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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 정책환경

Dalam dokumen 연구총서 17-15.pdf (Halaman 101-116)

북한이탈주민의 인권 정책 환경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 사회 내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북한 정권은 북한주민의 영토 이탈을 차 단하는 과정에서 (잠재적) 탈북자 인권을 위협하는 일차적 환경을 제공 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체제 하에서는 탈북자 문제가 다소 ‘방임적’으로 처리되는 측면이 없지 않았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는 정권의 핵심적

사안이자 국제적 관심사로 대두되었다. 김정은 정권은 탈북자의 발생으 로 북한 내부의 인권 실상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탈북 자를 압박하고 회유한다. 북한 사회 내부에서 탈북은 더 이상 생계를 위 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 조국을 배반하는 범죄로 정치화되고 있다. 오 늘날의 탈북자 인권 정책환경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먼저 김정은 정권이 탈북자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계기와 이로 인해 탈북자 처리 방침 이 변화되어온 양상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가. 탈북자 인권문제의 부상

김정은 집권 이전까지만 해도 탈북은 지금처럼 민감한 문제가 아니었 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당시 북중 접경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중국으로 탈출해 노동력을 팔아 고향에 송금하거나 어느 정 도 돈을 벌면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시에는 북한주민의 생활고가 워낙 심각했기 때문에 북한 정권도 어느 정도 탈북 을 방임 내지는 묵과하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탈북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기 시작하였으 며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 탈북은 북한 정권이 가장 예의주시하는 사안 중 하나가 되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은 김정일 사망 직후 애 도기간에 탈북을 시도한 자에 대해 김정은이 “3대를 멸족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145) 김정은은 이 시기에 발생하는 불법 월경이나 휴대전화 사용을 전시범죄로 규정해 엄히 처벌하였다. 탈북은 더 이상 생계를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이 아닌, 조국을 배반하는 위중한 범죄로 간주되 었으며 탈북자는 물론 탈북자의 일가친척까지도 감시와 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김정은 정권이 탈북자 문제에 예민해진 까닭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145)“김정은, 애도기간 탈북 역적 규정,” 『자유아시아방송(RFA)』, 2011.12.23.

볼 수 있다. 우선 후계승계기간이 짧아 정치적 지지기반이 약한 김정은에 게 탈북자는 체제에 직접적 위협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소이다. 김정은은 탈북자 개개인이 북한 내부의 실상에 대한 ‘스토리’를 담지하고 있기 때 문에 (그리고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그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 에) 그 ‘스토리’가 외부에 퍼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탈북자를 강력히 통제하고자 한다.146) 게다가 더 큰 위협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브 로커를 통해 전해오는 남한의 생활상과 탈북을 권유하는 목소리다. 그동 안 북한 정권은 남한을 ‘인간 생지옥’이라 선전해왔지만 남한의 발전된 실상이 알려지면 체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증가하게 되고 지지기반이 약한 김정은은 이를 누구보다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이 탈북자 문제를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 는 일종의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분석한다.147) 중국은 탈북자를 난민이 아닌 경제적 이주민으로 간주하고 적발 시 강제송환을 원칙으로 하고 있 지만 국제사회가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난감한 측면이 없지 않다.

북한은 이를 하나의 시빗거리로 이용해 중국과의 협상에서 여러 지원을 얻어내고자 한다. 또한 남북한 관계에도 탈북자 문제를 협상테이블에 올 려 유리한 입장을 견지하고자 한다. 지난해 남한에 입국한 12명의 탈 북여성 종업원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으면 남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국과 중국의 경제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이 못마땅한 북한으로 서는 탈북자 문제가 한중 갈등의 화약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148)

146)현지 자문회의(2017.09.19. Thailand).

147)박철수, “북한은 왜 탈북문제에 민감해졌나,” 『월간북한』, 제485권 (2012), pp.

80~85; 김혜림, “김정은 시대 탈북현상과 북한이탈주민 지원제도에 대한 고찰,” 『민 족연구』, 제66호 (2016), pp. 46~72.

148)“<한중수교 20년> ⑥ ‘탈북자’, 한중관계 화약고,” 『연합뉴스』, 2012.08.19.

