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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는 뉴노멀 시대 미중관계의 변화에 미칠 주요 변수와 쟁점들 을 추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조와 행위의 두 가지 분석 수준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왈츠(Walz)는 국제정치를 분석할 때, 3개의 이미지 를 제시하고 있는데, 개인주의 행태 중심의 ‘제1의 이미지(first image)’

와 국내정치 제도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제2의 이미지(second image)’, 그리고 국가를 하나의 기본변수(Unit)로 보고 국제관계의 틀로 보는 ‘제 3의 이미지(third image)’가 그것이다.

구조적 수준 변인은 제3의 이미지로서, 즉, 국가 간 세력관계의 변화, 특히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중관계의 변화를 설정하였고, 행위 수준 변인 은 제1의 이미지와 제2의 이미지에 대한 통합적 사고를 통하여 미국과 중국의 리더십 교체와 국내정치적 요소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양국 지도자 리더십의 개인적 성향과 국내적 제약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 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42)

41) David M. Lampto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in the Age of Obama: looking each other straight in the eyes,”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vol. 18, no. 62 (November 2009).

42) 미중관계 변화 요인 분석에 있어 왈츠의 3가지 이미지(the levels of analysis) 분석 틀 중에서 시스템 행태 중심의 ‘third image’와 국내정치 제도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second image’의 사고를 중심적으로 논의한다. Kenneth N. Waltz, Man, the State, and War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59).

가. 구조적 요인: 중국의 부상과 미중 관계

국제정치학에 있어 ‘제3의 이미지’의 틀에서 보는 구조주의적 접근방 법(the structural approach)은 국가를 기본 단위이자 핵심으로 파악 하고 국가들 간의 안보, 시장, 영향력에 대한 경쟁을 무정부 상태의 제로 섬(zero-sum) 관계로 인식한다.43)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자신의 생존 을 위해 상호 안보경쟁이 불가피하게 지속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상호 불신과 불확실성에 의한 ‘안보딜레마(Security dilemma)’로 구조화되 어 나타난다.44)

따라서 중국의 지속적인 부상은 미중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구 조적 변인이 된다.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결정한 이후 1990년대 탈 냉전의 시기를 거치면서 중국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고도성장을 구가 하였다. 특히, 2008년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로 2010년 중국의 경제규모는 일본을 능가해 미국 다음의 세계 2위로 급부상하였다. 당시 중국 부상의 실체는 경제성장에 있으며, 대체로 2020년을 전후해 미국 을 초월하거나 근접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이 지배적이었다.45) 그러나 뉴노멀 시대에 진입하면서 중국 경제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게 됨에 따라 이러한 예측은 실

43) 현실주의적 구조주의 접근방법에서 국가는 선험적인 행위자로서 국제정치에서 국가 이외의 다른 행위자들은 중요치 않은 것으로 간주하며, 국가 ‘주권’은 독립된 정치 공동 체의 존재를 의미이며 자신의 영토에서 법률적인 권위를 갖는다. 존 베일리스·스티브 스미스·퍼트리샤 오언스 편저, 하영선 외 옮김, 󰡔세계정치론󰡕 (서울: 을유문화사, 2005), p. 166.

44) 휠러와 부스(Wheeler and Booth)는 안보딜레마란 “한 국가의 군사적 준비가 다른 국 가의 심리에 있어 그와 같은 준비가 단지 ‘방어적인’ 목적인지, 공격적인 목적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만들어낼 때 나타난다”고 말한다. 위의 책, pp. 164∼165.

45) He Jianwu, Li Shantong and Sandra Polaski, China’s Economic Prospects:

2006-2020 (Washington, D.C.: Carnegi Endowment, April 2007); 미국 의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사이트는 2013년 경, 유니트는 2018년 경 중국 경제가 미 국 경제를 초월할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Craig K. Elwell and Marc Labonte, Is China a Threat to the U.S. Economy?CRS Reports for Congress (January 23, 2007).

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경제력에 기반한 중국 의 종합국력이 미국과의 격차를 축소시키면서 국제사회, 최소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미중 양강 체제(G2)의 구성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신흥 강대국 중국이 자국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확대된 자국의 이익을 어떠한 형태로 보호할 것이며, 이에 대해 기존 강대 국인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미중관계가 규정될 것이다. 미국 은 소련 해체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글로벌 차원의 모든 사안에 개입하 고 있는데, 신흥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미국과의 관계를 어떠한 형태로든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필요성에 직면하였기 때문 이다. 이러한 조정은 중국의 주변 지역인 동아시아 지역을 넘어 글로벌 차 원의 제도와 규범에까지 폭넓게 확산될 개연성도 내포되어 있다.

