 활용되었다. 그러나 이들 횡단면 조사자료는 본 연구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하여 적절치 않았다.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해서는 네 가지 핵심적인 정보를 필요로 한다. 첫번째로 본 연구는 돌봄 역할이 어떻게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에 기여하고 있으며, 돌봄 정책 의 발달로 인하여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살펴보기 위 하여 가구 내 다양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대규모 횡단면 조사 자료들은 혼인을 했는지, 가구 내 미취학 아동이 있는지,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이나 노인이 있는지에 관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와
『지역별고용조사』는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두 번째로 본 연구에서는 노동시장 참여 여부에 관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 돌봄 역할로 인하여 노동시장 이탈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기에, 표본선택 편의 교 정을 실시하며, 노동시장 정적인(positive) 선택 편의를 갖는지, 아니면 부적인 (negative) 선택 편의를 갖는지, 이러한 선택 편의가 시간에 따라 달라졌는지를 함 께 살펴보고자 한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이미 임금노동에 참여 중인 근 로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본 연구에 적절치 않다. 또한 노동시장 참여에 따른 선택편 의를 교정하기 위해서 헤크만의 방법을 사용하고자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본 연구
에서 관심이 있는 임금 방정식에 포함되지 않으나, 노동참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3의 변수에 관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 『경제활동인구조사』와 『지역별고용조 사』는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세 번째로 본 연구에서는 공식 돌봄직이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에 미치는 영향 을 살펴볼 예정이기에 직업에 관한 세부 정보를 필요로 한다. 표준직업분류에서 세 자리 수의 직업 정보를 제공할 경우 본 연구에서 관심이 있는 돌봄직을 구분해 낼 수 있다.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직업에 관한 정보를 대분류 수준에서만 제공하고 있기에 적절치 않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에 설명력이 높은 인적자본에 관 한 정보, 특히 경력과 근속년수 등에 관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데 대부분은 이 두 정 보를 모두 제공하지 못한다. 특히 경력에 관한 정보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제외하고는 정보가 없다. 선행연구에서는 현재의 나이에서 교육년수를 뺀 기 대 경력년수를 추정하여 사용하는데, 이는 노동시장 이탈이 잦고 기간이 긴 여성의 경력년수를 과대 추정할 공산이 있다(Tromp, 2019).
[표 4-2] 국내 조사 자료 특성 자료명 경제활동인구
조사
지역별 고용조사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한국노동패널 한국복지패널
작성 통계청 통계청 고용노동부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 형태 횡단 횡단 횡단 종단 종단
가능한
연도 2001~2019 2008~2019 2008~2018 1998~2018 2006~2018 임금 정보
최근 3개월평균
임금
최근 3개월간 평균 임금
정액급여, 초과급여, 특별급여
각 임금제별
임금 연간총급여액
직업 정보 1 digit 3 digits 2 digits 3 digits 3 digits
혼인 여부 O O X O O
아동가구원 O X X O O
노인가구원 O X X O O
장애가구원 X X X △ O
경력 X X O O X
근속 O O O O O
이처럼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위와 같은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규모 횡단면 조사자료가 불가하기에, 본 연구에서는 패널이탈에 따른 문제에도 불 구하고 『한국노동패널』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다만, 패널이탈에 따른 문제는 모
집단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응답률과 이탈율을 고려하여 설정된 가중치를 부 여하여 보완하고자 하였다. 한편, 유사한 항목을 조사하고 있는 『한국복지패널』
에 비하여 『한국노동패널』은 노동 활동에 대한 정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본 연 구에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노동패널』은 직업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생애 경력에 관한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가구원 중 장애가 있는 이들에 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데, 이는 대리응답의 사유에 관한 문 항을 활용하여 보완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분석대상은 2005~2018년 사이 한국노동패널조사에 응답한 20~59 세 남녀다. 해당 년도 노동패널 응답자는 2005년 11,580명에서 2018년 14,445명 인데 그 중 20세 미만이거나 60세 이상의 응답자를 제외하면 년도별로 8천 5백 명 에서 9천 명 정도의 사례수가 남는다. 2005년 당시 20세에서 59세 응답자의 비율 은 73.5% 정도였는데, 이후 패널이 고령화되면서 2018년 해당 비율은 62.8% 가 량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2009년 표본을 추가하면서 패널의 크기가 커지면서 분 석 대상 사례는 줄어들지 않고 2018년 대략 9천 사례가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다.
