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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호주는 동아시아정상회의를 계기로 쿼드에 정식 복귀 를 선언하였는데, 호주가 쿼드에 다시 참여하기로 한 데에는 두 가지 이 유가 존재한다. 첫째, 호주는 자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급격한 군사적 팽창과 미국의 자국우선주의를 우려해온 일본과 인도를 역내 유사입장 국가로 인식했기 때문이다.63) 일본은 미국 패권에 기초한 세력균형과 자 유주의 세계질서를 선호하는 대표적인 ‘현상유지국’으로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보여온 공세적 행동을 심각하게 우려함과 동시에 미국의 중국 봉 쇄 역량과 지역 안보공약에 조심스레 의구심을 가져왔다.64) 한편, ‘세력 변경국’으로 분류되는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세력균형이 자국을 비 롯한 여러 강대국이 참여하는 다극 체제로 전환되길 희망하지만, 여전히 민주주의 국가로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우려하며 규칙기반의 국제질서 유지를 지향해왔다.65) 따라서 호주에게 일본, 인도와의 다자협력 구축은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지로 판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여전히 미국은 호주의 중요한 국방자산이며, 호주가 그리는

63) Wyeth, 2017.; Walter Lohman, “The fundamentals of the Quad.” The

Strategist, February 13 2019.

https://www.aspistrategist.org.au/the-fundamentals-of-the-quad/ (검색일:

2019.6.20.)

64) Ian Hall and Michael Heazle, “Steady but slow in Australia-Japan security cooperation,” The Interpreter, December 6 2018.

https://www.lowyinstitute.org/the-interpreter/steady-slow-australia-japan-securi ty-cooperation (검색일: 2019.6.22.); 정성철, 2020.

65) 임경한, 2019, pp. 237-275; 최원기, “최근 인도의 외교전략,” 『IFANS FOCUS』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19.

규칙기반 지역 질서에도 역시 미국의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록 호주는 미국의 상대적 쇠퇴와 전략적 방기 가능성으로 인해 미국의 패권 이 부재한 인도-태평양 지역 질서를 조심스럽게 그려왔지만, 한편으론 자국의 안보와 지역 안정에 미국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뜻을 고 수해왔다. 이 점에서 호주는 국방백서와 외교백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의 안정과 번영에는 미국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며, 여전히 앤저스 동맹이 호주 국방정책에 주춧돌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명시했다. 따라서 호주의 시각에서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개 입을 의미하며, 쿼드 참여는 미국의 지역 개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조 치라 할 수 있다.

호주의 쿼드 참여가 실질적인 수준의 4자 안보협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2020년 하반기에 이르러서이다. 호주는 2015년부터 인도, 일본, 미국이 참여하는 쿼드 합동군사훈련인 말라바(Malabar) 훈련에 참여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해왔고 2017년 쿼드 복귀를 선언한 이 후로는 훈련 참여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혀왔다.66) 그러나 호주의 요청은 인도의 반대로 인해 2017년과 2018년 연달아 무산되었다. 인도는 말라바 훈련에 호주를 참여시키는 것이 중국을 지나치게 도발할 수 있다는 우려 와 더불어 2007년에 그랬듯 호주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일방적 으로 쿼드를 탈퇴할지 모른다는 불신에서 호주의 참여 요청을 외면해왔 다.67) 그러다 2020년 10월에 이르러서야 인도 국방부는 호주와의 증대된 방위협력관계를 고려하여 2020년 말라바 훈련에 호주를 참여시키기로 결 정하였다.68)

한편, 호주는 쿼드 밖에서 인도, 일본과 양자 또는 3자 협력관계를 강화해왔다. 2017년 12월 호주는 인도, 일본과 4차 차관급 안보 대화를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평화,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 규칙기반 질 서에 대한 삼국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재확인했다.69) 또한 2017년부터 호

66) Andrew Greene, “India to block Australia from naval exercise amid concerns it could inflame diplomatic tensions with China,” ABC News, April 21 2017.

https://www.abc.net.au/news/2017-04-21/india-tipped-to-block-australia-from-n aval-exercise-china/8459896 (검색일: 2019.5.30.)

