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는 투명성(transparency)과 책임성(accountability)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며, 인권 증진 및 보호를 위해서도 매우 주요한 요소이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 1’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는 단순히 모든 종류의 정보나 의견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 니라, 국경에 관계없이 자기가 원하는 방식 혹은 모든 종류의 매체를 통해 정보나 의견을 구하거나 받을 자유가 보호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현대 정보매체의 발전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방해 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에도 주의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일반논평 16’은 사생활, 가족, 가정 및 통신의 존중권과 명예와 명성을 보호할 권리와 관련하여, 모든 국가의 개입은 법률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사생활에 대한 일방적인 방해가 법에 명시되어 있더라도 그러한 개입이 국제인권규약의 목적에도 부 합해야 하며 특정상황에 부합하도록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개입의 내용이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야 하며, 관여를 허가하는 권한도 법률에 규정되어야 한다. 또한 개입 에 대한 사전고지도 직접 밀봉된 상태로 우편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당국은 정보 유통이 체제와 정권 유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우려하여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차단하려는 통제를 강화하
106_NKHR2012000046; NKHR2011000231.
107_NKHR2011000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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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에서 휴대전화, 영 상물 등을 통해 외부 정보에 접하는 비사회주의 행위들이 확산되고 있 다. 이러한 비사회주의 행위의 단속에 대해 표현의 자유 및 사생활 존 중권차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단속권한을 가진 보안원 등 단 속원은 단속을 활용하여 개인적 부를 축적하고 일반주민들은 처벌을 면하기 위해 단속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일반인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 혹은 인권침해와 무관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북한 TV에 나오는 각 채널 편성에서도 뇌물행위가 수반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은 통상 8시 뉴스를 고정적으로 방영하 는데, 최고지도자가 TV를 보고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TV에 한 번 나가는 자체가 간부들이 자기를 홍보하는 수단이 되었으며, TV에 나 가기 위한 각 권력 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예를 들면 지방 당 책임 자가 지방 생필품 공장을 건설하였는데, 이를 TV에 방영하여 지도자 의 눈길을 끌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도에 근무하는 특파 기자와 중앙 에서 기자를 초빙해온다. 그래서 식량도 주고 돈도 주어 촬영시간을 길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찍었다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 실제 TV 방영시간에 몇 초 방영되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편 집부장한테 뇌물을 주고 TV에 조금이라도 오래 방영될 수 있도록 노 력하게 된다.(사례 7) 이러한 사례는 일반주민의 일상생활과 직접 연관 된 부패행위는 아니지만 방송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표현의 자유 왜곡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속연도 단속지역 뇌물 금액 특이사항 증언번호 2010 무산 100만 원 - NKHR2012000021 2007 무산 100만 원 - NKHR2012000012 2009 혜산 70만 원 - NKHR2012000022
2009 혜산 50만 원
중국돈 벌금 50만 원 별도 납부 - 영수증수령
NKHR2012000046
가. 휴대전화 사용 단속과 부패행태
북한의 휴대전화(북한에서는 손전화)는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사용 되는 중국의 휴대전화와 북한당국이 공식으로 인정하는 북한의 휴대 전화 등 2종류가 있다. 중국 휴대전화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북한주민이 휴대전화를 통해 중국이나 심지 어 남한에 거주하는 가족들과 연락하거나 밀수·밀매, 도강중개, 송금중 개 등을 위해서 중국사업자와 통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 휴 대전화 사용은 북한당국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며 지속적으로 단속해 왔다. 북한 내 휴대전화는 외국 통화가 차단되기 때문에 외부연락 수 단으로 활용되지는 않으나, 음악 혹은 영상물을 저장하는 수단으로 활 용된다는 점에서 단속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108 그러나 명 백하게 휴대전화 사용단속은 유엔 자유권협약위원회가 규정한 기준과 원칙을 위반하는 사안이다. 탐지기를 소지한 단속원들에게 적발되면, 일반적으로 휴대전화기는 압수되지만 처벌을 피하기 위해 뇌물을 주 는 것으로 파악된다. 뇌물의 액수는 아래 <표 Ⅳ-1>과 같다.
표 Ⅳ-1 휴대전화 단속관련 뇌물사례
108_NKHR20120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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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연도 단속지역 뇌물 금액 특이사항 증언번호
2011 혜산 100만 원 - NKHR2012000060 2010 혜산 150만 원 - NKHR2012000044 2011 혜산(함남
신천군 거주) 200만 원 남한돈 NKHR2012000004
2009 회령 중국돈
500위안
국가안전보위부소속
27국 단속 NKHR2011000175 2009 혜산 50만 원 중국돈 적발 NKHR2011000219 2010 온성 150만 원 - NKHR2011000163
인신매매(도강중개), 한국 등과의 연락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의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휴대전화를 소지한 사람들은 대부분 외부와의 거래로 돈을 갖고 있는 층이므로 처벌을 면하기 위해 뇌물거래가 빈번 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 보면 휴대전화 사용에 대 해 전파감독국에서 벌금 처리한 후 보안원에게 넘기면 담당 보안원이 또 뇌물을 요구한다고 한다.109 그런데 ‘109상무’ 등 그룹으로 단속할 경우는 뇌물이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보안원과 사전에 친분관계가 형 성되어 있으면 보안원들도 발각되면 동시에 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단속 정보를 흘려주고 일시적으로 잠적하도록 유도하는 사례 도 발견되고 있다.