그러나 결정적 원인은 김정은 집권을 즈음하여 북한인권 실상이 국제 적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2004년에 북한인권법을 통 과시켰고 유엔도 총회에서 2005년부터 매년 북한인권결의를 채택했지 만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부상한 것은 2012년경의 일이다. 그해 2월 중국에서 30여 명의 탈북자 가 체포돼 강제북송 위기에 처하자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집회가 주한 중국대사관 맞은편에서 수개월간 지속됐다. 당시 국내외 언론이 이 사 건을 집중 보도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당시 반기문 유 엔 사무총장은 탈북자 북송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힐 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탈북난민을 강제북송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 을 밝혔다.149)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012년 2월 유엔 인 권이사회에 제출한 정기보고서에서 해외 탈북자 문제를 중요한 인권침 해 사안으로 다루었으며 한반도 ‘주변국(neighboring countries)’들 이 난민의 강제송환 금지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권고했다.150) 여기서 ‘주 변국’은 중국을 외교적으로 우회하여 지칭한 것이다.151) 이 문제는 2012 년 3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집중 논의되었으며 그 해 12월에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가 표결 없이 ‘합의(consensus)’에 의 해 채택되었다. 결의안이 2005년 유엔 총회에 상정된 이래 처음 있는 일 이었다. 이는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게 되었

149)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012년 3월 미국 방문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 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만나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지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도움 을 요청했다.

150)UN Human Rights Council,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Marzuki Darusman, UN Doc. A/HRC/19/65, 13 February 2012.

151)Roberta Cohen, “China’s Forced Repatriation of North Korean Refugees Incurs United Nations Censure,” International Journal of Korean Studies, vol. 18, no. 1 (2014), pp. 59~90.

는지 증명한다.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는 결국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발족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으로 이어졌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2012년 4월 워싱턴 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 를 조사하는 국제적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설파하였다.152) 이후 나비 필레이(Navi Pillay)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 정치범 수용 소 출신 탈북자를 면담하는 등 조사 기구 발족을 위한 사전 작업들이 진행 되었고 2013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 회의 설립이 결정되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을 필두로 조사위원들은 8월부터 10월까지 한국, 일본, 태국, 영국, 미국 등지를 돌며 자료를 수집하고 청문회를 열었다.

이 청문회에는 80명 이상의 탈북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나와 북 한의 정치범 수용소, 영아 살해, 인신매매, 기아, 고문, 강제송환 등에 대 해 증언하였으며, 그 내용이 해외 언론에 보도되면서 북한인권의 참상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153)

조사 내용을 기반으로 2014년 2월 총 4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최 종보고서가 발간되었다.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 정치제도의 근본 적 개혁과 정치범 수용소 폐쇄, 사형제 폐지, 언론·사상·종교의 자유 보 장, 탈북민 보호, 반인도범죄 책임자 처벌 등을 권고하였다. 특히 보고서

152)UN General Assembly,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67/370, 13 February 2012, para. 13.; 북한인권위원회 (The US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와 제이콥 블라우스틴 인 권증진 연구소(The Jacob Blaustein Institute for the Advancement of Human Rights)는 2012년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출판기념회를 겸한 컨퍼런스 ‘Hidden Gulag: Exposing North Korea’s Political Prisoner Camp System & Calling for Its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개최했다. 이 컨퍼 런스에서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북 한인권 조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3)증언록은 <www.ohchr.org/EN/HRBodies/HRC/CoIDPRK/Pages/PublicHear ings.aspx> 참조.

에 첨부된 자료 중 마이클 커비 위원장은 김정은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귀하(김정은)를 포함하여 이 서신과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나와 있는 반 인도범죄의 가해자들의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유엔이 조선민주주의인 민공화국의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154)

결국 ‘북한인권 ICC 회부’, ‘책임자 처벌’ 등의 내용이 포함된 북한인 권 결의가 2014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통과되었다. ICC 회부 권한은 유 엔안전보장이사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결의 자체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압도적 표차로(찬성 116표, 반대 20표, 기권 53표) 통과된 만큼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이미지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최명남 북한 외무성 부국장은 표결에 앞서 발언권을 신청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 (COI) 보고서는 일부 탈북자들의 조작된 증언들을 모아 만든 것”이라며

“이 결의는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의한 것으로 앞으로 예기치 않은 심 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인권이 국제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북한의 실상과 탈북 과정의 고 난을 담은 탈북자들의 수기집이 미국에서 잇따라 출간되었다. 김은선 (2012), 신동혁(2013), 박연미(2015), 이현서(2015), 조셉김(2015) 등 은 수기집 출간과 함께 각종 언론 인터뷰 및 북한인권 관련 행사에 연사로 초청되었으며 북한인권 문제를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기여하였다. 특히 박연미는 2014년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One Young World 2014 Summit)’에 참석하고 영국 의회에서 북한의 실상에 대해 증언하는 등 이른바 ‘탈북 연예인(defector celebrity)’으로 떠오르며 세간의 주목 을 받았다.

북한은 이들 탈북자들의 증언이 모두 날조된 것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

154)UN Human Rights Council, Report of the Commission of Inquiry on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UN Doc. A/HRC/25/63, 7 February 2014.

Dalam dokumen 연구총서 17-15.pdf (Halaman 1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