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문제제기
Ⅴ. 결 론
북한 당국은 ‘혁명 군사정권’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 전방위 노 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혁명 군사정권’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보 다 세련되게 제시하고 있다. 우선 북한사회주의 체제를 이끌어나가 는 것은 더 이상 노동자가 아니라 군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 노동신문41)은 다음과 같이 정당화한다. “지난시기 노동계급을 내 세우는 것이 사회주의 정치의 어길 수 없는 공식처럼 인정됐으나 오
늘의 현실에 맞을 수 없고 혁명의 주력군 문제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며, “제국주의의 힘의 논리가 횡행 하는 오늘, 혁명군대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은 노동계급도, 다른 어느 집단도 대신할 수 없다.”고 하면서 “오늘시대에는 마땅히 마치 와 낫위에 총대를 세우고 선군후로의 원칙에서 혁명군대를 강화하는 힘을 집중해야”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선군정치 방식 하의 ‘혁명 군사 정권’의 강화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이러한 ‘혁명 군사정권’이 김정일 권력승계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한 과도기조치에 불과한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북 한 당국은 이에 대해서도 선군정치가 단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종 공공매체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 김일성 종합대학 학보
(철학 경제학)42)는 “오늘의 선군시대는 사회주의 위업을 위한 혁명
역량 편성에서도 기성관례를 깨뜨리고 새롭게 혁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면서 지금은 전략적으로 선군후로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선군정치 추구가 과도기적인 것이 아닌 지속성을 지닌 전략적 통치행위로 볼 수 있다. 북한에서 통치이데올로기로서 주체 사상이 김일성 유일체제를 지탱해 온 것43)과 같이 김정일 유일체제 를 정당화하고 담보하는 통치이데올로기로서의 선군사상을 대대적으 로 전파‧보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여성들에게 ‘군인가정’을 촉구하는가 하면 선군정치 찬양가의 정책적 보급, 김정일의 군부대 현지지도 부각, 선군정치 주제 시‧가요 창작, 선군사상을 반영한 만
41) 로동신문 2003. 2. 2.
42) 김일성 종합대학 학보, 2000년 2호
43) 이종석, 현대 북한의 이해 (서울: 역사 비평사, 1995), p. 63.
화영화 보급, ‘선군청년전위 열성자대회’ 개최 등의 일련의 정책적 조치를 통해 북한은 선군정치를 김정일 시대 통치이데올로기로 활용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방송보도 등을 통해서 선군혁명사상의 성격을 혁명이론으로 구체화 해 나가고 있다. 즉 북 한은 선군혁명사상을 주체혁명 위업을 위한 혁명이론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선군혁명사상은 주체사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를 계승 발전시키는 혁명사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이다. 따라서 북한의 선군정치는 김정일 정권 기간 동안 그의 체제 를 정당화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데 있어서 변화를 거듭하면서 지속될 가능성이 더 크다.