“사람들하고 관계가 친밀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통제는 뇌물로 인해서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위
109_NKHR2012000043. 이러한 벌금 규정은 행정처벌법에서 발견되고 있다. 행정처벌
법상 행정처벌 종류의 하나가 ‘벌금’이다. 이에 대해 행정처벌법 제19조(벌금적용대 상과 방법)에서는 “벌금은 가벼운 위법행위를 한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에게 물질적 자극을 줄 목적으로 적용하는 행정처벌이다. 벌금적용절차와 방법은 벌금규 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에서는 다 간파하고 있어요.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상무나 이런 사람을 내려 보내서 조사를 진행해요. 그런데 조사가 내려올 때 자기 안면 있는 사람을 통해서 그 사람이 발각되면 자기도 모가 지가 달아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한테 미리 정보를 줘서 회 피하게 만들어 놓고 그 동안에는 잠적해 있으라는 암시를 주거 든요. 그러니까 아무리 그런 검열이 내려와도, 군 감찰에서 관할 하게 돼 있어도 단속이 어려워요. 효과는 못 보지만 사회적인 기 강을 잡기 위한 분위기 조성을 한다고 할 수 있어요.”(사례 3)
통일연구원이 실시한 북한인권 실태 조사에서 휴대전화에 대해 응 답한 북한이탈주민 중 뇌물과 벌금을 준 사례와 처벌 및 비처벌 유무 는 다음과 같다. 아래의 <표 Ⅳ-2>에서와 같이 뇌물을 주고 처벌을 면제받은 경우와 벌금을 부담하는 처벌을 받은 경우들이 상당한 비율 을 차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2010년에는 벌금사례가 높았으나, 2011년과 2012년으로 갈수록 벌금납부보다 뇌물공여로 처벌을 피하고 자한 사례들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면접조사결과 나타난 바와 같이, 상당수의 사례에서는 벌금을 납부하고 영수증을 받는 동시에 단속원 에게 별도로 뇌물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표 Ⅳ-2 휴대전화 사용관련 처벌 실태
(단위: 백분율((각 건수/응답건수)*100), 건) 면접
년도 면접자 총인원
응답 건수
비처벌 처벌 처벌
무응답 (건)
처벌 무응답 뇌물 (%)
(건) 뇌물 (%)
기타 (건)
기타 (%)
벌금 (건)
벌금 (%)
기타 (건)
기타 (%)
2010 151 75 10 13.33 2 2.67 16 21.33 26 34.67 21 28.00 2011 230 112 26 23.21 6 5.36 14 12.50 42 37.50 24 21.43 2012 172 93 30 32.26 6 6.45 10 10.75 26 27.96 21 22.58 합계 663 280 66 - 14 - 40 - 94 -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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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휴대전화에 남한 노래나 영상물을 담아 두었다가 단속에 걸려 뇌물을 주고 처벌을 피하는 사례들도 발견되고 있다. 또한 공개처형 현장 등에서 영상촬영을 금지하기 위해 휴대전화 지참을 불허하는 것 으로도 파악된다.1102010년 6월 회령시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단속하는 보위지도원을 현장에서 살해한 형제 2명을 공개처형하기도 하였다.111 나. 녹화물 시청 및 유포 관련 단속과 부패행태
중북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남한 등 외부의 영상물들이 복사되어 유통 되는 현상들이 확대되어 왔다. 특히 CD-R, USB 등을 볼 수 있는 중국 산 전자제품들이 중고 혹은 저가로 대량 보급되면서, 외부영상물에 대한 일반주민들의 접근이 이전보다 쉽게 되었다. 언어나 문화적인 면에서 외 국영상물보다 이해가 쉽다는 점에서, 남한영상물은 주민들의 관심을 끌 기에도 훨씬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이 남한 드라마 등 영상물의 유통과 시청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비사회주의 그룹빠’ 혹은 ‘특별상무 조직’ 등을 통해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어 왔다. 이에 따라 단속되면 뇌물 을 주고 처벌을 피하고자 하는 사례들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외부영상물 단순시청자와 유통자에 대한 처벌이 차이를 보이며, 대 규모 유통자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뇌물의 액 수도 이를 반영하게 된다. 또한 영상물 유통에 관여된 사람들은 대부 분 중국 위안화 혹은 미국 달러 등 외화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뇌 물도 외화로 제공되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서도 외부영상물 관련 처벌 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황해남도 신천과 같이 국경
110_NKHR2012000126.
111_본 사건은 다수의 증언으로 확인되었다. NKHR2012000168; NKHR2012000106;
NKHR2012000159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