본 연구에서 관심있는 주요 변수에 결측치를 나타내는 응답 사례를 제외하면 각 년 도별로 8천 4백여명에서 9천명 사이의 응답자가 남는다. 그 중 임금 근로자는 대략 3천 7백여명에서 5천여명이 되는데, 전체 사례 수 대비 임금근로자 비율은 2005년 약 45%에서 2018년 약 56%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표 4-3] 각 연도별 분석 대상 사례 수
전체 응답 사례 20~59세 주요 변수
결측치 제외 임금 근로자
2005 11,580 8,517 8,419 3,752
2006 11,756 8,582 8,495 3,970
2007 11,855 8,549 8,482 4,000
2008 11,734 8,301 8,283 3,997
2009 14,489 9,931 9,899 4,714
2010 14,118 9,573 9,538 4,762
2011 13,899 9,357 9,318 4,800
2012 13,998 9,347 9,318 4,834
2013 13,887 9,198 9,169 4,800
2014 13,168 8,678 8,627 4,611
2015 14,011 9,058 9,006 4,835
2016 14,202 9,091 9,035 4,913
2017 14,475 9,220 9,165 5,037
2018 14,445 9,070 8,995 5,026
제 3절. 변수의 측정
본 연구는 돌봄 정책의 발전이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종속변수는 임금으로 통상 임금 연구는 자연로그를 취한 시간당 임금률을 종속변수로 한다. 본 연구에서도 선행연구들과 동일하게 로그 임금률을 종 속변수로 하는데, 한국노동패널에서는 시간당 임금률을 따로 보고하고 있지 않으므 로 월급액을 주당 노동시간에 4.3을 곱한 값으로 나누어 추정한 임금률을 사용할 계 획이다19.
독립변수로는 돌봄 정책의 발전으로 영향을 받는 정책 대상자와 공급자를 모두 고려하고자 한다. 3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돌봄 정책은 다양한 경로로 남녀의 임 금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의 대상이 되는 가정 내 돌봄 욕구가 있는 이 들의 임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새롭게 창출된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돌봄직을 통해서도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 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보상임금격차에서 가정하듯 가족 친화적인 정책을 사용할 수 있는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점이 임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확인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가정 내에 미취학 아동이 있는지, 장애인 가구원이 있는지, 고령의 노인이 있는지를 정책 대상자 변수로 볼 계획이다. 자녀 중 미취학 아동만을 변수화 한 까닭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돌봄 정책들이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장애인 가구원의 경우 장애 여부에 대한 변수가 없으므 로 대리 응답 사유 중 “장애/질병/고령으로 인한 응답 불가”인 가구원이 있는 경 우를 장애 가구로 보았다. 현재 공식 돌봄 제공자와 관련한 변수로는 사회복지서비 스업과 돌봄직 종사 여부가 포함되며, 보상임금격차 가설을 확인하기 위하여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지, 시간제인지를 포함하였다.
이 외에도 개인의 인적자본을 나타내는 경력과 근속기간을 포함하였으며 연령 과 연령제곱, 정규직 여부와 산업과 직업을 통제변수로 투입하였다. 경력은 직업력 에 관한 조사 자료를 토대로 개인의 생애 경력년수를 계산하였다. 근속기간은 조사
19 통상 임금 연구에서는 시간당 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율을 종속변수로 사용한다. 그러나 시 간당 임금액은 여성의 월간 노동시간이 적기 때문이 총 임금액이 더 낮은 경향을 누락하 며, 이로 인하여 여성의 임금 불이익을 과소추정할 수 있다(Donald Tomaskovic- Devey, 1995).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시간제 근로의 영향을 근로시간이 아닌 보상임금격 차의 논의 하에서 살펴보고 있으므로 통상적인 임금 연구에서 사용하는 시간당 임금을 종 속변수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