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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도서국포럼 회원국들과의 안보협력

마지막으로 호주는 남태평양 지역 도서국들과의 다자적 안보협력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고자 해당 국가들과의 신뢰를 재구축하고 해당 지 역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왔다. 2016년 9월 턴불 총리는 태평양도서 국포럼 정상회의에서 남태평양 지역에 대한 호주의 관여방식의 큰 변화 를 약속하는 ‘스텝-체인지 이니셔티브(Step-change initiative)’를 발표함 으로써 태평양으로의 회귀가 호주 외교정책의 핵심축이 될 것을 선언하 였다.80) 그리고 2018년 11월 모리슨 총리는 ‘호주와 태평양: 새로운 장’

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호주가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유대관계와 해 당 지역에 대한 관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부각시켰고, 작년 9월에는 턴불 정권의 스텝-체인지 이니셔티브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대 규모 인프라 펀드 설립 등을 골자로 한 ‘태평양 스텝-업(Pacific Step-up)’ 계획을 발표하였다.81)

이러한 지역관여 정책에 맞춰 호주는 자국의 뒷마당인 남태평양 지역 인프라구축 지원과 시장 확대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해당 지역에 대한 군사적 개입 역시 늘려왔다. 예로 호주는 2016년 국방백서 에서 3대 전략목표 중 하나로 설정한 ‘남태평양 지역 안정과 동남아 해 양안보를 위한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협력’을 추구한다는 명목하에 향후 30년 동안 20억 호주달러를 투자하여 태평양 경비함을 교체하고 지역 차 원의 항공감시능력을 향상시키는 태평양 해양안보 프로그램(Pacific

80) Jenny Hayward-Jones, “Turnbull's First Pacific Islands Forum,” Australian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September 15 2016.

http://www.internationalaffairs.org.au/australianoutlook/turnbulls-first-pacific-isl ands-forum/ (검색일: 2020.10.4.)

81) Australian 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Stepping up Australia’s engagement with our Pacific family. (Commonwealth of Australia, 2019).

Maritime Security Program)을 설립해 운영해왔다.82) 같은 맥락에서 중 국의 세력 팽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는 동맹국 뉴질랜드와 함께 태평양 도서국포럼 회원국들과의 포괄적 안보협력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조약 체결에 주력함으로써 역내 도서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 였다.83)

이러한 외교적 노력은 2018년 9월 태평양도서국포럼을 통한 ‘보에 선언(Boe Declaration on Regional Security)’84) 발족으로 이어졌는데, 이 선언은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남태평양 도서국들이 지향하는 공통의 목 적, 즉 남태평양 지역이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에 휘말리는 것을 막고 나아가 이 지역의 규칙기반 질서 보호를 위해 규범과 원칙에 기초한 지 역적 다자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도출되었다. 포럼 회원국들은 보 에 선언에서 ‘태평양 지역 안보협력과 집단행동이 이 지역 국가들의 의 지와 이 지역 사람들의 목소리에 따라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 면서, ‘개별 회원국이 외부적 개입과 강압으로부터 자유롭게 국정을 운영 할 주권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었다. 따라서 보에 선언은 강대국 경쟁과 갈등의 위협으로부터 남태평양 지역의 이해관계를 보호해야 한다 는 공통된 위기의식이 포럼 회원국 간에 공유되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 며, 이 점에서 해당 선언은 규칙기반 질서의 안정화를 고수해온 호주가 다시 한번 태평양도서국포럼 회원국들과의 네트워크를 자국의 이해관계 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조정해나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호주가 경제적 부담을 자발적으로 치러가며 남태평양 지역에 서 다자협력을 구축하고자 한 결정적 이유는 근래 중국이 막대한 원조를 앞세워 이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도모해왔던 것과 관련이 있다. 최근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자 소위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바누아투, 솔로몬제도, 파푸아 뉴기니 등 남태평 양 도서국들을 포섭하는 데 주력해왔고,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호주의

82) Australian Department of Defence, Defence Annual Report 2017-18, (Commonwealth of Australia, 2018c), p. 15.

83) Jonathan Pearlman, “Australia, NZ to sign security pact with South Pacific

nations,” The Straits Times, July 7 2018.

https://www.straitstimes.com/asia/australianz/australia-nz-to-sign-security-pact -with-south-pacific-nations (검색일: 2019.6.11.)

84) 자세한 내용은 보에 선언 전문을 참조. Pacific Islands Forum Secretariat: Boe

Declara tion on Regional Security,

https://www.forumsec.org/boe-declaration-on-regional-security/

전통적인 세력권(sphere of influence)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되어왔다.85) 오래전부터 호주는 남태평양 지역을 ‘불안정성의 호(arc of instability)’라 칭해왔는데, 이러한 명칭은 이 지역이 전략적 불안정성에 쉽게 노출되어 있으며 이 지역에서의 안보위기가 호주 본토로 쉽게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86) 따라서 호주로선 중국의 남태평양 지역으로 의 세력 확장을 지정학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무력충돌만큼이나 위협적인 안보위기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85) Hugh White, “In denial: Defending Australia as China looks south,” Australian Foreign Affairs, No. 6 (2019), pp. 5-27.; Jenny Hayward-Jones, “Cross purposes: Why is Australia’s Pacific influence waning?,” Australian Foreign Affairs, No. 6 (2019), pp. 29-50.

86) Graeme Dobell, “From ‘Arc of instability’ to ‘Arc of Responsibility’.” Security Challenges, Vol. 8, No. 4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