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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관계 변화에 대한 기존 논의와 뉴노멀 시대 도래

가. 중국의 부상을 보는 국제정치적 관점

일반적으로 국제관계 이론의 주요 패러다임은 현실주의, 자유주의, 구 성주의로 대별된다.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국제정치적 관점 역시 이 3개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4) 다만, 2008년부터 진행된 국제금융위기 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부상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중국의 부상을 보는 국제정치적 시각도 중국의 부상 여부가 아닌 중국이 어떻게 부상할 것인 가에 초점이 모이고 있으며, 중국의 부상이 기존 미국 중심의 질서에 안 정적일지 혹은 불안정일지를 평가하는 데 주력한다.5) 물론 각각의 관점 에 따라 중국의 부상을 다양하게 평가하지만, 낙관적 입장과 비관적 입장 이 공존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6)

먼저, 국력과 국가의 정책적 의지 그리고 안보딜레마의 변수를 중시하 는 현실주의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도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한다. 즉, 중국의 국력이 증대되고 있는지, 이를 행사하려는 국가의 정책적 의지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안보딜레마가 심화될 것인지 등이다. 이에 대한 비관적 견해와 낙관적 견해가 현실주의 내에 모두 공존하고 있다. 낙관적 견해는 중국이 급격히 부상한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한 종합국력의 한계와 그에 따른 패권의지의 부재로 안보딜레마가 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주 장한다. 반면, 비관적 논의는 중국의 부상을 세력전이로 해석한다. 즉, 중국 부상의 핵심인 경제성장이 군비 증강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상호 불신에 기반한 안보딜레마를 야기할 것으로 인식한다.

4)박홍서, “중국의 부상과 국제관계이론: 중국위협에 관한 이론적 시각,” 김태호 외, 󰡔중국 외교연구의 새로운 영역󰡕(파주: 나남, 2008), pp. 23∼68.

5)전병곤, “중국의 동북지역개발과 한중협력 구상,” 󰡔중국학연구󰡕, 제54집 (2010), p. 385.

6)Aron L. Friedberg, “The Future of U.S,-China Relations: Is Conflict Inevitable?”

International Security, vol. 30, no. 2 (2005), pp. 7∼45.

둘째, 자유주의는 경제적 상호의존과 제도화, 민주화 등의 변수를 중 시하기 때문에,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를 중시하며 접근한 다.7) 즉, 중국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경제발전과 경제적 자유화가 정치발 전이나 민주화를 이끌 수 있을지, 또는 세계경제 질서에 편입된 중국이 국제사회와의 상호의존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갈등적이기보다는 협력적 으로 변화될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낙관적 관점의 자유주의는 중국의 경제발전이 국제사회와의 상호의존도를 높이고 국제화를 촉진시킴으로 써 중국의 민주화와 제도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인식한다. 반면에 자유 주의적 비관론자들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국력의 증강이 자국 내 민족주 의를 자극하거나 기존 사회주의와 결합된 강력한 일당독재 내지 권위주 의 체제를 형성시킬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추구할 것으로 주장한다.

셋째, 구성주의는 국제관계를 사회적 구성으로 파악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 경제력과 군사력 등 객관적 요인뿐만 아니라, 정체성, 규범, 개체와 구조 간의 상호 구성성을 상대적으로 중시한다. 물론 구성주의 내에서도 중국의 부상을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으로 파악하는 관점이 모두 존재한 다. 중국의 경제발전이 새로운 규범에 적응하면서 정체성이나 전략문화 를 연화시킬 것이라는 낙관적 입장과 중국의 경제발전이 오히려 중국적 규범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비관적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8)

이처럼, 기존 중국의 부상을 보는 국제정치적 관점은 현실주의와 자유

7)자유주의 이론을 구성해온 무수히 많은 저작물들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Robert Keohane and Joseph Nye, Power and Interdependence, 3rd edition (Longman: New York, 2001); Robert Keohane, After Hegemony: Cooperation and Discord in the World Economy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Bruce Russett and John Oneal, Triangulating Peace: Democracy, Interdependence, and International Organizations (New York: W.W.Norton & Company, 2001).

8)전병곤, “중국의 동북지역개발과 한중협력 구상,” p. 386.

주의, 구성주의에 따라 다양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모두를 관통하는 공 통된 측면도 존재한다. 즉, 중국의 부상이 기존 질서를 헤치는 위협인지, 아니면 기존 질서를 강화하는 기회인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관점 은 부상하는 중국이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 가와 맞닿아 있다. 중국이 미국 주도의 질서나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며 세력전이를 추구할 경우, 미중관계는 갈등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나, 중국이 미국 주도의 국제 규범과 책임을 준수하는 국가로 변모할 경우, 미중관계는 협력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집약할 수 있다.

