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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 당사국 문제: 당사국 지위와 역할 규정

I. 서론

1. 평화협정 당사국 문제: 당사국 지위와 역할 규정

평화협정의 당사국 문제에 관해 미국 측에서 가장 우려하는 바는 미중 간 경쟁 혹은 대립관계가 평화협정 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미 관계정상화 문제도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하 고 조약을 체결할 것인지 아니면 이에 대한 국내정치적 비용을 감안 하여 협정으로 체결할 것인지에 따라 미국의 당사국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내에서 6자회담과 같은 다자대화를 통한 평화협정 논의와 체 결을 지지하는 입장도 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을 배제할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평화협정 체결에서 중국을 제외할 경우 예상되는 중국의 반발을 고려하여 중국의 참여를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배경에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미국 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평화협정에 중국이 당사자로 포 함되어야 한다고 했고 폼페이오 국무 장관도 10월 8일 언론 인터뷰 에서 중국이 평화협정 체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1990년대 미국은 남북한이 평화협정의 핵심당사자이지만 미 중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남북미중의 4자 기본협정, 남북 양자협정과 북미 양자협정의 부속협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212) 하지만 미중관계가 전략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 고 분쟁상황에 처해 있는 지금에 와서 과연 미국이 중국의 평화협정 참여에 동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과거 췌리루(崔立如) 중국현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의 의견은 1단계에 미국, 북한, 중국의 3자가 정전협정의 종결 선포를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단계로 남북, 미중의 4자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213) 이러한 방식은 새로운 시도이지만, 정전협정 체결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전 쟁과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한국을 빼놓고 정전협정 종결 선포를 한 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중국 측은 한반도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 상실우려, 과거 6자회담 의장국이자 중재자로서의 역할 경험, 정전협정의 당사자라는 세 가 지 이유로 자신을 평화협정의 당사자로 주장한다. 미국이 당사자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중국은 4자의 포 괄협정과 부속협정 체결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평화협정 당사국 문제에서 미중 입장의 쟁점은 중국의 당사자 지 위에 대한 분명한 의견 표명이고,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러시아와 일본을 평화협정의 당사자로 포함시킬 것인지의 문제이다. 미국 내 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정부 입장은 아니지만 6자회담과 같은 다자대 화를 발전시켜 평화협정 논의와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 는 반면 중국 측 시안에서는 평화협정을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것에

212) 조성렬, 한반도 평화체제 (파주: 푸른나무, 2007), p. 52.

213) 위의 책, pp. 60~61.

의미를 크게 부여하여 정전협정과 상관없는 러시아와 일본을 배제 하는 것을 상정했다.

북한은 1998년 6월 유엔사령부-북한군 장성급회담에서 한국을 당사자로 인정한 남북미 3자의 잠정평화협정을 제안한 적이 있다.

2005년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의 미국 측과 비공식 접촉에서 도 남북미 3자의 잠정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였다.214) 판문점선언 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 북은 남북미 3자 혹은 남북미중 4자의 회담 개최에 동의했다. 따라 서 평화협정 당사자 문제에서 미국의 동의만 있다면 중국을 포함한 4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쟁점은 4자의 당사자 포괄협정 체결로 할 것인지 아니면 2+2로 남북 당사자와 미중 보증자로 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우선 한반도 평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중 양국이 당사자가 아닌 보증자 로 지위를 바꾼다면 평화체제의 의무와 책임을 면제해 주는 셈이다.

명확한 역할과 의무 설정 없이 보증자라는 막연한 지위를 부여하면 당사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은 회피하고, 협정 이행과정에서 간섭만 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한국에 대한 전시 작전통제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전쟁 발발의 경우 전쟁을 주도하 는 주체가 되기 때문에 미국이 평화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 보증자 가 된다면 평화의 제도화 실현은 어려울 것이다.215) 중국 역시 북중 동맹관계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하면 과거 한국전쟁처럼 개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를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당사자 역할이 중요하다.

214) 위의 책, p. 47.

215) 평화‧통일 연구소, 전쟁과 분단을 끝내는 한반도 평화협정, pp. 46~47.

마지막 쟁점은 남과 북의 법적 지위이다. 중국 측 시안 해설의 경 우 남과 북의 자주평화통일을 지지하면서 남북이 사실상 국가대 국 가로 그 지위를 인정하고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 더 빠른 지름길일 수도 있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중국 측의 생각대로 남북이 상대방을 국가로 승인한다면 한국에서 이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평화협정 자체가 한국 전 국민의 광범위한 지 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국내 헌법 개정 논란도 불 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불필요한 남남갈등과 헌법 논쟁을 피하고 평화협정의 신 속한 체결과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중국 측 시안과는 다르게 남 북기본합의서에 규정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 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평화협정 효력에 영향을 미치 지는 않는다.216)

2. 한미/북중 양자동맹에서 다자안보체제로의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