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탈북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북한정권의 억압적 성격과 경제적 비효율성 등에 인한 것이므로 주변 국가들이 탈북자들을 난민으 로 인정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지원 및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최근에는 탈북자의 강제송환을 금지하고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근거로 난민협약뿐 아니라 고문방지협약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중탈북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가장 중요한 국제협약 혹은 국제인도주의 체제는 여전히 1951년 난민협약과 UNHCR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국제난민 체제이다.(216) 특히 중국 정부가 재중탈북자 문제에 있어 UNHCR과 협력한다면, 해당 문제 개선에 크게
(216) 송영훈, “북한인권과 UNHCR의 역할과 과제”, <통일연구원 기타간행물>, 2013.11, p.173.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HCR의 난민정의는 보다 진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217) 이는 UNHCR 규정에 부합하는 난민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1951년 난민협약이 나 난민의정서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UNHCR에 의한 국제적 보호가 가 능하다는 하며, 난민요건에 관한 UNHCR 규정 해석이 훨씬 탄력적이기 때문이다.(218) 이는, 1950년대 이후 발생한 가뭄, 폭우, 지진 등의 천재지 변은 물론 전쟁, 환경파괴, 빈곤 등으로 인한 대량 난민의 출현에 직면 하여, UNHCR이 적절히 대응하여 왔다는 점에서 잘 입증되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지각변동을 배경으로 한 UNHCR의 역할 확대는 UNHCR 규 정상의 난민 정의를 사실상 수정 내지 확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UNHCR 규정의 난민정의가 비교적 탄력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UNHCR 규정의 난민정의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UNHCR은 유엔총회의 권한 하에서 활동하며, 유엔총회와 경제사회이사 회의 정책지시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UNHCR 규정 제1, 3조). 따라서, 실질적으로 UNHCR이 내리는 난민 판정은 유엔총회나 경제사회이사회의 정책지시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유엔총회와 경제사회이사회의 결의가 유엔회원국에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UNHCR의 난 민 판정 역시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1951년 난민협약이 각 체약국으로 하여금 UNHCR을 포함한 유엔 각 기관과 협력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에, 이 협력 관계를 근거로 난민협약의 당사국이 UNHCR의 난민 판정에 법적으로 구 속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같은 협
(217) 이용호, “난민의 개념과 그 보호”, <국제법학회논총>, 52(2), 대한국제법학회, p.313.
(218) 장복희, “현대국제법상 난민의 정의와 박해의 의미의 변화”, <국제법학회논총>, 47(1), 대한국제법학회, p.169.
력 관계가 난민협약의 당사국이 UNHCR의 난민 판정에 법적으로 구속된 다는 증거로 활용되긴 어려울 것이다. 즉 중국을 포함한 난민협약의 체 약국들이 협력할 것을 약속한 것은 UNHCR의 임무수행(특히 난민협약 적용에 있어서의 감독책무)에 편의를 제공한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을 뿐, 동 기관이 인정한 난민자격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아니기 때 문이다.(219)
반면에 특별협정이 체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 체약국이 난민의 자격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의 체약국이 아닌 국가가 UNHCR과 협조하여 난민자격을 결정하기도 하는데, 이는 법적 의무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국제예양의 차원에서 협조하는 것이다.(220)
UNHCR 북경사무소는 중국에서 난민등록과 난민 지위 인정활동을 담 당하고 있다.(221) 그러나 UNHCR 사무소를 이용하는 것은 비용도 매우 크며, 그 가능성도 희박하다. 또한 거리와 비용 면에서 중국에서 난민이 보호를 구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222) 난민지위를 인정받는 자는 UNHCR 이 영구적 해결책을 구할 때까지 중국에서 일시적 체류허가를 받는다.
여기서 영구적 해결책은 대부분 제3국에서의 재정착으로 해석된다. 인도 차이나 출신이 아닌 난민은 일반적으로 직업을 가질 권리가 없는 외국인 으로 처우된다. 이들 난민은 식량, 수용소, 보건과 아동교육의 문제에 있 어 UNHCR의 지원을 받는다.(223)
(219) 김찬규, “탈북자의 보호에 관한 국제법적 고찰”, <중국국적 조선족과 탈북난민 문제>, 백상재단, 2003, pp.159-160.
(220) 난민자격의 결정과 관련하여, 예컨대 벨기에는 자국 정부와 UNHCR 간에 체결된 약정에 의해 자국법과 난민협약의 목적달성범위 내에서 UNHCR에 의해 결정되도 록 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는 자국 정부와 UNHCR의 대표로 구성되는 합동위원 회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고 있다.(김명기, <국제법원론(상)>, 박영사, 1996, p.738.
(221) Asia and the Pacific, UNHCR, http://www.unhcr.org/pages/4a02d8ec6.html (2016.9.12. 검색)
(222) 장복희 (2017). 동아시아의 난민법정책. 저스티스, 158-2, p.517.
따라서 중국은 기존 탈북자 문제 처리 방침의 틀을 벗어나, UNHCR의 특징과 장점을 활용하여 탈북자들을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탈북자이 협약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이 들을 보호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UNHCR을 통하여 위임난민으로서 의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다.
