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4. 평화협정의 이행담보: 유엔사 해체 문제와 평화협정 감독
유연화, 북미 관계정상화 등의 상응조치를 주로 전담하고, 중국은 한반도 비핵지대, 북한의 체제 보장, 북미상호불가침 등의 안전 혹 은 안보상의 상응조치를 주로 전담하는 역할분담을 통해 북한의 완 전한 비핵화 이행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쟁점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의 비핵 지대화의 관계 설정이다. 중국 측 시안에서는 한반도 비핵지대만 규정하는 반면 한국 측 통일연구원 시안은 동아시아 비핵지대화를 6자 간 안보 협력 협상 의제로 논의할 것을 제시했고,223) 한국 측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동북아시아 비핵지대화의 당사국 범위가 평화협정의 틀을 넘어선다는 이유로 이행 의무를 ‘노력한다’ 로 표현했다.224) 한반도 비핵지대화는 중국과 미국의 시안 모두에 서 나온 제안으로 실현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동아시아 비핵지대화는 러시아와 일본 등 관련국들과의 논의와 합의가 필요 한 문제이기 때문에 4자를 당사자로 하는 평화협정 내에서 다루기 는 한계가 있다.
4. 평화협정의 이행담보: 유엔사 해체 문제와 평화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이행 감독 역할과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역할 을 대신한다. 이러한 미국 측 시안의 제안은 비교적 급진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 비교적 설득력을 얻고 있는 논조는 유엔사 보 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유엔사를 통해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쉽게 개입 할 수 있고, 한반도 군사작전 시 일본 내 7개 유엔사 기지 사용 권한을 보장받으며, 전시작전권 전환 이후에도 한국군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할 수 있다. 미국은 오히려 유엔사의 역할을 확대하여 동아시아 역내 우발 사태에 대비하고,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활성화 하는데 한국을 작전사령부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노력은 북한보다는 중국을 경계 하려는 전략이라고 보는 관점도 있 다. 따라서 미국의 기본 입장은 유엔사를 보존하되 북한이나 중국의 반발과 저항이 심할 경우 유엔사의 완전 폐지보다는 소속을 변경하 거나 한반도 평화위원회 혹은 국제평화감독위원회 같은 별도의 한 반도 평화 이행 감시 기구 창설을 권고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의 입장은 유엔사 폐지를 주장한다. 이는 한국 측 평화협정 시안 역시 유엔사 폐지를 주장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 다. 즉 정전협정의 산물인 유엔사는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 되면서 당연히 그 기능이 정지된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유엔사 해체의 이유로 유엔사 설치의 전제였던 한국 전 쟁의 중단, 정전 뒤 미군 이외 거의 모든 연합군이 한국에서 철수, 1975년 미국의 유엔사 자진 해체 결의안 제출, 대부분의 군사시설에 서 유엔기 철거, 유엔사의 정전 임무 수행 방기, 유엔사의 법적 근거 실효 등이다.225)
지난 2019년 8월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전작
225) 위의 책, pp. 70~75.
권의 한국군 환수 이후 국지 도발 등 위기 발생 시 유엔사령군이 한국 군에 지시를 내릴 수 있느냐를 놓고 미국의 입장은 가능하다는 것이 고, 유엔사가 상황에 따라 전작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한미 양국이 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 때 합의한 바에 의하면 미래 한미연합군사령부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을, 미군 4성 장군이 연합군 부사령관으로 임명될 뿐 아니라 평시와 전시 모두를 포함한 완전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합의와는 반대로 미 국은 201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유엔사 재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유엔사령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226)
이러한 미국의 시도는 한국군에 대한 월권행위로 비쳐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군사안보적 환 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작권을 환수하고 정전협정 관할권 조정을 통해 그 일부 혹은 전부 를 한국 합참이 인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227)
다음으로 평화협정 집행 감독 기구의 구성과 역할을 비교해보자.
중국 측 시안은 4자로 구성된 한반도평화관리위원회와 국제감독위 원회 창설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측에서는 평화협정 감독기구 로써 한국평화위원회를 설치하고, 한국, 북한, 미국의 3자로 구성한 다는 방침이다. 국제평화감독위원회는 중국, 러시아, 일본, 스웨덴 을 포함하는 7자로 구성하여 당사국 간 이견 조정 기구의 역할을 한 다. 미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는 평화협정의 이행 감독 주체에 중국 이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미국 측 시안은 한국평화위원회의 구성을 중국을 뺀 3자로 구성하고, 국제감독위원회에 중국을 포함시킴으로 써 평화협정 이행 담보에서 중국의 역할을 중재와 조정으로만 제한
226) 이수형, “전작권 환수 관련 유엔사의 입장과 우리의 대응방안,” 이슈브리프, 통권 146호 (2019), pp. 2~3.
227) 위의 글, pp. 3~4.
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평화협정의 당사국들 가운데 중국만 유일하 게 평화협정 이행 감독 역할에서 배제된다면 중국 측으로부터 형평 성 문제가 거론될 소지가 있다.
한편 중국 측에 따르면 4자로 구성된 평화관리위원회의 기능 중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군사관리와 상응조치 추진 기능이다. 즉 위원회는 비무장화 추진 협상, 군사관련 문제 협상, 군사 관련 상황 관리와 관련 무기 장비 처분 등의 협상 의무를 지니고, 핵 폐기에 상응하는 안전보장과 경제 발전 보장을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평 화관리위원회는 집행기구고, 국제감독위원회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구이다.
하지만 이러한 평화협정 이행담보를 위한 기구 구성이 남북미중 4자 당사자로 구성되어 있는 점은 “평화협정 의무를 이행해야 할 당 사자가 자신을 감독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존 재한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이러한 기구를 구성하는 국가들을 선정 하는 기준으로 “국제법상 중립국, 한국전쟁에 교전 당사자로 참여하 지 않는 나라”와 남북미중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기울지 않는 나라 를 제시했다. 그 기준에 따라 스위스, 인도, 말레이시아, 스웨덴, 브 라질이 선정될 수 있다.228)
이 방안의 단점은 이들 국가들이 과연 남북미중 각각의 당사자와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는 감독의 역할을 선뜻 나서서 수행하겠냐는 인센티브의 문제이다. 즉 이들 국가들이 공정하고 엄격하게 평화협 정 이행 감독을 수행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물질적인 혹은 제도적인 인센티브의 확립이 선결되지 않는다면 위원회의 구성 자체가 어려 울 수 있다.
228) 평화‧통일 연구소, 전쟁과 분단을 끝내는 한반도 평화협정, pp. 125~126.
마지막으로 평화협정의 이행 담보를 위해 중국 측 시안에서 주목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조기수확과 분쟁 이전 상태 복귀(Rollback)조 치이다. 성과는 한반도 평화협정 관련 매일의 성과를 수시 기록 보 관하고, 롤백 조치는 협정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다른 합의까지 무효화하는 성과의 후퇴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분쟁 발생 시점으로 성과공고화문건을 역진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