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 변화
Ⅰ
Ⅱ
Ⅲ
Ⅳ
Ⅴ
북한 내부의 변화는 전 부분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1990년대 이래의 북한은 내부적으로 볼 때, 과거와 미래가 혼합된 상태로 공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 다. 그것은 한편에서 1980년대까지 존속했다고 볼 수 있는 매우 집중 적이며 당 기구를 중추로 하는 정치·경제적 관료체제가 서류상으로 또는 이데올로기적 수사차원에서는 대체로 큰 변화없이 존속하고 있 다. 그렇지만 이는 현실에서는 대체로 기능마비에 빠진 채로 명목상 으로만 존속한다. 다른 편에서는 구관료체제의 조직과 기능이 마비하 거나 붕괴된 틈새로 새로운 요소와 기능이 침투하고 점령하면서 세력 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정부패의 확산, 사실상의 개별경영 의 확산, 시장적 거래의 확대, 준 공무 겸 준 사무(私務)의 확산, 동기 부여 기제로서 물질적 자극의 중요성 증대, 국가가 직접 관장하지 못 하는 관계망의 증대 등등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정권과 사회는 끊임없이 자기갱신을 통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가고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적응총체가 종 합하여 오늘의 북한을 이룬다. 정치면에서 보면, 과거 1980년대까지 존속했던 지배체제는 물적·정신적 토대를 상실했다. 이와 함께 오늘 날 북한의 정치지배체제는 과거의 유물과 새로운 혁신의 적응요소가 혼합된 양상이 나타난다. 경제면에서 보면, 이렇다. 국가의 조세독점 과 공적 규율이 붕괴하면서 이른바 분권화된 약탈체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른 편에서는 과거 계획경제요소가 잔존하면서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이 약화된 계획경제에 기생하거나 연합하면서 특권경 제적 요소와 사적 경제요소들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현존 북한의 경제관리체계는 이러한 변화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경제정책과 경제담론상으로는 2006년 이후 보수적 측면이 두드러진다. 사회도
크게 변화했다. 무엇보다도 정치적으로 규정되었던 구사회계층이 붕 괴하는 가운데,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포착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이동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을 비롯 하여 각 계층에서 사회적 분화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역균열, 세 대 간 인식의 격차도 두드러진다.
이하에서는 북한변화를 정치적 변화, 경제적 변화, 사회적 변화의 부문별로 나누어 서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