나. 미중관계 변화에 대한 이론적 분석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국제정치의 주요 패러다임인 현실주의, 자 유주의, 구성주의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견해를 모두 갖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관점에 기초해 낙관적인 견해는 미중관계 가 협력적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비관적인 견해는 미중관 계가 갈등적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두 개의 대립적 입장 과 더불어 미중관계가 갈등과 협력이 공존할 것이라는 절충적 입장도 존 재한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향후 미중관계의 변화를 협력과 갈등 그리고 복합적 관계로 구분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미중관계의 협력적 변화에 관한 논의이다. 앞에서도 논의한 바 와 같이, 이러한 입장은 자유주의적 낙관론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중국이 경제적 상호의존, 국제제도, 그리고 경제성장에 따른 민주화에 의해 기존의 국제질서를 순응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미중관계도 공존과 협력적 관계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경제의 급성장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역시 자본주의 틀 안에서 경제를 운영해야만 하고, 미국 중 심의 글로벌 경제체제에 중국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미중 간의 교류는 어쩔 수 없이 상호협력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이미 미중 간 경제 교류는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이 상호 갈등 양상을 보인다 하 더라도 그 비용적 측면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상호 협조해야만 한다는 논거이다.

또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 와 같은 국제적 다자기구는 물론 아세안+한·중·일(ASEAN+3), 아세 안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 ARF), 동아시아 정상회의 (East Asia Summit: EAS), 상하이 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 등 다수의 지역협력체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 에, 이러한 국제기구와 제도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협력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분석한다. 게다가 칸트(Immanuel Kant)의 ‘민주평화론 (Democratic Peace Theory)’에 입각해 미중관계를 협력적으로 전망 하기도 하며, ‘근대화론(modernization theory)’에서 주장하는 것처 럼,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중국에서 민주주의가 제도화면 서 중국은 ‘대외 팽창주의 정책’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 도 한다.9)

2013년 미중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신형대국관계”라는 용어는 이러 한 미중관계의 협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회담 후 브리 핑에서 미국의 톰 도닐런(Tom Donilon) 국가안보보좌관은 미래에 미 중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였는데, “미국은 미 중관계가 불필요하게 전략적 라이벌 관계로 악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그의 언급은 이러한 논거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10)

9)근대화론 특히,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상관관계에 관해서는 Seymour M. Lipset,

“Some Social Requisites of Democracy: Economic Development and Political Legitimacy,” The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 53, no. 1 (1959), pp.

69∼105를 참조할 것.

10)Tom Donilon, “Press Briefing by National Security Advisor Tom Donilon,”

<http://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3/06/08/press-briefing- national-security-advisor-tom-donilon> (검색일: 2017.08.10.).

둘째, 미중관계가 갈등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각 은 현실주의의 구조적 접근법을 중심으로 미중 간 세력균형(balance of power) 논리에 중심을 두고 미중관계를 비관적으로 전망한다. 앞에서 도 지적했듯이, 주요 논점은 중국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그 경제력은 다시 군사력으로 이전되어 결국 미중 간 세력전이가 발생함으로써, 미중 간 힘의 양극화가 이루어진 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세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 시각에서 분석해 본다 면, 힘의 패권은 경쟁할 수밖에 없고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 패권국으로 등장함과 동시에 중국의 목표는 대외 팽창주의적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 으며, 이에 맞서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고자 중국과의 충돌이 불가 피하게 된다고 주장한다.11) 미국은 자국의 헤게모니적 지위에 도전하거 나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국가의 성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에 따라서는 헤게모니 유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선 제적 공격 또는 무력 사용도 감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또한, ‘방어적 현실주의 (Defensive realism)’ 역시 미중관계를 비관 적으로 분석하는데, 미국의 헤게모니적 지위가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 국에 의해서 도전받고 곧이어 세력균형의 상태에 들어감으로 인해 미중 관계는 군사적 경쟁관계로 들어가게 된다는 주장이다.12) 이에 따르면, 비록 미중 양국이 핵 억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대규모의 세계전쟁 은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안보딜레마’의 속성 때문에, 양국이 군사적 경쟁 구도와 정치적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셋째, 미중관계에는 협력과 갈등이 모두 공존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11)John J. Mearsheimer,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New York: W.W.

Norton & Company, 2001).

12)Kenneth N. Waltz,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Reading, Mass: Addision- Wesley, 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