물론, 중국의 급속한 부상은 미국 주도의 질서 유지에 위협이기도 하지 만 새로운 협력의 기회이기도 하다. 앞에서도 분석했듯이, 중국의 부상 을 보는 국제정치적 관점 역시 이를 모두 공유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 로 재해석하면, 부상한 중국은 주변국 및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는 ‘중 국위협론’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중국기회론’으로 양분할 수 있다. 즉, 중국위협론은 중국의 부상이 옛 중화질서로의 복귀를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중국은 현재의 패권국인 미국에 도전하는 세력전 이의 국가로서 호전적 성향을 가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에, 중국기 회론은 중국이 국제사회에 안정적으로 편입하면서 국제규범과 책임을 준수하는 협력적 국가로 변모하면서 국제사회에 위협이 아닌 기회를 제 공할 것이라는 관점이다.46)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에 기반해 상호 견제 조치를 취하면서도 국제테러와 기후 변화 등 글로벌 차원의 이슈와 북핵 문제

46) 전병곤 외, 󰡔한·중·일 간 외교안보협력관계 비교분석과 전망(2015년 한·중·일 역학관 계 대응 종합연구)󰡕(서울: 통일연구원, 2012), p. 42.

등에서 외교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 필요 한 중국은 안정적인 중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형대국관계’를 미국에 제의하면서 상호 핵심이익의 존중을 요구하였다. 게다가 중국은 ‘중국의 꿈(中國夢)’과 ‘중화민족의 부흥’ 실현을 위해 군비를 증강시키고 해양전 략을 강화하는 한편, 주권과 영토, 발전이익을 핵심이익으로 폭넓게 해 석함으로써 이전보다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입각해 중국의 부상 억제, 동 맹관계 강화, 역내 국가에 대한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 확산, 북핵 및 남중 국해 문제 등 지역 분쟁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미중관계는 점 차 갈등적 측면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단계의 미 중관계는 양국의 국력 차이, 특히 군사력의 차이로 불균등한 안정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상한 중국과 이를 제어하려 는 미국의 관계는 협력적 측면보다 갈등적 측면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협력적 관계와 대립·경쟁적 관계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 을 모두 갖고 있는 불확실성도 내재해 있다. 이는 중국의 부상이 어디까 지 지속될지, 이를 미국이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의 견제 를 중국이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나. 행위자 요인: 리더십 교체와 국내정치의 변화

구조와 행위 중 무엇이 더욱 중요한 변인인가는 판단하기 불가능한 철 학적 질문일 수밖에 없으나, 구조는 일종의 맥락이 되며 그 안에서 행위 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전후관계의 문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47) 최근 다 양한 정치체제의 발현과 한계 그리고 G2 시대의 새로운 국제질서 모색 은 다시금 국내정치적 요소들이 정책결정자들의 외교적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가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설사 독재정권이라

47) 위의 책, p. 44.

할지라도 국내적 비용과 이익에 의해 정책결정을 하게 되고, 특히 중요한 대외정책 결정에서도 국내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 다는 가설을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관계에 있어 정책결정자의 개인적 성향과 지배이념을 이해하여 야만 실제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변수들을 찾아낼 수 있다. 즉, 국가 정치지도부의 신념체계와 인식(perception)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미친다.48) 이러한 지도부의 인식은 역사관과 교육 그리고 개인적 경험을 통하여 형성되기 때문에 국가 간의 외교정책 역시 상호 역사관계, 정치문화 그리고 제반 상황들을 분석 틀에 포함시켜 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중국의 경우는 시진핑의 개인적 성향과 중국 지도부 의 국내 문제와 대외 문제에 대한 전략적 인식이 무엇인지가 대미관계를 규정하는 중요 변인이 된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적 통제력이 강한 당-국 가체제(party-state system)를 유지하고 있어 시진핑을 비롯한 지도부 의 인식과 선호도는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 다. 주지하다시피, 시진핑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른 자신감을 토대로 강력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란 중국의 꿈 실현을 강조해왔는데, 이는 주변 국에 커다란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과 역내 주도권 다툼으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미국이 동맹관계 강화를 통해 군사·안보적 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것에 커다란 불만을 갖고 있으며, 금융 및 하이테 크 중심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외교·안보적 영향력의 확대 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

48) 로버트 저비스(Robert Jervis, 1976)는 국제관계에서의 인지론적(cognitive) 정책결 정 과정을 설명하는데, 그는 정책결정자의 개인적 인식(이미지, 신념과 의도)은 외교정 책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개인적 인식은 역사적인 경험과 타인과의 교류에 의한 직관과 관심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Robert Jervis, Perception and Misperception in International Politics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