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에너지헌장조약의 현황과 전망
1. 운송의정서 협상
가. 운송의정서 협상 배경
○ 1994년조약체결 이후 구소련지역인 CIS 지역에서 에너지운송에 관 련된 많은 문제가 야기되었는데 이는 운송파이프라인을 포함한 대규모 에너지관련 프로젝트의 진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음.
○ 구소련지역인 CIS 지역의 에너지운송은 소련 붕괴이전에는 단일한 체계로 이루어져있었으나 소련 붕괴 후 송유관 및 가스관이 다수의 국 가를 통과하는 상황으로 변화되어 국가간 운송에 관한 상호협약이 필요 하게 되었음.
○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구소련 시대에 가지고 있던 다양한 에너지제 품 운송에 관한 조정역할을 지속하려 하는 반면에 카작스탄을 비롯한
신흥 CIS는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실수요자인 유럽 각국과 직접
관련 교역을 수행하기를 원하는 상황이므로 양측의 이해가 상충하는 상 황이 전개되고 있음
○ 상대적으로 CIS 지역의 에너지원의 수요자인 유럽각국은 유럽에 대한 에너지공급원이 러시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각국으로 다양화
하는 경우 보다 향상된 안정된 에너지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러 시아를 포함한 CIS 국가와 유럽국가사이에 운송에 관한 구체적 협약이 체결되기를 희망함.
○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1999년 12월 ECT 총회는 운송의정서 체 결을 위한 협상의 개시를 의결하였고, 그 목적을 국가간 운송의 원활화 에 두었는데 구체적 협상내용은 기존의 ECT 내에 존재하는 각 회원국 의 운송관련 의무를 보다 구체화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함.
나. 운송의정서 협상 진행상황 및 장애요인
○ 2000년 초 시작된 운송의정서 협상은 2002년 말까지 대부분 내용 의 초안이 확정되었음. 다만 EU 국가와 러시아 사이에 이해가 상충하는 몇가지 사항에 대해서만 최종적인 동의를 2002년 말까지 이끌어내지 못 했음.
○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02년 말 이후 계속된 EU와 러시 아의 양자협상은 2003년 12월의 정기총회에 모든 이슈가 해결된 상태의 운송의정서 최종안을 제출할 목적으로 2003년 내내 진행되었음.
○ EU와 러시아의 양자협상의 의제는 3가지 사항으로 정리될 수 있 는데 가장 먼저 러시아가 주장하는 현행 운송업자에 대한 1차거부권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음. 러시아가 주장하는 1차 거부권이란 장기
계약을 체결한 에너지수출업자가 비록 공급계약은 장기이지만 운송계약 은 단기이고 또한 수입국이 아닌 통과국의 역할만 담당하는 제3국과 운 송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동 계약을 갱신할 때 해당계약에 대한 연장을
1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함. 단 이 경우에 계약자의 선정
은 시장경쟁의 원리에 입각하여 결정함을 원칙으로 함.
○ 이러한 1차거부권이 EU와 러시아의 관련협상에 가장 중요한 현안 이 되고 있는 이유는 1차거부권이 에너지원 특히 석유와 가스와 같은 제3국을 통한 운송의 확보가 중요한 에너지수출기업에 보다 많은 협상 력을 주고 있기 때문임. 현재 유럽에 대한 에너지수출의 상당부분이 유 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수출업자의 협상력 강 화는 수입국의 협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EU와 러시아가 상이 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임
○ 1차거부권이외에도 운송의정서 협상의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은 지 역경제협력기구(REIO)의 형성으로 인한 운송의정서의 효력발생지역의 확대에 따른 문제가 있음. 이는 EU가 확대됨에 따라 러시아에서 수출되 는 에너지원이 수입국가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전에는 통과국으로서의 역할을 하던 지역구분이 무의미해지면서 운송을 위한 통과지역에 적용 된느 규정이 EU내부규정으로 변함에 따른 수출국의 통과국에 대한 협 상력이 저하되고 상대적으로 통과국을 포함하는 EU의 협상력이 강화되 는 것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임.
○ 또 하나의 운송의정서 협상의 현안은 운송비용에 근거한 이용료의
책정문제인데, 이는 파이프라인의 이용시 나타날 수 있는 정체현상과 그 에 따른 비용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운송료에 반영하는가 하는 문제에 귀착되고 있음.