또 탈북자들에 공식적 난민 지위를 부여하기 보다는, UNHCR에 의한 잠정적 보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탈북 자들의 생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잠정적 보호는 월경 자의 대량적 유입에 대한 긴급조치로,(224) 그 보호 대상은 난민 뿐 아니 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이주자까지도 포함한다. 이들은 일단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함 도움을 제공 받으며, 기본적 인권 역시 보호될 것 이다. 따라서 중국의 난민이나 이민 특별법과 난민 선별 및 인정 절차가 미비한 상황에서 적어도 UNHCR와 협력해서 잠정적 보호 조치를 통해 재중탈북자를 보호하는 데 가장 효율적 방안으로 예상된다.
(223) 장복희, Ibid, p.518.
(1) UN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HCR), Guidelines on Temporary Protection or Stay Arrangements, February 2014, available at:
http://www.refworld.org/docid/52fba2404.html (2017.6.5.검색)
제 6 장 결 론
이상 본 연구는, 탈북자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을 규명하고, 이를 법 적으로 검토하여 향후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먼 저 제2장은 재중 탈북자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사례, 중국 정부 문서, 또 관련 중국 국내법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 중에서도 주로 중국 국내법을 위주로 관련 조항을 소개하고 탈북자에 적용하여 분석했다. 재 중탈북자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미얀마 월경자 문제도 살피고 이와 비교 하여 분석했다.
중국 탈북자 정책의 국제법 합치 여부를 살피기 위해 제3장은 재중탈 북자의 국제법적 지위를 검토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중국 정부가 주장해 온 (협약)난민, 경제적 이주민을 비롯한 위임난민, 현지난민, 비호신청자 등의 국제사회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몇 가지 신분의 요건을 살펴보 았으며, 이들 중 재중탈북자에 적용 가능한 요건이 있는지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재중탈북자가 협약난민이 아니어도 경제적 이주민이 아닌 위 임난민, 현지난민, 그리고 비호신청자로서 중국 정부로부터 기본적 보호 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제4장은 주로 중국 정부 입장을 국제법적으로 검토했다. 먼저, 재중탈 북자를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주요 법적 근거인 중조양변의정서를 살펴 보고 분석했다. 그중에서도 강제송환과 관련되는 조항을 살피고 이 의정 서의 국제법상 효력을 검토했다. 제2절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를 강제 송환 행위가 흔히 비난받는 근거인 강제송환금지원칙에 관한 내용이었 다. 이 원칙은 여러 조약에서 언급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다음 의 재중탈북자에 적용 시켜 분석했다. 탈북자를 발견하면 조사 없이 북
한으로 강제송환하는 행위는 적어도 고문방지협약상의 강제송환금지 원 칙의 위반인 것을 입증했다. 마지막 제3절에서 재중탈북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기타 조약상 의무를 검토했다. 주로 인권조약의 국내적인 이행 의무, 불이행 시의 국가책임 추궁 및 인권조약상 UNHCR과의 협력 의무 를 나눠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행위를 분석한다.
중국 입장에 대한 법적 분석을 바탕으로 제5장은 중국 측에서 실행가 능한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중국 국내법의 측면에서 난민에 관한 중국 특별법이나 특별 규정이 없는 실정을 고려하여 시급하고 적절한 중국 난 민 인정 절차 도입 대안을 제시했으며, 입법의 절차가 복잡하고 사실상 정치적인 어려움도 있음을 감안하여 법률보다 일단 중국 국무원 법규의 형식으로 조속히 난민관련 법규를 만들도록 촉구했다. 이 외에도, 탈북 자의 영구적인 해결 방법으로 재정착 방안을 검토했다. 국제조약의 이행 강화 측면에서 중국 정부는 인권 보호에 대한 국제법적인 의무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사법 해석 방법을 위주로 제기했다. 이러한 개선 방안 제시가 중국의 탈북자 정책 이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방안으로 서, 향후 탈북자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참 고 문 헌
논문:
-한국어-
김종철 (2014). “난민정의에 대한 한국 판례의 비판적 고찰”, 서울국제법 연구, 21(2).
박병도, “재중 탈북자와 국제난민법”, 법학논총, 19(1).
박지현 (2001) “난민, 실향민과 국제인도법에 대한 연구”, 인도법논총, (36).
백충현, “국제적 난민보호의 새로운 방향 모색-제28차 아시아 아프리카 법률자문회의 참가보고”, 인도법논총.
송영훈 (2013). “북한인권과 UNHCR의 역할과 과제”, <통일연구원 기타간 행물>.
신지원 (2015). ‘이주-비호의 연계성’ 담론과 난민보호 위기에 관한 정책 적 고찰. 민주주의와 인권, 15(3).
이근관(2010), 통일 후 한-중 국경 문제에 관한 국제법적 고찰,국제법학 회논총, 55(4).
이근관(2011), 북한위기상황 시 주변국의 개입가능성과 그 국제법적 논리 에 대한 검토, 서울국제법연구, 18(2)
이근관(2006), 자유권규약 위원회 견해의 규범적 효력에 관한 고찰, 서울 국제법연구 13(1).
이근관(2008), 한반도 종전선언과 펑화체계 수립의 국제법적 함의, 서울 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 49(2).
이기현 (2012). “중국의 탈북자 정책 동학과 한국의 대응전략”, 통일정 책연구, 제21권 제2호.
이규창 (2006). “재중 탈북자 보호와 고문방지협약”, <국제법학회논총>, 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