67) Abhijit Singh, “India remains cautious about the ‘Quad’,” The Interpreter,

April 26 2017.

https://www.lowyinstitute.org/the-interpreter/india-remains-cautious-about-qua d (검색일: 2019.5.30.)

68) Indian Ministry of Defence, “Malabar 2020 Naval Exercise,” Government of India, October 19 2020. https://pib.gov.in/PressReleasePage.aspx?PRID=1665830 (검색일: 2020.10.25.)

주는 ‘인도-태평양 인데버(IPE: Indo-Pacific Endeavour)’라는 연례 해양 연합 군사훈련을 통해 역내 주요국들과의 협력의 틀을 다져왔는데, 특히 2019년에는 인도와의 관계 증진을 위해 IPE 훈련의 초점을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맞추기도 하였다.70) 2017년 4월에는 턴불 총리가 인 도를 공식 방문해 인도 나렌드라 모디(Shri Narendra Modi) 총리와 정 상회담을 가졌으며, 회담을 통해 인도가 평화롭고 번영된 인도-태평양 지역 구축을 위해 호주와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으며, 호주가 지향하는 규칙기반 질서의 토대가 되는 민주주의적 가치, 법규, 국제평화, 공동의 번영 등의 가치를 함께 공유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텀불 총리는 모디 총리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간 양자적 방위 및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 하겠다는 데에 뜻을 모았고, 특히 2014년도 호주-인도 안보협력체제 (Framework for Security Cooperation between Australia and India)를 기틀로 하여 2015년 벵골만에서 양국이 전재한 바 있는 AUSINDEX 합 동군사훈련을 2018년에도 역시 시행할 것을 약속하였다.71)

호주-일본 간 양자적 안보 협력관계의 발전 역시 눈여겨 볼만하 다. 호주는 쿼드의 또 다른 참여국인 일본과의 양자적 안보협력 강화에 도 역시 힘써왔는데, 2018년 11월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72) 호주 신임 총리는 일본의 아베 총리와 호주 다윈(Darwin)에서 만나 양자 간 안보협력 강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양국의 공동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73) 그보다 앞선 10월에도 역시 호주와

69) Indian Ministry of External Affairs, “4th India-Australia-Japan Trilateral Dialogue,” Government of India, December 13 2017.

https://mea.gov.in/press-releases.htm?dtl/29176/4th_IndiaAustraliaJapan_Trilatera l_Dialogue_December_13_2017 (검색일: 2019.6.14.)

70) Bec Strating, “A sea ride with Australia’s Indo-Pacific Endeavour,” The

Interpreter, June 6 2019.

https://www.lowyinstitute.org/the-interpreter/sea-ride-australia-s-indo-pacific-e ndeavour (검색일:2020.10.09.).

71) Australian 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Joint Statement by Prime Minister Turnbull and Prime Minister Modi, visit to India 2017,”

(Commonwealth of Australia, 2017c).

https://dfat.gov.au/geo/india/Pages/joint-statement-by-prime-minister-turnbull- and-prime-minister-modi-visit-to-india-2017.aspx (검색일: 2019.6.2.)

72) 스콧 모리슨: 제30대 호주 총리. 강경보수 성향의 호주 자유당 소속 정치인으로 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하였다.

73) Australian Minister for Foreign Affairs, “Greater cooperation with Japan,”

Commonwealth of Australia, Novermber 16 2018b.

https://foreignminister.gov.au/releases/Pages/2018/mp_mr_181116b.aspx (검색일:

2019.6.8.)

일본은 제8차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양자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민주주의, 인권, 자유무역 그리고 규칙기반 국제질서에 대한 공 통된 가치이념과 이해관계에 기초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자유롭 고 개방적이며 안전하고 번영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규칙기반 질서’ 보 호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역내 유사입장 국가들과의 협력을 더욱 증진하 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양국은 방공작전과 대잠수함전을 포함한 더욱 복합적인 합동군사훈련을 전개함으로써 질서 안정화에 앞장설 것을 약속 했다.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