○ 이러한 운송관련 사항이 중요이슈가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러 한 운송의정서의 체결로 인한 EU와 구소련 지역의 파이프라인 시설의 제3자 접근의 가능정도에 따라 각국의 에너지운송에 따른 이익에 큰 변 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임.
○ 특히 러시아의 경우 자국내 가스산업에 대한 독점적 위치를 가지 고 있는 가즈프롬(Gazprom)의 운송의정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 고 있는데, 다자간 협정에 의한 송유관 및 가스관의 제3자 접근이 가능 해지는 경우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유럽국가의 관련기업과 러시아 국적 의 에너지기업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인데, 이러한 경쟁의 격화는 가즈프롬의 독점적지위를 약화시키고 이는 동 회사의 수 익구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임.
○ 이러한 이유로 러시아 정부와 EU의 관련 협상은 타결점을 찾지 못했고 그 결과 2003년 12월 정기총회에서 당시 진행중이던 협상을 잠 정적으로 중지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이는 ECT가 가장 중요한 역 점사항으로 추진중이던 에너지원의 안정적 공급확보와 EU-러시아간의 에너지교역을 통한 상호이익의 증진이라는 목표의 달성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됨.
다. 운송의정서 협상 재개 및 전망
○ 운송의정서 협상의 잠정적 중단은 추진에 적극적인 EU에만 부정 적 효과를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반대로 러시아 측에도 장기적으로는 교역 관련 대외협상에 있어서 대외공신력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개진되면서 러시아와 EU는 관련협상을 2004년 6월 정기총회를 기점으로 재개되었음.
○ 2003년 12월 운송의정서 협상이 잠정 중단되자 EU 각국에서 잠정 중단의 문제점이 제기되었는데, 그 핵심적인 지적 중의 하나는 ECT의 체제가 WTO 체제와 조화를 추구하는 방안 중에서 운송의정서를 통한 국가간 에너지원의 운송 이슈야 말로 가장 조화를 추구하기 용이한 분 야였다는 지적이었음
○ 실제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WTO 에너지서비스 협상에서 중요한 분야중의 하나가 파이프라인을 통한 연료의 수송부문이 있는데 이 분야 의 타결과 ECT의 운송의정서 협상의 타결은 용이하게 연결될 수 있는 부분임. 이러한 WTO 체제와의 조화성 달성 문제는 현재 WTO에 가입 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향후 직면하게 될 가입조건의 적절한 타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ECT와의 운송의정서 협상타결 을 적절한 타결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음.
○ 또한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대해서 거의 독점적인 수요자의 입 장을 견지하고 있는 EU의 위치에서 러시아의 비협조로 러시아 에너지
원의 원활한 수입이 용이하지 않게되면 독점적소비자의 위치를 이용하 여 러시아 이외의 에너지수입원을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는 사실도 러시아 정부로 하여금 가스프롬의 입장만을 지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
○ 특히 EU가 추진하고 있는 장기적인 에너지 수입방안의 다양화가
LNG 수입, 코카서스지역 파이프라인의 건설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때 러시아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쟁자를 직면해야하기 때문에 운송의정서의 타결을 마냥 미룰 수는 없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
○ 이러한 주변환경의 변화를 바탕으로 러시아와 EU는 2004년 6월 관련 협상을 재개하였고 그 결과 상기한 3가지 이슈에 대한 어느 정도 의 절충안이 마련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러시아 국내의 가즈프롬을 중심으로 한 의정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의 변화가 관건임.
○ 다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WTO에의 가입협상에서 EU의 협조를 얻 기위한 러시아 정부의 태도변화도 운송의정서 협상타결에 중요한 요인 으로 작용할 수 있음. 현재 러시아의 경제체제가 지속적으로 대외경제부 문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지속되고 있는 바, 그런한 경제발전 전략에 가 장 중요한 것이 WTO 체제에의 편입이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EU의 정치적 협조는 필수 불가결한 것인 만큼 WTO에의 가입노
력과 ECT 운송의정서 타결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하 는 점도 향후 운송의정서 타결 전망을 결정해 줄 것으로 예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